“유명 스포츠 스타 3명 연루됐다”

 A,B,C 지난해 말 홍콩 통해 마카오 방문해 3차례 도박 의혹
 “2차례 걸쳐 5억여 원 이득 남겼지만 마지막엔 7억여 원 날렸다”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검찰이 상습적으로 폭력조직과 연계돼 원정도박을 벌인 기업들을 적발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특급호텔 숙박권, 항공권 등을 무료로 재력가들에게 제공했다. 중견기업 대표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서울] 취재 결과, 중견기업 대표 이외에도 유명 스포츠 스타 A, B, C 3명이 원정도박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 홍콩을 통해 마카오로 이동, 특급 카지노 리조트인 M호텔과 C리조트에 마련된 VIP룸에서 도박을 했다는 것이다. 그 내막을 [일요서울]이 단독으로 파헤쳐봤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부장검사 심재철)는 원정도박자들을 마카오 도박장으로 안내하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폭력조직 ‘학동파’ 부두목 이모씨와 행동대장 정모씨를 구속기소했다.

학동파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학동파 부두목 이모씨는 지난 2013년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중소기업 대표 등에게 접근, 마카오에서 마음껏 도박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박을 좋아했던 재력가들은 이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마카오 도박장을 방문했다.

송정리파-학동파
역할 분담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인사는 언론에 보도되기 전인 지난 3월에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제한 뒤 이 사건에 연루된 폭력조직 한 인사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재력가들은 홍콩을 거쳐, 마카오로 갔다”며 “홍콩에 입국한 뒤 헬기를 타고 마카오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출입국 관리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홍콩을 통해 마카오로 방문하게 되면 출입국 관리 기록이 남지 않는다”면서도 “홍콩을 거쳐서 입국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 영토’에 포함돼 있고, 같은 나라이기 때문에 출입국 기록이 남지 않는다. 다만 홍콩에서 서류를 발부해 출입국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마카오로 가는 직항노선이 있다”면서도 “홍콩과 마카오는 거리가 가깝고 하루 정도면 배를 타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배보다 돌아가는 루트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마카오 도박에 나선 재력가들은 옷 이외에는 따로 준비할 게 없었다는 점이다. 항공권, 숙박권 등을 폭력조직 학동파가 무료로 제공해줬다.

심지어 신용카드, 현금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이들이 갚는다는 전제조건으로 도박 자금까지 빌려줬기 때문이다.

앞서 이 인사는 “현금 대신 차용증을 쓰라고 한다”며 “그러면 VIP룸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칩’을 준다”고 설명했다.

칩을 받은 재력가들은 마카오의 특급 카지노 리조트인 M호텔과 C리조트에 마련된 VIP룸에서 도박을 했다. 도박의 종류는 바카라다. 바카라는 1분 내외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대 30만 홍콩달러(약 4300만 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동파 조직원들은 재력가들 옆에서 베팅 횟수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들이 즐긴 VIP룸은 광주성정리파가 보증금이자 권리금 명목으로 50~100억 원을 지급하고 운영권을 따낸 이른바 ‘정킷방’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정킷방은 지난 2010년 말부터 2015년까지 운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력가들이 더 큰 베팅을 하면 폭력조직의 수익이 늘었다.

게다가 정킷방 운영자가 리조트 측으로부터 베팅액의 2~3%를 받고, 학동파는 정킷방 운영자로부터 수수료 일부를 받는 방식이다.

문제는 마카오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조폭’ 본색을 드러낸다고 한다. 일례로 지난달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낮에 골프장에서 구타를 당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50억 원이 넘는 돈을 잃었다. 심지어 파산 상태에 이르러 운영하던 회사까지 매각한 경우도 있다.

폭력조직, 스포츠 스타에게
변제요구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은 중견기업 인사들은 물론 스포츠 스타까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인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스포츠 스타 A, B, C 인사가 홍콩을 거쳐 마카오를 방문, 원정도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폭력조직들은 항공권, 숙박권 등을 다 마련해줘 스포츠 스타 A, B, C는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할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역시 홍콩에서 입국한 뒤 헬기를 타고 마카오를 방문했다”며 “3차례 걸쳐서 수 억원대의 도박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스포츠 스타 A, B, C는 2차례 걸쳐 5억 원 이상을 이득을 남겼지만 마지막 한 차례에 7억 원 정도를 잃어버렸다. 한국에 입국한 뒤 폭력조직들은 A, B, C에게 변제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로 인해 A, B, C는 폭력조직들의 요구에 따라 금액을 변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인사는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등은 험하기로 유명하다”며 “사진을 보았듯이 온몸에 문신을 새길 정도로 난폭하다. 이들의 협박에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광주송정리파 이모씨의 아내가 술집을 운영한다. 이 인사가 마카오 원정 도박을 알선해주는 모집책 중의 한 명"이라며 "중견기업 한 인사는 이곳을 방문하면서 마카오 원정 도박을 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개인적인 일,
취재협조 의문”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A, B, C 측 소속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서 사실 확인을 해보겠다”면서도 “개인적인 일이고, 중대한 사안이라 취재협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마카오 특급 리조트에서 정킷방을 운영하는 광주송정리파의 행동대원 이모씨와 정킷방에 투자한 정황이 포착된 폭력조직 대부 고 김태촌씨의 양아들로 알려진 범서방파 출신 김모씨를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다른 폭력조직도 해외에서 원정 도박 패키지를 운영해온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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