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5 남북공동행사로 새로운 전기 마련해야
- 남북관계 개선 제1 원칙은 ‘평화’와 ‘번영’


지난해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273명)을 파견하고 폐막식에는 당시 황병서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최고위급 대표단을 보냈다. 모두가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 희망했다.전문가들도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한꺼번에 3명씩이나 내려 온 것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며 남북정상회담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기존 남북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정권 초반부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안하며, 대북정책에 있어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이 제안은 2014년 독일 드레스덴 선언(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으로 구체화되며 ‘통일대박’으로까지 발전한다.

박근혜대통령의 통일정책 중 역대정부와 가장 비교되는 것은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관협업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지난해 7월 박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보다 현실화하기 위해 범정부적, 범국민적 기구로 발족했으며 지난 해 말에는 남북대화까지 제안했다.

한편, 5·24 대북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남북교역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의 2015통일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교역액은 23억4천264만달러로 전년도 11억3천585만달러 대비 106.2% 급증했다. 그동안 박근혜정부는 7년 만의 남북고위급 접촉과 3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 성사, 환경·민생·문화의 ‘3대 통로’ 제안, 나진-하산 물류사업 추진,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순수 사회문화 교류 추진 등 대북정책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올해 초 박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공통점은 모두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의중을 담았다.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다양한 예측이 경쟁적으로 나왔다.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의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이끌어내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박근혜대통령 2015년 신년사 中에서)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 또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김정은 제1위원장 2015년 신년사 中에서)

박근혜정부 3년차 이제는 시간이 없다. 더 이상 시간을 넘기면 그동안 노력했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번 8.15는 그야말로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해로 남북 모두에게 의미가 깊다. 아쉽게도 그동안 추진되어 왔던 6.15남북공동행사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8.15마저 그냥 넘긴다면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은 실종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번 8.15남북공동행사는 꼭 성사시켜야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남북정상회담까지 나아가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원칙은 평화와 번영이다. 1972년 7.4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그리고 2000년과 2007년의 남북정상회담으로 만들어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모두 남과 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성과다. 남북정상회담이 단절된 지 벌써 7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남북 정상은 계속 만나야 한다. 1999년 연평해전,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과 북은 아직도 전쟁 중이다. 하루 속히 이와 같은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남과 북이 평화와 번영을 약속해야 한다.

남과 북의 정상이 정례적으로 만난다는 것은 바로 한반도에 평화가 약속된다는 증거가 된다. 나아가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 등 주변 강대국에게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결국, 남북의 통일은 물론이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한반도가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속히 재개하여 정례화해야 한다.

이제 개성공단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중요한 도전이 되고 있다. 5.24조치 등 악조건 하에서도 남북교역량이 급증했다는 사실은 가장 반가운 일이다. 지금도 많은 도전이 준비되고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 남과 북이 공동으로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실이다. 남북의 반목과 대결은 결국 우리 민족의 피해이고, 주변 강대국이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줄 뿐이다. 그것은 우리 역사속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다. 남북이 함께 평화를 지키고 번영을 약속할 때 우리 민족의 미래는 밝은 것이다.

최근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설치되면서 남북관계는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북한은 광주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불참한다고 통보했으며, 억류 중인 남한 국민 2명을 송환하겠다던 입장을 바꾸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동안에도 북한은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전단 살포 중지 등을 요구하며 남북관계를 어렵게 해왔다. 지금 당장 남북관계를 푸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조건 하나 하나를 따지면 절대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남북관계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전략적 선택을 해야할 아주 중요한 시기다. 박근혜 정부 3년차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그동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시작으로 통일대박까지 무수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한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아 박대통령이 통일의 길을 열어주길 기대한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전략마케팅본부장>

조원씨앤아이(http://www.jowoncni.com) 전략마케팅 본부장
새희망포럼 연구소 소장
전)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전)민주당 강릉시위원장
경희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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