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서 기자]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남학생 3명이 6년간 함께 공부해 온 동기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학과 동아리에서 여행을 갔다가 술에 취한 동기 여학생이 정신을 잃자 성추행하고 나체 사진을 촬영한 혐의로 A(24)씨 등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지난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으로 간 학과 동아리 여행에서 술을 마시다 만취한 동기 여학생 D씨가 민박집 방에서 잠들자 D씨의 속옷까지 모두 벗긴 채 신체 부위를 더듬고, 이를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사건 다음날 교내 양성평등센터와 여성가족부 성폭력상담소 등에 신고했으며 극심한 심리적 고통으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등이 D씨를 집단 성폭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들은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며 “옷을 벗기고 성추행하긴 했으나 강간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는 등 추행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D씨의 속옷과 A씨 등의 체액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성폭행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 등이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는 이미 삭제된 상태로 경찰은 이 데이터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가해자와 피해 학생은 내년 2월 졸업할 예정이다. 대학 측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구성해 A씨 등에 대한 징계여부와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포털사이트 청원게시판에는 ‘고려의대 성추행범들의 출교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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