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의 실체와 진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많아지면서 또 변치 않게 벌어지는 범죄는 어떤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매매’다. 그간 정부는 성매매에 대해서 끊임없이 단속을 해오면서 처벌을 해왔지만 도대체 이 성매매에 관한 범죄만큼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광주의 한 시민단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성매매를 할 것으로 의심되는 유흥업소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변태 업소들이 상당수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각종 사회악과 범죄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난감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왜 자꾸 성범죄는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 성매매라는 범죄의 특성이라도 있는 것일까? 지속적인 성매매 범죄의 실체와 진실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한마디로 성매매는 가장 명확한 범죄이면서도 가장 ‘범죄스럽지 않은 범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성매매에 대한 경각심이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도, 청년백수도, 심지어 멀쩡한 사업가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성을 사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성을 파는 사람들도 마치 ‘범죄 아닌 것처럼’ 성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유흥가의 밤거리 중 은밀한 곳에서는 여성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매매 여성들 스스로도 범죄의식이 없다. 남성들의 경우 만약 단속이 된다고 하더라도 ‘재수 없었다’고 생각하기 일쑤도 업주나 여성들은 ‘영업정지 당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강력한 처벌도 없고 지나치게 일상화된 범죄이다 보니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모두 범죄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희박하다는 이야기다. 실제 한 기업의 영업사원인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업 접대비에 대한 부분이 과거보다 많이 풀려서 이제는 다소 접대비 사용이 자유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2차 성매매도 하게 된다. 접대비 명목을 만드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기 때문에 항목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솔직히 2차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겉으로는 싫다고 말해도 속으로는 다 기대하고 있는 게 성매매 접대 아닌가. 그러다 보니까 성매매는 가끔씩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를 하는 사람들 역시 이를 두고 범죄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안전한 성매매 업소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 같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안전한 성매매’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는 곧 ‘안전한 범죄’라는 말과 동일하며 이는 지극히 모순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자.

“고급 룸살롱의 경우에는 성매매를 해도 거의 100% 안전하다고 봐야 한다. 일단 룸살롱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외부에서는 거의 알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호텔로 이동을 하더라도 안전하게 이동하게 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에 대해서는 거의 적발이 불가능하다. 설사 단속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이 이용하는 호텔에서 무슨 단속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점에서 봤을 때에는 안마시술소나 변태 업소들은 단속의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성매매일지 모르겠지만 룸살롱에서 하는 성매매는 안전한 성매매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업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도 마찬가지로 성매매를 범죄라고 인식하고 있을까? 물론 ‘법적으로는’ 범죄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범죄에 대한 인식이 희박한 것들은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은 한 유흥업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성매매를 범죄의 축에 끼이게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무리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집이 있는 동네에서 조금만 발걸음을 하면 이발소, 휴게텔, 안마업소 등 여자를 살 수 있는 곳이 깔려 있는 마당에 무슨 성매매를 범죄라고 할 수 있겠나. 업주들도 물론 단속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거 해봐야 영업정지 몇 개월이면 충분하고 또 걸린다고 해도 피라미들만 걸리는 거 아니냐. 거기다가 대부분 바지사장들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진짜 물주들은 별로 다치지도 않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성매매 업소를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없애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 아니겠나. 거기다가 성매매는 짧은 시간에 돈을 엄청 벌어들일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이를 하려는 업주들 또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성매매로 먹고 사는 여자들

그런데 이러한 유흥업 시장이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대략 2~3조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 정도의 돈이 모두 ‘성매매’ 자체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비용을 대비해보면 이중 상당수의 돈이 성매매에 소요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수많은 여성들이 성매매를 통해서 먹고 살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사회의 경제구조에서 큰 뒷받침이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막상 성매매가 완전히 뿌리가 뽑힌다면 이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사람들은 한 두명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다. 현재 이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정확하게는 되고 있지만 최소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마디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20대부터 40대까지 성을 팔 수 있는 나이의 상당수의 여성들이 성매매에 종사한다는 것은 세계 경제대국 15위에 드는 대한민국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만큼은 인정을 해야 한다. 취재진은 룸살롱에 다니는 한 여성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그녀는 ‘성매매가 아니면 도저히 먹고 살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대학도 나오지 못한 내가 마땅히 잡을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봐야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게 현실이다. 물론 그걸 벌면서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괜찮지 않겠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족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정도 금액으로는 어림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별로 사치도 하지 않고 명품 같은 것을 사지도 않는데, 2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성매매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한 개인에게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한명의 여성이 돈을 벌면 최소한 한 명이상의 가족들에게 그 경제적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성매매를 완전히 뿌리 뽑기 힘든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는 분명 도덕적인 문제가 있고 불법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뿌리 뽑았다가는 사회 자체가 유기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매매라는 것은 쉽게 없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지구가 망할 때까지 존재하는 것이 바퀴벌레랑 창녀들이라고 하지 않나. 그만큼 역사도 오래됐고 또 사라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오죽했으면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도 있고 공창제도가 있는 곳도 있지 않은가. 선진국의 경우도 문제가 되면 성매매를 처벌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처럼 ‘성매매와의 전쟁’깥은 것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건 그 사람들이 하지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어서이기도 하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유독 마치 성매매가 거대한 사회의 악인 것처럼 생각된다.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많고 고쳐야할 것이 많은 것이 우리사회의 진짜 모습이 아닌가?”

어떤 면에서 봤을 때 성매매에 대한 논란은 영원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완전히 사라져야 햐는 범죄라는 것과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대립 속에서 논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성매매라는 현실은 결코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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