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한복 홀대’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호텔신라 뷔페레스토랑 ‘더 파크뷰’에서 한복을 착용한 손님의 출입을 제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30분께 ‘더 파크뷰’를 찾았다가 호텔신라 방문객 드레스 코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했다. 당시 출입을 제지한 호텔신라 직원은 “한복과 트레이닝복은 호텔신라의 드레스코드와 맞지 않는다”며 “한복은 위험한 옷으로 부피감이 있어 다른 사람들을 훼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또 호텔신라가 과거 기모노를 입은 사람의 출입을 허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2004년 6월 18일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를 연 사실과 2008년 9월 2일 호텔신라에서 열린 일본호텔교육센터 행사에서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출입한 사실이 알려진 것. 누리꾼들은 “한복은 안되고 기모노는 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호텔신라라는 이름이 아까우니 당장 바꿔라”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호텔신라 측은 지난 13일 공식사과문을 발표했다. 공식 사과문을 통해 “지난해부터 한복을 착용하고 입장하는 고객께서 음식을 직접 가져다 드셔야 하는 뷔페의 특성으로 인해 식당 내 고객들 간의 접촉이 많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고객분들께 일일이 안내를 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조치는 다른 고객께서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에 걸려 넘어지거나, 한복을 입은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옷이 밟히는 등으로 인해 고객들 간의 불만사항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이 이혜순 한복 디자이너를 직접 찾아가 “민망해서 고개를 못 들겠다”며 “죄송하다”고 사과,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등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이 지난 1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텔에서 쫓겨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조치를 취하고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호텔신라는 공식 사과에도 불구, 비난이 거세지고 있어 향후 호텔신라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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