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의 해다. 국가기록원은 지난달 30일 KBS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 시작일을 맞아 관련 기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물은 1971년 남북 적십자 대표의 첫 대면 소식을 담은 동영상 11건과 1983년 특별생방송이 진행된 KBS 공개홀 및 주변 모습을 담은 사진 16건이다. 1982년 남북대화사무국에서 만든 문서 3건도 이번에 공개됐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방송은 1973년 10월 라디오방송을 통해 시작됐다. 예상을 깨고 시민들의 엄청난 반응에 KBS는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닷새간 릴레이 생방송을 진행했다. 남한 내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단일 주제 생방송으로는 453시간 45분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기네스북에도 기록된 것으로 지금껏 깨지지 않고 있다.

열악한 방송환경에도 6월 30일 오후 10시께부터 시작된 방송에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프로그램은 유종철 박사, 이지연, 김동건, 신은경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또 손석기, 황인우, 박용호, 원종배, 정미홍, 유애리, 강성희 아나운서 등이 서브 진행을 했다. 초기 방송은 사전 신청을 받은 이산가족 150여명을 공개홀에 모셔다 놓고 한 사람씩 사연을 소개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방송을 보던 이산가족들이 사전 약속 없이 KBS 스튜디오로 몰려왔고, 1시간 30분가량으로 계획됐던 방송은 다음날 새벽 2시45분경까지 긴급 연장됐다. 약 5시간 30분간의 방송으로 총 29 가족이 서로를 만났다. 이후부터 5일간 밤낮으로 이어진 생방송은 7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을 통해 500여 명의 상봉이 이뤄졌다.

이 프로그램은 7월 1일부터 열흘간은 긴급 편성 릴레이 생방송을 이어갔다. 7월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는 상시편성으로 전환됐다. KBS는 금요일 밤부터 방송을 시작해 주말 종일을 릴레이식으로 편성했다. 이즈음부터 정부는 이산가족찾기를 국민운동으로 추진하는 결의안을 정식으로 통과시켰다. 방송기간 동안 약 5만 명이 여의도를 찾았고, 10만건 가까이 접수가 됐다. 그 중 5만3000여건이 방송됐고 1만여 명이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초기 방송 타이틀곡은 패티김이 부른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였다. 상시편성된 이후엔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으로 타이틀곡이 변경됐다. 당시 무명에 가까운 활동을 이어가던 설운도는 이 곡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산가족 상봉 방송기간 동안 설운도는 천여 회 정도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곡 발표 직후 최단기간 히트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후 KBS는 ‘잃어버린 30년’,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등을 포함해 각종 가수들이 부른 삽입곡을 레코드로 발매했다.   

서울시는 2013년 이산가족들의 자료를 수집한 뒤 문화재청 심사를 거쳐 9월쯤 예정된 세계기록유산 공모 때 등재 신청을 추진하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tvN은 최근 이산가족을 주제로 한 4부작 다큐멘터리 ‘다녀오겠습니다’를 방송했다. 지난달 22일부터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17개월 간 전국 각지에서 만난 이산가족 160명의 사연을 담았다. tvN 측은 “세월이 흐르며 점차 잊히어 가는 이산가족의 비극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며 “이산가족들의 인터뷰를 다큐멘터리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북이산가족을 찾기 위한 노력은 1971년 적십자사가 북측에 이산가족찾기를 제의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이후 1985년 서울과 평양간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 행사를 통해 65명이 상봉했다. 그 뒤 1996년과 1998년에 일어난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잠수함 침투사건, 1999년 1차 연평해전 등으로 남북 관계는 긴장상태였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된 것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상봉 합의가 이뤄지면서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이어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과 박왕자 씨 피살사건 등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됐다. 2010년 10월 어렵사리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지만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발하면서 완전히 중단됐다.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지난해 2월 5년 만에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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