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 주가조작 의혹

최근 코스닥 시장에 주가가 요동치며 주목을 끄는 종목이 있다. K사가 그것으로 이 회사는 외형상으로 동남아에 차량 등을 수출하는 회사다. 회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동남아에 국내 주요 차량 부품 등을 수출하고 현지에서 자동차나 바이크 등을 조립 생산하기도 하는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주식 전문가 사이에서 돌고 있다. 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의 상장 과정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를 상장하기에는 여러 면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실세와 야권 현직 국회의원이 이 회사의 배후에 있다는 소문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A대표가 P의원과 사돈지간인 것으로 알려져 소문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소문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A대표가 정치권 배후세력을 등에 업고 회사를 상장한 뒤 주가조작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P의원의 주변관계다. P의원은 지난 정부 당시 특혜 논란을 빚은 유명 수입업체 H사의 고위인사와도 사돈이다. 또 P의원의 배우자는 유명 로펌에서 활동 중이다.

P의원은 지난해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당시 특정 회사에 특혜를 준 장본인으로 지목돼 국회주변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때 P의원은 H사가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물밑에서 지원했다는 의혹을 샀다.

실제로 검찰은 P의원이 H사를 위해 로비를 벌인 적이 있는지 은밀히 내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도 의혹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P의원을 조사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P의원이 H사가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적 있다”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정황이 상당해서 조사를 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미스터리

금감원과 검찰은 K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식 액면가는 500원이다. 그러나 상장한지 불과 수개 월 만에 주가가 7000원대까지 뛰어 올랐다. 14일 현재 이 회사의 주식은 6000원대로 주춤하고 있다.

주식 전문가들은 “K사는 종목자체로 볼 때 호재가 될 종목은 아니다. 업종이나 사업내용이 불투명하고 회사 수익구조 역시 확실하지 않아 위험주라 볼 수 있다”면서 “현재 일부에서 무조건 사고 봐야한다는 말이 퍼지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의 말대로 K사는 정체가 분명치 않다. 일부에서는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라는 말도 나온다. 이 회사의 A대표를 둘러싼 소문도 심상치 않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A대표는 베트남에서 거액의 사기대출행각을 벌이다 적발된 적 있다.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일로 베트남 은행장 2명이 사형 당했다고 한다”며 “이렇게 사건이 커지자 제 3국으로 몸을 피해 K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A대표는 현 여권 실세와의 친분을 내세워 동남아 등지에서 사업 투자를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요서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A대표와 해당 실세와는 특별한 친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시장의 소문들

이 회사가 상장한 뒤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일명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개미들 사이에서는 K사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잠깐 호재를 보인다고 크게 투자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투자를 삼가라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하지만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말 상장하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액면가 500원이 7000원대로 치솟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5000원대로 급락했다. 그리고 최근 다시 반등세를 보이며 6000원대를 사수하고 있어 곧 최대 상승치를 갱신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개미들 사이에 만연하다.

일부 주식 전문가들은 곧 K사의 주식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K사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들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데다 조만간 검찰이 이 회사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수도 있어서다. 또 고수 개미들 사이에서는 “K사는 작전주로 분석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P의원의 배후설과 A대표의 사기 행각 소문이 작전주로 꼽히는 주요 이유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K사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주시하고 있지만 정치권 인사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우리도 체크하고 있다”며 “아울러 P의원에 대해 여러 내사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혐의점이 드러날 경우 본격적으로 수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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