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 막-말 논란으로 시끄러워진 때가 언제 부터였는가, 또 어디서부터 였던가, 물론 이는 시정 싸움판이나 술꾼들의 막말행패 수준을 일컬음이 아니다. 소위 국민을 대표하고, 한 단체를 이끈다는 사람들의 막말 수준이 이제 막-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언어폭력 이상의 광기(狂氣)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화 이후 점잖아야 할 정치권이 안하무인의 험한 소리를 뱉어내기 시작하면서 이 막말 시비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로해서 국회 모습이 깽판국회로 전락된 지가 벌써 꽤 오래전이다. 오죽해서 국회 무용, 해산론까지 나오게 됐을까, 그래도 반성과 대책마련은 고사하고 서로 삿대질 몇 번이면 그만이다.

이러니 세월호, 무슨 대표니 뭐니 하는 사람이 기자들 앞에서 버젓이 쏟아내는 막-말이 스스로 영웅적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정신질환자나 진짜 마약에 취한 중독자가 뱉어내는 역겨운 소리로 와 닿는다. 어떻게 국민이 선거로 뽑아놓은 대통령을 겨냥해서 저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지 보통의 상식가지고는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이런 상황이 며칠 전 어느 유력 조간신문 사회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이를 읽고 환호하는 측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나라꼴은 이제 올데까지 온 것 만 같다.

좌파단체 등 800여 개 단체가 참여하는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의 박 모 공동운영위원장의 광기에 가까운 막말 기자회견이 수백 명 어린 생명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국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를 그들 단체들은 정말 모르겠는가. 점점 사람들 마음이 차가워지고, 심지어 그 가슴 아파했던 ‘세월호’의 낱말조차 듣기 싫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터다.

인권운동가로 알려진 박 씨의 처신이 이렇다면 인권운동 하는 사람들은 국가원수에게까지 이처럼 할 수 있을 정도로 남의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 되지 않는가. 이러한 광기서린 막말을 민주국가의 표현의 자유라고 한다면 이미 이 땅의 법치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정말 대통령이 물렁한 건지, 세상이 온통 돌아버린 건지 아연할 따름이다.

하긴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막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니 이정도 막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본격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대중, 노무현 정신 계승자들이 당원 자격”이라며 “비노는 당원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 세작(간첩)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하다가 들통났다”는 글까지 올렸다.

말하자면 ‘비노’는 새누리당 세작이라는 뜻이다. 민의를 대변한다는 사람들의 수작이 이 모양이니 참으로 세상 다 됐다는 한탄을 안 할 수 없다. ‘친노’의 본색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고 야당의 한계를 보는 듯도 하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전패한 ‘새정연’이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응해 만든 ‘혁신위원회’의 첫 작품이 이러했다.

재·보선 완패 뒤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공개석상에서 정청래 의원이 “공갈치지 마라”고 엄청난 막말을 한 것 또한 친노의 본색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 다수의 신뢰를 받아보겠다는 비노의 야당 개조주장이 이렇게 참담한 대접을 받고 역량을 보이지 못하니 친노 좌파 단체들이 더욱 기고만장 할 수밖에 없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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