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새로운 문화코드인가? 불법 의료행위인가?

서울 명동 레스모아 매장앞에서 열린 타투(문신) 무료서비스 행사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델들이 타투이스트(tattooist)로 부터 타투를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 없음.

국내에서도 문신이 점차 대중적인 문화코드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를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단연 연예인들과 그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미디어다. 이러다 보니 문신에 대한 찬반양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자신의 기호일 뿐’이라며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명백한 불법의료 시술행위’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부작용을 둘러싼 논쟁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잘못된 시술로 인해 고통 받는 시술자들이 양산되기도 한다. 또한 문신을 병역기피에 악용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청소년들의 경우 잘못된 시술로 오랜 기간에 걸쳐 후회를 하기도 한다. 문신을 단기간에 없애기 위해서는 들어간 비용의 무려 10배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그 고통도 만만치 않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일고 있는 문신의 문화적 위상과 문신을 둘러싼 논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최근 몇 년 사이 문신에 대한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 문신은 거의 조폭 문화의 상징이었다. 심지어 문신을 한 사람들만 봐도 ‘무섭다’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 스포츠 선수들이 어느 순간부터 문신을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이러한 모습들이 대중들에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빅뱅의 리더 G-드래곤 팔에는 ‘살기에는 너무 빠르고 죽기에는 너무 젊다’는 뜻의 문신을 새겨 넣었다. 배우 류승범, 공효진 등도 몸에 문신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축구 선수 안정환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 문신을 새겼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문신을 소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대중적인 정서 때문에 아직 TV에까지는 등장하지 못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다면 그것도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과거 TV에서는 키스장면이 엄격하게 금지되었지만 이제는 키스는 물론이고 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까지도 거리낌 없이 등장하고 있다.

문화의 변화는 이렇게 대중 매체들의 변화를 끌어가기도 한다는 점에서 문신도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실제 인터넷 상에서도 상당수의 문신인구들이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놓고 있다. 현재 대략 70만~8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의료인 VS 타투이스트

뿐만 아니라 문신을 전문적으로 시술하는 타투이스트들 역시 전국에 약 2500명에서 30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단지 문신 뿐 아니라 피어싱 등 인체의 특정 부분을 변형해 자신의 문화적 취향을 드러내는 인구까지 모두 합치면 약 1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문신 카페만 약 8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제 어느 덧 우리 사회에서도 문신은 말 그대로 ‘대중적인 기호’의 하나가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문신이 대중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료계 인사들은 비전문가에 의한 문신시술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피부과적 문제는 자칫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낳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를 받아서 시술 하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타투이스트들은 이러한 의료계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다.

일단 이들은 ‘시대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한다. 문신과 같이 간단한 의학적 지식만 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전문의’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오버’라는 이야기다.

또한 실제 외국에서도 문신을 두고 ‘비전문가의 의한 불법 시술’이라고 규정짓는 곳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경고하는 부작용의 문제도 실제로는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문신 시술 시에 살균만 철저히 한다면 의료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타투이스트들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두고 너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이들은 아예 정부에서 ‘타투 시술 자격증’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양성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신 인구가 현실적으로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의미 없는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리해나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문신으로 인한 의료적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비전문가들에 의해 잘못된 문신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어 자칫 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타투이스트들 역시 이참에 의료인과 타투이스트들이 적절한 타협안을 찾아 양성화 하는 방안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문신이 의료행위인가 예술행위인가의 문제가 먼저 결정 되어야 한다.


문신, 예술인가 의료행위인가

현재 의료인들은 문신을 ‘확장된 의료 행위’라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문신이라는 것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 행위’라는 것.

특히 이 같은 결정은 일선 법원에서 이뤄졌던 것으로써 현재의 유력한 법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현재 타투이스트들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5조와 27조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반면 타투이스트들은 문신 자체를 명확한 ‘예술행위’로 보고 있다.

그들은 ‘한 개인이 원하는 간절한 소망, 욕구, 혹은 미적인 추구 등이 문신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며 ‘또한 이것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엄연한 예술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양자의 의견들은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결국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수없이 많을 수 있는데, 과연 어떤 것이 진정으로 동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 코드를 반영하고 있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문식에 대한 법적, 사회적 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신은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옳지 않은 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많은 젊은이들이 문신을 하고 있으며 과거보다 문신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해졌다고는 하지만 손등에 문신이 있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하고자 하는 경영자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신은 ‘탈선과 금기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가 아직은 문신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로 유연하지는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김영민·헤이맨라이프 대표] www.heymanlife.com



#문신, 원래는 어떤 의미?

문신이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조폭들의 상징’이라고 여겨지지만 사실 문신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신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주홍글씨’가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처벌의 의미다. 단죄를 받아야 될 사람들을 타인들과 구별하기 위해 문신을 새겨 넣었다는 것이다. 조선 시대에 이미 도둑과 장물아비들의 팔에 특정한 문구를 새김으로써 이들을 일반인들과는 구별했다는 것. 또한 서양의 역사에서도 이러한 일은 자주 일어났다.

두 번째로 문신은 어떤 이성적인 매력과 연관이 되어 있다. 자신의 피부를 변형시켜 보다 섹시하게 보이고 이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성적인 어필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섹시미는 현대에서도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엉덩이 바로 위, 혹은 성기 윗부분에 문신을 새김으로써 다른 동성과는 또 다른 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현대 남성들도 이렇게 문신을 새긴 여성에 대해 보다 ‘특별한 느낌’이 든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한 직장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히 문신을 한 여성들을 보면 그녀들이 남들과는 좀 다른 특별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된다. ‘뭔가 좀 특이하다’는 느낌에서부터 ‘섹스를 더 밝히지 않을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어쨌든 일반 여성보다는 훨씬 더 강렬한 섹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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