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7월22일 5개 본부장과 정책위의장 인선을 발표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중앙당을 필두로 당대표실, 원내대표실, 민주정책연구원 순으로 당직자 인사명령을 내렸다. 5개 본부장 선정에 대해서는 계파별 안배를 통한 ‘탕평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본부장들의 수족을 담당할 당직자 인선은 친노 성향의 당직자가 비노 성향 인사들보다 더 적게 나타났다. 특히 핵심 요직에는 친노 직계 인사나 친문인사들보다는 범친노 인사를 기용해 ‘친노가 당을 장악한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본지>는 2012년 7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민주통합당 190여명에 달하는 당직자 성향분류표와 올해 7월29일 발표한 중앙당 당직자 명단을 입수해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 중앙당 친노 45명, 비노 51명 정세균 인사 ‘약진’
- 문재인 대표실 ‘친노’ 이종걸 원내대표실은 비노 ‘대조’


새정치민주연합은 사무총장직을 없애는 대신 5개 본부장과 1개 정책위의장으로 중앙당을 개편했다. 친노계와 비노계가 손을 잡은 모양새로 5개 본부장으로 이윤석 조직, 최재성 총무, 안규백 전략홍보, 홍종학 디지털소통, 정성호 민생본부장에 최재천 정책위의장 체제가 구축됐다. 얼핏 보면 범주류 3명(최재성 ·안규백·홍종학)과 비주류 3명(이윤석·정성호·최재천) 조합으로 ‘계파별 나눠 먹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탕평인사’라는 엇갈린 평가도 받고 있다.

‘계파나눠먹기’ 비판속 ‘탕평인사’ 긍정평가도

이후 새정치연합은 연이어 중앙당 123명에 대한 인사명령과 더불어 민주정책연구원, 원내, 정책위에 대한 인사명령도 발표했다. <본지>가 7월29일 발표한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명령’ 문건을 보면 최재성 총무위원장 도장이 날인돼 8월5일까지 업무인수인계를 마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인사명단을 보면 중앙당 123명, 원내 24명, 정책위 34명, 민주정책연구원 33명 순으로 인사발령을 냈다.

일단 눈에 띄는 중앙당 인사 발령의 특징은 친노와 비노 성향의 당직자를 5대 본부장 인선과 마찬가지로 45명대 51명으로 절묘하게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다. 전체 214명 중 중앙당 123명 당직자들의 성향이 이렇게 나타났으며 이는 <본지>가 계파별 성향을 분류했던 2012년도 7월말에 작성된 민주통합당 근무한 187명 당직자 명단을 입수해 비교한 결과다. 당시 민주통합당에 근무한 인사들 80% 넘게 계속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고 10%내외의 당직자들만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친노 문재인 당 대표실과 비노 이종걸 원내대표실에 배치된 당직자를 보면 확연하게 친노와 비노로 갈린다. 당대표 비서실 인원은 총 12명으로 정무특보의 경우 문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윤건영씨가 맡아 총괄하고 있다.

윤 특보를 포함해 친노가 총 6명으로 분류됐고 비노 출신도 4명이 있다. 하지만 비노 당직자의 경우 핵심요직이 아니거나 직급이 낮아 비서실내 영향력이 높다고 볼 수 없었다. 당 대표의 ‘입’ 역할을 하는 공보실(8명) 역시 2012년 7월 기준 친노성향 5명 비노 성향 인사가 2명으로 확연하게 친노가 전진 배치됐음을 알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 당직자는 비노 인사가 당 대표실에 근무하는 것과 관련해 “2012년 7월 성향과 2015년 성향을 같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당직자는 정치인과 달리 모시는 사람에 따라 성향이 바뀔 수 있다”고 사실상 친노로 보는 게 맞다고 내다봤다.

5개 본부장 성향에 따라 ‘친노·비노’ 희비

반면 중앙당 당직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비노 이종걸 원내대표실의 경우에는 24명의 당직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중 7명이 상주하는 원내대표 비서실에는 김한길계인 송기복 실장을 필두로 비노가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원내행정 기획실(17명)에는 행정국에 친노로 분류된 1명이 있고 확실한 비노는 3명으로 역시 많았다. 눈에 띄는 점은 고영기 총괄실장의 경우 2012년 7월달에는 친노로 분류됐던 인사다.

