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섹스 로망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남자들은 대개 섹스에서 자신만의 오르가즘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무래도 사정을 해야 속 시원하게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남자의 섹스는 궁극적으로 사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의 쾌락을 넘어 여자의 ‘분수쇼’를 보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일단 여기에 한번 맛을 들이면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또한 남자들 역시 여자들의 분수쇼에 마치 중독이나 된 듯이 이를 추구하는 경향도 많다고 한다. 분수쇼를 둘러싼 남성들의 로망을 집중 취재했다.

섹스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외국 포르노 동영상을 열심히 보고 있다. 물론 포르노는 그의 취미이기 때문에 자주 보는 편이지만 요즘에는 유독 한 장르에만 꽂혀 있는 것이 사실. 흔히 포르노의 장르는 다양하게 나뉘지만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분수쇼’장르이다. 물론 마지막 부분에 남녀의 성교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의 분량으로 따지자면 채 2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남성이 손으로 여성의 성기를 자극하는 내용이다. 김씨는 자신도 이런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포르노에 등장하는 남성의 ‘손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언제부터인가 나도 여자를 절정에 다다르게 하고 그것으로 한번 분수쇼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섹스로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남성의 현란한 손기술이 있어야만 그것이 가능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포르노에 등장하는 남자배우들이 한정이 되어 있는 것은 이러한 손기술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이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어쨌든 그들의 손기술을 유심히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나도 언젠가는 이것을 한번 실천하려고 한다.”

그런데 남성들이 갖추어야 할 것은 이러한 손기술만은 아니다. 이상하게도 여성들은 이러한 궁극의 오르가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마치 자신이 소변이라도 보듯 대량의 애액을 쏟아내는 모습이 남성이 볼 때 추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어떤 여성은 아예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하다 보니 그것이 오르가즘에 따른 애액이 아니라 그냥 단순한 소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함께 섹스를 하는 남녀 사이라고는 하지만 도중에 침대에서 소변을 보는 것을 달가워할 여성은 아무도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여성들은 궁극의 오르가즘을 자기 스스로 억제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번 이것을 맛본 여성들이라면 그 느낌을 쉽게 잊지는 못한다는 것. 이제껏 그저 남자가 만족하는 섹스, 혹은 비록 자신이 만족을 한다고 하더라도 ‘찔끔’ 만족하는 수준을 대폭 넘어버리는 이러한 분수쇼 오르가즘은 가히 자신의 몸에 대한 충격적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남성들은 자신들이 쾌락을 얻는 것도 아닌 이러한 분수쇼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 남
성들은 ‘여성에 대한 자부심’을 예로 든다. 여성이 극도의 쾌락을 얻게 되면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준 남자를 마음에 들어 할 것이고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녀 사이에 속궁합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서로 성격은 안 맞아도 속궁합이 맞으면 떨어지기 쉽지 않다. 여자도 섹스에 미쳐 남자를 잘 모시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만약 내가 여자에게 분수쇼를 해주게 되면 여자는 그 맛을 잊지 못해 다른 남자로는 만족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면 여자는 나에게만 매달리게 될 것이고 결국 나만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것이 내가 직접 사정하는 것보다 더 강한 자극이자 쾌락이 되는 것 같다.”

여자에 대한 지배욕이 원인

결국 이러한 분수쇼를 원하는 남성들의 심리의 이면에서는 여자를 강하게 지배하고 싶다, 혹은 여자를 나의 통제권 아래에 두고 싶다는 근원적인 권력욕이 작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자들의 이런 바람은 실질적으로 여성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일까.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여자들도 자신에게 그런 궁극의 오르가즘을 주는 남성에게 복종하거나 순종적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취재진은 한 여성에게 이런 부분에 대해서 물어봤다. 대답은 ‘그렇기는 하지만 섹스만이 다는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물론 여자도 섹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을 충분히 만족시켜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거기다가 단순히 속궁합이 좋다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의 혼미한 오르가즘을 준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육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것도 무척 중요한 동물이다. 그냥 몸이 쾌락을 느낀다고 자신과 잘 맞지 않는 남성에게 무조건 순종한다는 것은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생각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극히 일부 그런 여성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글쎄, 상당수의 여성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여성들은 분수쇼를 원하는 남성들의 심리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섹스가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성과 꼭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여성들의 생각 사이에서 일정한 괴리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분수쇼에 대한 로망은 그리 쉽사리 멈춰지지는 않을 듯 하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일부 남성들은 여성들의 성감을 자극하는 별도의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민감도를 높이는 크림류라든지, 혹은 일부 최음제 부류의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분수쇼를 인위적으로 유도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이러한 제품을 사용해봤던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이런 약물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 그냥 완전 생으로 손기술에만 의존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자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도 쉽지 않았고 또 시간이 지나치게 걸려 나나 여자나 지치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약물을 쓰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훨씬 손쉽게 여자도 오르가즘에 올랐고 나 역시 지나치게 손이 아프지 않으면서 이를 달성해낼 수 있었다. 역시 약물의 힘은 위대하다고나할까. 여자는 거의 실신의 지경에 이르렀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남성으로서 자신에게 만족하는 그런 여자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은근한 자부심이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분수쇼가 보고 싶을 때마다 그 약물을 사용할 생각이다.”

물론 일부 여성들 중에서는 이러한 분수쇼 오르가즘에 심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녀들은 이를 경험한 뒤로는 더 이상의 섹스가 심드렁해지면 분수쇼가 아니면 오르가즘으로 느끼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자극을 선사해주는 남성을 찾게 되고 한번 그런 남성을 찾게 되면 지속적인 성적 파트너의 관계를 가지게 된다는 것. 또한 바로 이런 여성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 남성들은 분수쇼에 대한 로망을 멈추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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