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정무수석, 오래전부터 점찍었던 인물

박근혜 대통령이 장고 끝에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후임에 ‘친박계 핵심’인 현기환 전 의원을 발탁했습니다. 청와대는 그 동안 친박 성향에 여야 모두와 관계가 원만하고 정치적으로 무게감을 갖춘 의원 출신 인사를 찾았지만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 인사가 손사래를 쳤다는 후문입니다.
현 신임 수석도 처음 정무수석 제안을 받았을 당시 고심이 꽤 컸다고 합니다. 자신의 옛 지역구인 부산 사하갑에서 한창 텃밭을 일구며 ‘원내 재입성’을 꿈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박 특유의 ‘로얄티’가 작용, 고심 끝에 청와대행을 굳혔다고 합니다. 현 수석은 2011년 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인적 쇄신의 하나로 거론됐던 친박 자발적 용퇴론에 맞춰 친박 인사 중 가장 먼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박 대통령에게는 ‘현기환=충성심’으로 통했다는 게 주변인사들의 전언입니다.
박 대통령은 현 수석을 꽤 오래전에 점을 찍어뒀으나 ‘유승민 거취 정국’이 일단락된 뒤 새누리당 당청 관계 정립이란 취지를 살리기 위해 발표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수석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도 친분이 꽤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장막’이 쳐졌던 당청 간 고위급 소통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거 주택은행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대표적 노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4대 개혁의 두 번째 과제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물밑조율의 미션을 맡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 강경파 득세?

청와대가 정치권에 대한 대규모 사정을 예고한 것과 맞물려 우병우 민정수석의 공간이 넓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 수석이 이병기 실장보다 더 자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돌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 청와대 행정관 3명이 물러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합니다. 이들이 ‘신임 국무총리 법조인 유력’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것이 퇴출 명목으로 거론되지만, 실상은 이들이 새누리당 핵심인사 측에 청와대 정보를 흘렸다는 의심을 받는 것이 문제가 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불충’했다는 것이 진짜 이유”라며 “로열티가 낮으면 솎아낸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내에서 여론을 살피고 정치권과의 대화·협력을 중시하는 온건파들의 입지는 축소되고, 대통령 심기만 살피고 ‘충성’만 강조하는 강경파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무총리실, 장관들 평판 조사

국무총리실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 대한 평판조사를 하고 있다는 설이 돌고 있습니다. 이는 내년 총선을 노리고 준비하는 사람들이기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로 인해 조직기강이 해이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연내 개각설이 돌고 있는 중입니다.

공직자 잣대는 애국가 4절 완창?

황교안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 시절 ‘애국가 4절 완창’을 못하는 신임 검사들에게 ‘나라사랑의 출발은 애국가’라고 질타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최근 신입 국세공무원 면접에서도 면접관이 애국가 4절을 물어보고 태극기의 네 괘 이름과 모양을 물어봐 화제입니다. 면접관은 올해부터 강화된 공직자 가치관 평가를 해야 하는데, 인사혁신처가 작성한 면접 매뉴얼에 따르면 공직자 가치관을 묻는 질문의 예로 태극기, 국새, 나라 문장, 애국가, 무궁화 등 다섯 가지 국가상징물이 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그 항목이 공직자 가치관을 평가근거로서 뚜렷하지 않고 외국의 예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아느냐 모르냐는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직 답하는 사람의 성의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면접장소에서 성의없게 답할 사람은 없다는 것을 인사혁신처에서도 알고 있으면서 성의있는 대답의 우열을 가리는 수준은 면접관 판단으로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사혁신처는 한국 외에도 공무원 선발 시 국가상징물을 물어보는 나라가 있는지는 모르며, 그런 것을 검토할 예정은 없다면서 공직기강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국가상징물을 묻는 질문을 면접 매뉴얼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변별성은 둘째 치더라도 면접자들이 최소한 질문 하나는 알게 돼 부담을 줄이게 됐다고 촌평을 남겼습니다.

총수 부재 은근히 즐기는(?) SK

SK그룹이 최태원 회장 수감 이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사업에 잇달아 고배를 마시며 최 회장 부재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것을 그다지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소문입니다.
최근 마무리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SK네트웍스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후 언론 보도는 한결같이 SK그룹의 총수 부재를 원인으로 꼽는 기사로 도배가 됐습니다. 이 같은 ‘SK그룹의 사업 교배=최태원 회장 부재’라는 공식은 최 회장 수감 후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3년에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 SK 에너지의 호주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지분 인수 계획이 무산됐을 때도, 또 SK네트웍스가 올 초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입찰액에서 롯데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을 때도 언론에서는 한결같이 이 공식을 들이밀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입찰일수록 투자금액이나 전략 측면에서 상식을 넘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지만 오너가 없어 한계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총수의 부재로 인한 위기 기사가 계속 거론될수록 사면의 확률도 더욱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SK그룹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도 그룹 일각에선 오히려 선정되면 큰일난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고 합니다.
SK그룹 최 회장은 벌써 2년 6개월 째, 재벌 회장으로서는 최장기 복역을 하고 있으며 가석방 요건을 갖춘 상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사면을 시행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히면서 SK그룹의 이 같은 꿈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정연 당대표-원내대표 비서실장 역할론 부상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관계가 여전히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비서실장 역할론이 부상 중입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박광온 의원과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권은희 의원이 예사롭지 않은 인연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일단 두 사람은 의원회관 이웃사촌입니다. 두 사람의 방은 532호(권은희)와 533호(박광온)로 복도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형태입니다. 532호와 533호는 구석에 있어 엘리베이터가 먼 데다가 햇볕도 잘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피되는 곳으로 선수에서 밀린 이들이 배정을 받게 됐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7월 재보궐선거로 나란히 국회에 입성했고, 특정한 계파 없이 의원들과 두루두루 가깝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때문에 두 비서실장은 평소 서로 동질감을 느낀다며 같은 시기에 의원 생활을 시작해 각별하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박 비서실장은 대표의 일정 수행 업무보다는 당 내 비주류와 당 외부 메시지 전달, 언론과의 스킨십 확대 등 문 대표의 단점을 만회할 수 있는 정무적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권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의 본연의 임무를 더해 이 원내대표의 잦은 술자리로 일정 소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금주를 채근하거나 휴대폰 배터리만 20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끊이지 않는 이 원내대표의 통화를 중단시키는 등 ‘잔소리꾼’을 자처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이들은 서로 차츰 정보 공유 기회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반대, 최고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며 시작된 당 대표-원내대표 투톱 갈등에 비서실장이 ‘따뜻한’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습니다.
<정치·사회팀>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