반면 원내행정실 소속 의사국(5)의 경우에는 친노 3명, 비노 2명으로 친노 인사가 한 명 많았다. 그러나 기획국의 경우에는 4명의 정원 중 4명 모두 2012년 당시 비노로 분류됐던 인사들로 채워졌다. 결국 이 원내대표실 24명 중 비노성향이 13명, 친노 성향이 4명으로 압도적으로 비노 출신으로 꾸려졌다.
또한 당의 자금을 담당하는 핵심요직인 총무국의 경우 총괄은 조병남 국장이 맡아서 하고 있다. 물론 친노로 분류됐던 인사로 총 13명 중 친노 4명, 비노가 5명으로 나타났다. 주류인 친노 입장에서 수장은 자기 사람으로 하면서도 비노의 견제를 의식한 듯한 인사 배치다.

또한 전략기획국 역시 총 9명 중 총괄하는 국장의 경우  친노 인사로 채워졌고 상위 요직 3명이 모두 친노 인사로 분류됐다. 반면 비노는 1명으로 그것도 차장급에 포진돼 사실상 친노가 돈과 전략을 다 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반면 비노계로 분류되는 조직국의 경우에는 구민주계로 출신이 총괄하고 있어 대비됐다. 전체 8명 정원 중 친노 2명, 비노가 2명으로 동수를 이루고 있지만 핵심 요직은 비노계가 잡고 있었다.

이처럼 총무국과 전략기획국이 친노로 채워지고 조직국이 비노계 출신 인사가 총괄하고 있는 점은 범친노로 분류되는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안규백 전략홍보부장의 입김이 조직본부장의 경우 비노계인 이윤석 본부장의 인사권 행사가 주효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 밖에 눈에 띄는 중앙당 부서는 홍보국으로 총인원 7명 중 1명만 친노로 분류되고 6명이 비노로 구성돼 안 본부장이 전략파트를 친노로 채우는 대신 홍보부서 인사에서는 비노에게 대폭 양보한 모양새를 취했다.

또한 눈길을 모으는 당직으로는 15개시도당 사무처장 인사였다. 통상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는 특성상 지역 서울/부산/인천 등 출퇴근이 용이하거나 핵심 시도당 사무처장은 친노 인사로 채우는 대신 나머지 10개 지방 사무처장에는 비노 인사로 채워 ‘비노계’로부터 ‘나가라는 얘기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했다. 주로 대구/경북/경남 등 비노성향 인사로 채워졌고 친노와 각을 세우고 있는 호남지역 사무처장 역시 모두 비노 인사로 구성됐다.

중앙당 인사에서 또 다른 인사 특징은 핵심 요직에 친노 직계를 심기보다는 범친노 분류되는 정세균 사람들을 대거 기용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실제로 중앙당 123명 인사 중 친노가 45명 그중에 2012년 민주통합당 시절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인사가 25명이나 차지했다.

SK맨 대거 요직 진출 친노 독식 ‘방패용’?

배치 부서도 당대표 비서실 3명, 공보실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총무국 3명, 전략기획국 1명, 조직국 1명, 홍보국 1명, 민생권익국 2명, 여성국에는 무려 7명중 4명이 정세균 상임고문 사람이거나 추천한 인사가 배치됐다. 이밖에도 정세균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거의 전 부서에 자리잡고 있어 당직 인선 발표이후 야권 일각에서는 ‘정세균 사단이 당을 장악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당 내에서는 문 대표가 ‘친노 계파 청산’을 압박 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대표실을 제외한 다른 부서에 드러내놓고 친노 직계를 쓰기에는 부담스러워 ‘방패막이’로 정세균계를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비노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정책실의 경우에는 총 12명중 친노 3명, 비노 3명으로 맞췄고 무색무취한 안정상 정책실장을 총괄로 임명해 계파를 안배하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반면 비노계의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이끌고 있는 연구원의 경우 총 33명의 당직자중에서 친노 6명, 비노 9명으로 비노 성향의 인사들이 더 많았다. 역시 연구원에도 친노 6명 중 정세균 사람으로 분류됐던 2명이 각각 연구기획실과 데이터 전략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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