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2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성적이 오른 학교장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성적 우수 교사 60명을 선발해 외유성 연수를 보내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연평도 피격 사건과 구제역 등 인천지역 사회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계획이어서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1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순 전국단위로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성적이 2009년보다 오른 초교 10곳을 선정해 포상금 250만원씩 지급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와 함께 시 교육청은 성적이 오르는 데 크게 기여한 초등학교 교사 60명을 선정, 이달 15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북유럽과 미국에 해외연수를 보낼 예정이며, 교사 1명당 예산은 2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 연수 일정을 보면, 미국의 경우 4일차에 교육청과 버지니아 초등학교 등 2곳을 둘러보고, 5일차 오전에 학교 방문 등 총 3건의 학교 및 교육청 방문을 제외하고는 미국 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다는 계획이다.

북유럽의 경우에도 3일차 오전에 현지 교육청을 방문한 뒤 5일차 오후에 학교 방문, 7일차에 교육청, 학교 방문 등 총 4곳의 교육시설을 제외하고는 북유럽 관광지 투어 일정으로 잡혔다.

이를 놓고 일선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업 성취도를 올린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는 말그대로 '교사를 위한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지역의 한 일선 교사는 "학업성취도 성적을 높이기 위해 아이들을 '쥐 잡듯 잡은' 뒤 수고했다는 표시로 해외연수를 보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차라리 그 예산으로 아이들을 도와주는 정책을 펼쳤어야 했다"고 단언했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구제역, 연평도 등으로 인천 지역사회 분위기도 흉흉한데 외유성 연수를 떠난다는 것은 인천시 교육청의 교육철학을 여실히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며 "기초 학력 부진 학생을 위해 써야할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는 것 같다. 예산 사용처는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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