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자파에 당한 거제 상인들 수년간 공포에 떨었다

경남 거제시 일대를 주 무대로 활동하며 상인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내고 폭력을 휘두른 조직폭력배와 추종세력 2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12월 29일 거제 조직 폭력조직인 ‘프라자파’의 행동대원 옥모(32)씨 등 8명을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33)씨 등 20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강모(30)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전국에 수배했다. 수년 동안 유흥업소와 당구장 등에서 협박을 일삼으며 금품을 뜯어내는 것은 물론 조직 탈퇴원을 납치해 집단폭행을 가한 이들의 대담한 행각 속으로 들어가 봤다.

2008년 12월 중순 저녁 9시께 거제시 옥포2동의 한 당구장에 느닷없이 건장한 어깨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프라자파’에 소속된 조직폭력배들로 각목을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말 듣지 않는다” 상습적 집단폭행

당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당구장 주인 허모(45)씨는 느닷없는 봉변에 아연실색했다. 이들이 으름장을 놓으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하자 당구 게임을 즐기던 손님들은 공포에 질려 황급히 달아났다. 폭력배들은 미처 자리를 피하지 못한 손님들에게도 욕설을 하는 등 위협을 가해 가게 밖으로 쫓아냈다. 이 당구장이 프라자파에서 공급하는 게임기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이 행패를 부린 이유였다. 이들 조직원들이 휘두른 각목에 당구장 내에 설치된 게임기와 집기 등은 무참히 부서졌다.

이들은 프라자파 조직원이 운영하는 유흥업소 인근에서 영업하는 주점에서도 횡포를 부렸다. 자신들의 업소와 경쟁관계에 있던 이 주점이 눈에 가시였기 때문이다. 주점에 난입한 이들은 주점 주인인 윤모(37)씨에게 각목을 마구 휘둘러 집단폭행했다. 이들은 무력으로 윤씨를 제압한 후 욕설을 퍼붓고 발길질과 몽둥이질을 했다.

직업소개소 등록도 하지 않은 무등록 보도방 영업을 따지는 주민에게도 폭력은 예외 없이 가해졌다. 몽둥이를 휘둘러 항의하던 주민의 승합차 유리를 가차 없이 파손해 으름장을 놓았다.

이들이 거제지역에서 벌인 폭력은 거침없었다. 거제시 고현동의 모 주점에서 악사 주모(52)씨가 반주비를 요구하자 무차별 폭력을 행사해 주씨는 고막이 터지는 상해를 입기도 했다.

이처럼 이들은 거제지역에서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조직원들을 동원해 영업을 방해하고 상습적으로 기물을 부수고 집단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탈퇴 조직원 납치해 집단폭행

이들은 조직원이 운영하는 불법 사행성게임장에서 게임을 하던 손님을 감금하고 폭행하는 파렴치한 행각을 벌이기까지 했다.

지난해 2월 22일 저녁 6시께 행동대원 옥씨가 운영하는 불법 사행성 게임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손님 박모(52)씨가 게임기를 조작해 돈을 투입하지 않고 게임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이 둔기 등으로 집단 폭행해 박씨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집단 폭행으로 다친 박씨를 게임장 내에 감금해 공포감을 조성했다. 흉기를 박씨에게 들이대며 위협해 ‘150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냈다. 이와 함께 박씨가 가지고 있던 현금 등 51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은 또 2009년 10월 17일 새벽 4시께 거제시 옥포동에서 자신들의 조직을 탈퇴하고 반대 폭력조직 세력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하부조직원이었던 김모(19)군 등 2명을 승용차로 납치했다. 고향 선후배 사이였음에도 불구, 조직을 배신했다며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했다. 인적이 드문 인근의 해수욕장으로 김군 등을 끌고 가 집단 폭행해 김군 등은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폭력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 프라자파는 1995년에 결성돼 거제지역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 조선 사업이 번창하면서 국내 굴지의 조선업체들이 포진해 있는 거제지역 경기가 살아나자 유흥업소도 번창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거제지역 경기 활성화를 틈타 유흥업소를 상대로 ‘보호비’라는 명목 하에 금품을 갈취하며 세력을 확장시켜 왔다.


30대 주축 조직 쇄신 꾀해

하지만 2005년에 두 차례에 걸친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두목 등 조직원들이 대거 구속돼 조직이 와해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프라자파에 속한 조직원은 37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출소한 조직원들을 중심으로 거제시 옥포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지역 패거리 폭력배들을 모아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두목은 수감 중으로 나이가 많은 조직원들은 활동이 뜸해져 조직 활동 일선에서 물러났고, 30대를 주축으로 프라자파의 재건을 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프라자파는 조직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 시내에 있는 아파트를 빌려 조직원들의 숙소로 이용, 단체생활을 통해 결속력을 다져왔다.

경찰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내 시장이나 상가 등에서 상인들을 상대로 협박 또는 금품을 갈취하는 등 영업을 방해하는 패거리 폭력배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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