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주중 대사 행보 관심집중

류우익 - 원세훈 - 임태희

[윤지환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일본 등 주요국 대사 교체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향후 개각구도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21일 주중국대사로 이규형 전 주러시아대사를 보내고 주일본대사에 신각수 전 외교통상부 1차관을 배치했다. 그리고 주유엔대표부 대사에는 김 숙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가운데 김숙 내정자는 바로 임명되고 나머지 내정자는 중국, 일본으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이 접수되면 국무회의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해당 대사로 임명된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권철현 주일대사와 류우익 주중대사, 박인국 유엔대사는 이미 상당기간 근무를 한 만큼 자연스러운 공관장 교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어 “이규형 내정자는 주방글라데시 대사, 외교부 2차관, 주러시아 대사 등으로 30여 년간 일 해온 직업 외교관이며 주중 공사 시절에 맺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4강 대사 일부를 교체하고 측근을 불러들인 것을 두고 “내달 이뤄질 개각의 포석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을 끄는 인물은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류 대사다. 류 대사의 거취를 놓고 통일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대통령실장 복귀 등 다양한 추측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류 대사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바뀔 경우 후임에 가장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통일부 장관이 유임된다면 지리학자이면서 대선 기간 대운하 공약에 이바지한 류 대사의 경력을 감안해 국토해양부 장관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장이 교체될 경우 원세훈 국정원장은 대통령실장으로 이동하고 류 대사가 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장은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이번 개각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개각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4·27 재보선 결과가 여권의 참패로 끝날 경우 개편 폭이 커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국정원장 교체도 개각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류 대사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캠프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대통령실장 취임 4개월만에 촛불시위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


MB 사단 핵심 재배치

3선 출신의 권 대사는 내년 총선에 곧바로 출마하거나 이에 앞서 다른 정부 요직 기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권 대사는 본인이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입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개각 시기는 4·27 재보선 이후 1~2주 이내가 유력하고 개각 폭은 구제역 대처 과정에 책임이 있는 부처 장관과 재임 기간이 오래된 장관 위주로 4~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 장관 후임으로는 정치인의 경우 친이계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친박계 이계진 전 의원이, 관료 중에서는 류성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환경부 장관 후보에는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등이,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는 류 대사 외에 최재덕 대한주택공사 사장,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유종의 미 거둘까

기획재정부 장관이 바뀔 경우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후임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현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 장관의 경우 통일 장관의 교체가 북한과 한반도 관련국에 대북 기조를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임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통일 장관 후보로는 류 대사 외에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이 거론된다.

한편 청와대는 신각수 내정자에 대해 “아시아 관련 업무와 다자 외교에 경험이 풍부한 직업 외교관이며 한일간 여러 현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면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숙 내정자는 대표적인 북미통 외교관으로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국정원 1차장으로 근무하면서 국가안보와 평화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비(非) 외교관 출신들만으로 채워졌던 4강 대사는 외교관 출신(주중·주일)과 비외교관 출신(주미·주러)이 절반씩 차지하게 됐다.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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