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조직범죄 실태 심각수위


[윤지환 기자] = 이주노동자라 불리는 외국인들의 범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심각 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범죄는 이주노동자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어강사, 외국계 회사 주재원 심지어 외국 폭력조직원들도 국내로 들어와 폭력, 마약유통, 성매매, 금품갈취 등을 일삼고 있다. 외국인범죄에 대한 대책이 부실한 것도 문제다. 외국인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아직 걸음마 수준이고 범죄발생시 적절한 처벌 기준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외국인 범죄자가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자국 또는 제 3국으로 도주했을 때 추적이 쉽지 않은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외국 폭력조직원들이 대낮에 야구방망이와 각목 등을 휘두르며 세력다툼을 하고 강력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범죄자들이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근무하는 경관들이 출동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패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현장으로 출동하는 경관들의 얼굴표정은 긴장 탓인지 굳어있었다. 경관들은 보호구를 착용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권총, 곤봉 등 개인장비를 휴대했다.

패싸움이 벌어진 장소는 경기도 안산의 한 공장. 채비를 마친 경관들은 사건발생장소로 급히 차를 몰았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패싸움에 가담한 외국인들은 자리를 몸을 피하고 없었다. 경찰이 출동했다는 소리를 듣고 재빨리 현장을 뜬 것 같았다. 현장은 파손된 기물과 싸움 중 휘둘렀던 각목 등으로 난장판이 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싸움이 나면 경찰이 출동할 때를 대비해 망을 봐주는 이들이 있다”며 “그래서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대부분 피의자들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다”며 허탈해 했다.


밤이면 번뜩이는 눈

경기도 안산·시흥 주변에는 날로 증가하는 외국인범죄 때문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들 때문에 무서워서 밤에는 집 밖을 못나간다. 주변에 불량한 외국인들이 낮에도 부녀자들을 희롱하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경찰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외국인이라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외국인보호 단체의 눈치도 봐야하는 상황이라 단속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러다가 무법천지가 될 판이다.”

안산 공업단지 주변에 거주하는 김모(43·자영업)씨의 한탄이다. 김씨의 옆에 있던 이웃주민 이모(47·제조업)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외국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렇게 난동을 피우는데도 강력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들에 따르면 해가 지고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하면 집 밖으로 외출을 하기가 두렵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하려면 마음 단단히 먹고 나가야 한다.

이들에게 더 큰 걱정은 아내와 자녀들이다. 여성들은 밤길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면 공포심에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범죄자는 붙잡기도 힘들지만 처벌도 힘들다. 증거가 명백한 강력사건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처벌수위가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단속을 계속해야 외국인범죄 증가추이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어서다. 이런 맥락에서 경기청은 지난해 시흥에서 발생한 패싸움 사건을 집중 조사해 최근 가담자들을 잡아들였다.

경찰은 시흥시에 위치한 ○○공장에서 패싸움을 한 일당들을 검거했다.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들의 신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검거해놓고 보니 싸움에 가담한 이들은 이 지역 일대를 주름잡으며 악행을 일삼던 ‘외국인 조폭’이었다.


쉽지 않은 외국인 범죄

경찰은 안산·시흥 등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과시하며,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자국인들을 상대로 집단폭력을 행사한 스리랑카인 A(26세·무직)씨 등 25명을 검거, 이 중 7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4월 7일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스리랑카에서 E-9-2(비전문취업, 건설업) 비자 등으로 국내에 입국해 시흥 등지의 제조업체에서 일하며 알게 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저녁 시간과 휴일에 안산·시흥 등 외국인밀집지역의 스리랑카 식당가를 중심으로 몰려다니며 세력을 과시해 오면서 평소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자국인들을 폭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주범 A씨는 평소 칼을 소지하고 성격이 잔인하여 자국인들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인물이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조직은 싸움이 일어날 경우 자국인 20명 이상을 동원할 수 있는 연락체계를 갖추어 놓고 세력관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이들에게 시달려 온 일부 피해자들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천·수원 등지 모텔을 전전하는 등 수시로 주거지와 전화번호를 바꾸며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꺼리는 피해자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CCTV 분석자료를 근거로 인근 공단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을 탐문하여 수개월에 걸쳐 피의자들을 전원 검거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폭력배들은 자국민 보호 등을 명목으로 세력화·조직화되는 경향이 있고, 피해자들이 피해신고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 수법이 점차 대범해지고 있다”며 “외국인범죄는 단순 폭력 사건일지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끝까지 처벌하고, 외국인 집단범죄에 대하여는 관리대장 등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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