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는 옛말… 불법해외 성매매 ‘극성’

한국인 여성들의 해외 원정 성매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급격하게 변한 것은 대학 재학생들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통해 호주에 입국, 현지에서 ‘알몸 마사지’ 등의 불법 성매매에 종사한다는 것이다. 호주의 경우 성매매가 합법이기는 하지만 일부 업소들은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고 성매매를 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에는 불법 성매매로 분류되며 해당 업소에서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법적 제제의 대상이 된다. 최근 호주 경찰 및 한국 경찰들은 잇달아 호주에서 성매매를 하는 불법 ‘한국인 마사지 걸’들을 체포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재학 중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후 현지에서 불법 체류를 하면서 성매매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해 호주로 입국하고 있어 향후 호주 워킹 홀리데이에 대한 자격 요건 강화 및 보다 건전한 제도의 정착을 위한 다양한 과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로 향하는 한국 마사지 걸들의 세계를 집중 취재했다.

여대생들의 해외 성매매는 사뭇 충격을 주는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학업에 열정을 발휘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가꾸어 나가야할 젊은 여성들이 해외에서 성매매를 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매매가 더욱 위험한 것은 그녀들이 대마초나 마약에 연루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사실 때문.

해외에서는 더욱 쉽게 대마초와 마약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호주의 경우 대마초에 대해 상당히 느슨한 법적인 제제가 가해진다. 다량을 소지하거나 타인에게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 대마초의 소유가 가능하다. 다시말해 친구가 권한 대마초를 피운다고 해서 결코 경찰서에 잡혀가는 일 같은 것은 없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쉽게 대마초를 피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약으로 연결된다. 또한 비교적 한국보다는 자유로운 외국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하는 것도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에는 ‘국제미아’와 같은 신세가 되어 쓸쓸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상당수의 여대생들이 휴학을 하고 현지에서의 불법 성매매를 위해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를 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 이들은 한국 현지의 브로커를 통해서 현지의 업소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커들의 제안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우선 한 달 수입 400만 원을 보장하고 하루에 일을 하는 시간 역시 4~5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시간은 공부나 관광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어도 늘고 세상 경험도 많이 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브로커들의 이러한 제안은 ‘허울’에 불과하다. 비록 수입은 400만 원에 육박할지 모르지만 실제 그녀들이 해야 하는 노동 강도는 엄청나다.

많은 경우 하루에 10명에 가까운 남성들과 성관계를 맺어야 하고 심지어 2~3명의 남성과 동시에 성매매를 하는 ‘그룹 섹스’를 해야 한다. 호주에 다녀온 일부 마사지 걸들은 ‘평생 배워야할 섹스를 2~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몽땅 배웠던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그녀들은 호주에서의 생활은 끊임없이 섹스에 시달려야 한다는 이야기.

특히 상당수의 여성들이 업소 주인들로부터 대마초를 권유받기도 한다. 사실 호주에서 성매매 여성들은 대부분 ‘초짜’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바로 성매매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설사 겉으로는 적응을 한 것처럼 보여도 심리적으로는 끊임없이 갈등을 하게 마련이다.

바로 이런 여성들을 위해서 업소 주인들이 해주는 배려(?)가 다름 아닌 대마초이다. 기분을 들뜨게 하고 성욕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수치심마저 없애주기 때문에 ‘초짜 마사지걸’들에게는 가장 좋은 처방(?)이기도 하다.

때로는 현지에서 감금을 당한 채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처음에는 그녀들이 제 발로 걸어가 성매매를 시작했지만, 그것을 끝내는 것만큼은 그녀들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렇게 워킹홀리데이를 악용한 성매매는 최초 정당한 법적 제도에 의해서 호주에 입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호주로 입국한 뒤에 얼마든지 성매매 여성으로 변신을 할 수 있으니 어떤 면에서는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위한 제도가 성매매라는 범죄의 길을 열어준다고도 할 수 있다.


호주 성매매, 후회하지 않는 여성 단 한명도 없어

취재진은 호주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한 여성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 그녀는 극도로 인터뷰를 꺼렸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러한 피해가 나서는 안 되지 않냐’라는 취재진의 설득에 결국 인터뷰에 응했다. 2009년 호주에서 약 4개월 동안 일을 했다는 백모양(26). 그녀는 당시의 시절들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시기였다고 말한다. 직접 경험담을 들어보자.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최악의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영어는 빨리 늘어야 하겠고, 그렇다고 유학을 할 수 있는 돈은 없었으니 그나마 생각했던 것이 다름 아닌 마사지였던 것 같다. 특히 호주는 성매매도 합법적이고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일반 직장 여성들보다 더 만족도가 높다는 브로커의 말이 나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여성들은 ‘합법적인 업소’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이라는 점. 호주 정부는 성매매에 대해서 매우 엄격해서 일단 합법 업소에 근무하게 되면 인권이라든지, 하루의 노동시간 등에 대해서 엄격하게 감시를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외국인 여성들이 일을 하는 곳은 대부분 불법 업소이다. 이들 불법 업소에서는 폭행, 폭언은 물론 감금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당시 호주 생활에서 돈을 한 푼도 못 벌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돈 때문이라면 호주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해서 성매매를 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경우라고도 볼 수 있다. 국내 일부 악덕 브로커들은 ‘한 달에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허위 광고를 하면서 황당한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호주로 떠나기 전에 성형수술을 하고 가라’며 돈을 빌려주고 이것을 사채로 만들어 상대 여성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결국 그녀들이 해외에서 제때에 입금을 하지 않게 되면 사채에 사채가 붙게 되고 결국 해외 성매매 업소에 ‘노예’로 팔려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실제 경찰의 수사에 따르면 일부 브로커들은 20대 여성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광고 메일을 보내고 이를 본 후 연락이 온 여성들에게 성형수술이나 치아교정을 시키고, 심지어 합숙훈련을 통해서 몸매를 관리하는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사전에 특정 성형외과 및 치과와 사전 조율을 하고 의학적으로 이들을 관리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여성들을 호주로 보내고 브로커들이 벌어왔던 돈은 수억 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의 이야기는 호주로의 성매매가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일인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까지 많은 해외성매매 여성을 조사해왔지만 100% 자신의 과거를 후회했다. 결국 해외 성매매를 통해서 성공을 했다거나 혹은 그것에 만족했다는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는 이야기다. 남는 것은 후회와 상처받은 마음, 그리고 피폐해진 몸 밖에 없다. 특히 그런 여성들은 인격적 파괴까지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오늘도 ‘호주 성매매 월 1천만 원 수입 보장’이라는 광고는 끊임없이 인터넷에 흘러 다니고 있다. 그만큼 ‘잘못된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김영민·헤이맨라이프 대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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