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치, 보수와 진보의 혁신경쟁 필요
- 구시대 ‘막내’에서 새시대 ‘맏이’로 나아가야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대한민국 정치는 총선과 대선을 치르며 새롭게 변화한다. 총선은 국민의 대표 300명의 국회의원을 대선은 국가원수인 동시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선택하면서 사실상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바꿔 왔다. 또한 4, 5년을 주기로 돌아가는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사라져 갔다.

총선과 대선을 맞이하는 권력교체 시기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정치권은 이 시기를 놓치면 총선은 4년, 대선은 5년 동안 정치적 설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총선이나 대선이 찾아오면 서로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며,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상대진영과 경쟁하며 내부적인 경쟁도 치열하게 해야 한다.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 총선과 대선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누가 승리하는가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운명이 갈린다. 결국 승부처는 누가 새로운 시대정신과 지도자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최근 여야 모두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지도자는커녕 내부 권력싸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박근혜대통령과 김무성대표 간 권력 갈등이 불거지며 친박과 비박간 전운이 감도는 반면, 야당은 문재인대표의 주류세력과 비주류세력 간에 전당대회 이후 8개월간 전투가 끊임없이 악순환되고 있다.

여든 야든 권력투쟁으로 허송세월한다. 이쯤되면 여야 모두 지도부를 비판하며 새로운 시대정신과 지도자가 우후죽순 나와야 할 텐데 젼혀 그런 조짐이 없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이래선 대한민국 정치에 미래가 없다.

과거에는 여든 야든 과감한 세력교체와 변화를 추구하는 걸출한 대중 정치인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러한 지도자를 만나기 어려워졌다.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야박해지고 ‘봉급쟁이 국회의원’이라는 비아냥이 넘쳐난다. 이젠 나서야 한다. 여야 모두 새로운 시대정신을 얘기하는 지도자들이 속출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박수를 쳐 줄 수 있다.

여야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언하며 낡은 정치에 대한 과감한 혁신운동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지도자는 절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낡은 질서에 도전하며 고난과 시련 속에 지도자로 단련되고 성장하는 것이다. 다른 때는 몰라도 4,5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총선과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내놓고 치열하게 갑론을박해도 그것은 우리가 치뤄야 할 정치적 비용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또다시 4,5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여야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 낡은 정치의 벽을 부수고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길 국민들은 간곡히 바라고 있다. 유승민은 왜 하루 아침에 변방으로 도망가 숨어 있는가? 안철수는 왜 새정치민주연합에 들어가 숨도 못 쉬고 있는가? 여야의 지도자들은 다들 어디에 숨어 있는가? 대한민국엔 친박과 비박 말 그대로 박근혜대통령과 친한 정치인과 그렇지 않은 정치인 그리고 친문과 비문 문재인대표와 친한 정치인과 그렇지 않은 정치인만 있는 것인가?

국민들은 종편채널에서 하루 종일 흘러나오는 정치권 쌈박질 뉴스에 지쳐가고 있다. 무슨 놈의 정치가 비전이나 정책은 없고 온 종일 친박, 비박, 친문, 비문으로 나누어 모든 정치 현안을 다루고 있다. 이러다 보니 그 어떠한 정치적 사안도 내용보다는 각각의 무리가 어떠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국민은 정치에 지칠 수 밖에 없고 그놈이 그놈이라는 푸념밖에 할 수 없다.

가끔 잊을 만하면 여야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김무성, 문재인, 박원순을 제외하고 후위그룹에서 등장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또는 차세대 지도자라는 이름으로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언하며 낡은 보수와 진보의 혁신운동을 과감히 실천하는 지도자가 국민의 박수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낡은 질서와 치열하게 투쟁하며 고난과 시련 속에 뛰어드는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낡은 질서를 두려워하거나 움츠려선 결코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최근 북콘서트를 하고 있는 박영선의원의 <누가 지도자인가>라는 책을 보면 여야에 많은 지도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자기에게 다가오는 시대적 요청과 시대정신에 자신을 녹여냈다는 점이다. 각 지도자마다 그것을 어떻게 녹여내는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의 희망을 담아내는 하나의 단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지금 그 단어를 이야기 할 때다. 모두가 앞 다퉈 국민에게 그 단어를 던지고 경쟁해야 한다. 6개월이 있으면 대한민국 국회권력이 교체된다. 이번에 선출될 국민의 대표들은 어떠한 시대정신과 시대의 희망을 녹아내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여야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내걸고 보수와 진보의 과감한 혁신경쟁을 촉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 혁신경쟁에서 성공하는 진영이 반드시 승리히야 한다. 그래야 승패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정치도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고 국민은 질 좋은 정치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여야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분발하기를 기대하며, 더 이상 구시대의 막내가 아니라 새시대의 맏이가 되는 과감하고 책임있는 결단을 기대한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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