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헐리웃을 비롯해 한국영화계에서 스릴러 작품제작이 눈에 띄게 줄면서 변변한 호러 스릴러 영화를 만나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영화 식스센스로 반전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M.나이트 샤밀란 감독이 영화 더 비지트를 통해 새로운 공포를 선사한다. 

지난 1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더 비지트는 호러 영화를 기다려온 관객들에 희소식처럼 다가왔다.

특히 대부분 호러 스릴러 영화의 시종일관 이어지는 공포의 극대화가 아닌 웃음과 호기심, 극단적 공포를 조합해내면서 샤밀란 감독의 천재적 연출력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더욱이 영화 더 비지트는 여러 유명 공포영화들을 탄생시킨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가세한 홈타운 스릴러로 북미에서 개봉 6일 만에 제작비의 6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는 등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영화는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외조부모를 만나겠다고 나선 것. 또 오래전에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오래전에 도망치듯 나와 살았던 엄마에게 옛 추억을 선물하기 위한 1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엄마의 옛 고향을 찾아간다.

주인공 베카와 타일러 두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저 평범했다. 동서양을 막론하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손주에게 후덕한 할머니의 할아버지였다.

아이들에게는 낯선 경험이지만 시골집에서 보내는 모든 것은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첫날부터 이들에게는 밤 930분이 지나면 방에서 나오지 말라는 딱 하나의 규칙이 주어졌다.

그 시간이 지나면 한밤중 들리는 이상한 괴성과 문틈으로 보이는 할머니의 이상한 행동, 할아버지의 비밀들은 순간순간 공포를 선사하지만 이내 고령 노인들이 겪는 문제로 부각되며 관객들을 안심시킨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전개는 관객들을 시공일관 들었다놨다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을 전달한다. 또 타일러의 휼륭한 랩 실력과 누나 베카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을 일궈내 한 순간에 관객들을 무장 해제시켰다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등 극의 재미를 더했다.

이 영화의 최고조는 후반부 숨겨진 거대한 반전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평범할 수 있었던 외조부모와 손주들의 일상은 공포의 회오리에 휘말려 버린다. 덕분에 후반 10분 관객들이 경험해야 하는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영화 초반부터 후반에 이르기까지 샤밀란 감독은 배우들을 통해 관객들을 제대로 가지고 논 느낌이 전달할 정도다.

더욱이 영화의 여운은 관람 이후에도 상당시간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정도로 제법 긴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호러물이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소재가 워낙 소박함에서 출발하다보니 자칫 싱거울 수 있는 아쉬움도 있지만 오랜만에 호러 스릴러물을 접하는 일반 관객들에게는 상당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극 초반부터 아이들이 카메라로 찍어내는 1인칭 시점은 화면의 흔들림으로 다소 어지러울 수 있지만 극의 몰입도를 꾸준히 이끌어가면서 샤밀란 감독의 새로운 접근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노부부 역을 연기한 피터 맥로비, 디애너 듀나건의 관록 있는 연기와 올리비아 데종, 에드 옥슨볼드의 톡톡 튀는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극의 시작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로써 영화 '더 비지트'는 오랜만에 짜릿한 공포를 만날 수 있는 한줄기 빛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더 비지트는 오는 15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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