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업무와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모씨(45)의 발인이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평온의 숲에서 거행되고 있다.<뉴시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최근 논란이 된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구입'에 대해 "내국인을 사찰한 적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45)씨의 발인식이 21일 엄수됐다.  

발인식은 이날 오전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평온의 숲에서 거행됐으며 유가족과 친척 및 직장 동료 등 200여명이 임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발인식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임씨가 평소 믿고 의지했던 목사의 주관 하에 기독교식으로 20여분간 비공개로 치러졌다.
 
지인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발인식을 마친 뒤 영정이 옮겨질 무렵 빈소에서 "아이고~ 우리 아들 보고 싶어 어떡하노"라며 임씨의 어머니가 오열하기 시작했다.
 
오전 720분께 육군사관학교 제복을 입은 첫째 딸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운구 행렬을 이끌어 유족들을 통곡하게 했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 나온 지인들마저도 끝내 울음을 터뜨리게 했다.
 
운구 행렬은 이들의 눈물을 뒤로하고 국정원 본원으로 향했다. 임씨의 시신은 국정원에서 오전 11시께 노제를 지내고 다시 평온의 숲으로 와 화장한 뒤 납골당에 안치된다.
 
임씨는 18일 낮 122분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한 야산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량 안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과 함께 가족과 부모, 직장에 보내는 내용의 노트 3장 분량의 자필 유서도 발견됐다.
 
국정원 간부에게 보내는 유서를 보면 해킹 프로그램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결백 등을 주장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임씨는 유서에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것 같다""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적었다.
 
자신의 아내와 두 명의 딸, 그리고 부모에게 남긴 유서에는 먼저 떠나는 것에 대한 용서와 함께 당부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경찰이 임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그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명됐다.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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