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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구촌 대학생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가 지난 3일 개막식을 필두로 12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국내에서 유니버시아드가 열리는 것은 1997년 무주 동계 대회를 비롯해 2003년 대구하계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다수 배출하는 등 올림픽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 한국스포츠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혈기가 가득한 빛고을 현장을 찾아본다.

한국선수단 종합 3위 탈환 프로젝트 가동…스타 총출동
양학선, 기보배, 이용대 인천亞게임 부진 명예회복에 나서

오는 14일까지 펼쳐지는 광주U대회는 149개국 약 1만3000여 명의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출전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대회 슬로건과 엠블럼은 광주의 옛 이름인 ‘빛고을’을 따 각각 창조의 빛, 미래의 빛과 빛의 날개로 결정됐다. 마스코트는 세상을 뜻하는 우리말 ‘누리’와 날다의 뜻 한자 ‘비(飛)’를 결합한 ‘누리비’다.

이번 대회는 기계체조를 비롯해 리듬체조, 농구, 배구, 축구, 다이빙, 수구, 수영, 유도, 육상, 탁구, 테니스, 펜싱 등 13개 기본 종목과 개최도시 선택 종목 8개 등 총 21개 종목, 272개 금메달을 걸고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은 금메달 25개 이상, 종합 3위를 목표로 지난 2일 광주 서구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입촌식을 갖고 전의를 다졌다. 2003년 대구, 2009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2011년 중국 선전 대회에서 잇달아 3위에 올랐지만 2년 전인 2013년 러시아 카잔 대회에서는 종합 4위에 머물러 3위 탈환의 특명을 받았다.

전통 메달밭 수확 이상무

▲ 기보배 여자양궁<뉴시스>
한국선수단은 전통적인 메달밭인 태권도, 유도, 양궁에서 각각 5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고 사격, 배드민턴에서 각각 4개씩, 펜싱, 기계체조 등도 금메달 기대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양학선을 비롯해 손연재, 기보배, 이용대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스포츠 팬들의 응원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우선 첫 금메달은 4일 염주빛고을 체육관에서 열리는 남자 100kg 이하급 유도에 출전하는 조구함(수원시청)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여자 78kg 이상급 김민정(동해시청)도 첫 금메달 후보다. 5일에는 남자 유도 간판 스타인 왕기춘(양주시청)이 81kg에 도전한다.

사격은 5일 남녀 10m 공기소총을 시작으로 6일 남자 50m 권총 등에서 금빛 총성을 울릴 것으로 보이고 7일부터는 태권도 품새, 9일부터는 겨루기 종목이 펼쳐진다.

‘도마의 신’ 양학선은 4일 부터 7일까지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그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 2013 안트워프세계선수권, 카잔대회까지 모든 대회에서 도마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햄스프링 부상으로 처음 1등을 놓쳤다. 이에 양학선은 고향 광주에서 설욕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 어떤 기술로 승부를 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습에서 ‘양학선(손짚고 앞돌아 몸펴 앞공중 돌며 3바퀴 비틀기)’ 기술의 성공률은 80~90%에 달한다. 하지만 자신의 또 다른 승부수인 ‘양학선2(가칭, 손 짚고 옆 돌아 뒤공중 돌며 3바퀴반 비틀기)’ 기술을 시도할지 베일에 싸여 있다.

8일은 한국 1차 골든데이로 꼽히는 가운데 양궁 리커브 종목에서 금메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국 양궁 대표팀은 기보배(광주시청)와 김우진(청주시청) 등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금메달 수확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런던올림픽 2관왕 기보배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시련을 겪었지만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해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세계양궁 연맹 양궁월드컵 1차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대학교 후배이자 2013년 아시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최미선(광주여대)과 팽팽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사격과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추가할 경우 이날 하루만 총 7개의 금메달을 수확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에는 남녀 탁구 단체전 결승전, 11일 야구 결승전과 골프 남녀 개인 및 단체전 최종라운드가 열려 구기종목에서의 금메달 소식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5년 일본 후쿠오카 대회 이후 20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야구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미국, 체코, 멕시코, 프랑스 등 총 8개국이 출전하는 가운데 1993년 미국 버펄로 대회, 후쿠오카 대회에서 2연속 준우승한 이력을 살려 안방대회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특히 오는 6일 펼쳐지는 한일전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 이용대 남자배드민턴<뉴시스>
구기 종목
안방경기 우승 노려

대회 후반부인 12일은 2차 골든데이로 이용대(삼성전기)가 이끄는 배드민턴 팀이 금메달 4개 이상을 노리고 있고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정현(상지대)도 금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인 이용대는 전남 화순초, 화순중, 화순실고 출신으로 안방인 화순하니움스포츠센터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2년 전 카잔대회에서 혼합단체전과 남자복식 2관왕에 오른 그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복식에서 은메달에 그쳐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연세대)가 개인종합 결승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고 13일에도 손연재는 종목별 결승에 나선다.

▲ 손연재 리듬체조<뉴시스>
손연재는 지난 카잔대회 볼 종목에서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며 유니버시아드와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지만 절대 1강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 동구권 에이스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물론 마르카리타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 등 1, 2인자들이 나오지 않지만 금메달 사냥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지난 5월 타슈겐트 월드컵에서 개 인종합 3위에 올랐던 만큼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친다면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밖에 남자축구는 2001년 중국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메달이 없었던 만큼 안방이라는 홈어드벤티지를 적극 활용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최근 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했던 여자축구팀은 그 기세를 몰아 2009년 베오그라드 대회 이후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특히 2010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주역인 이정은(부산상무)과 2013년 19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MVP 장슬기(고베 아이낙)가 합류했고 캐나다월드컵에 나섰던 이금민(서울시청), 이소감(스포츠토토), 김혜영(현대체절) 등이 가세해 금메달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앞서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조별리그 첫 경기인 체코전에서 이금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3-1로 먼저 웃었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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