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빚어지고 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보고 있자니,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한 집안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긴 집안끼리의 족보 편집을 놓고도 시끄러운 나라가 아마 우리뿐일 게다. 서로 가계 내력을 미화 시켜서 자손들에게 직계조상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나라 역사를 좌편향적 이념과 그 사상적 무장으로 좌경세력의 입맛에 맞게 기록될 수 있도록 피나는 투쟁을 불사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성향에 따른 국가 체제를 이루기 위함임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결국 우리의 미래가 옳은 사실과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고 조작내지 편파적 기술에 의해 자신들이 원하는 세계로 가기를 염원해서 학생들의 사고를 그쪽으로 몰려는 목적이다.

그럼 그들 세력은 좌익 공산화된 터전 위에서 영웅적 삶을 살 수 있고, 그걸 족보삼아 후대에까지 열성적인 투쟁가의 자손으로 북한의 소위 ‘백두혈통’ 아래 특수계급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라도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이 땅이 적화통일 됐다고 가정하면 6.25전쟁 때 노동자 세상을 선동하여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남의 집 머슴살이 하는 자들을 영웅 칭호를 주며 ‘완장’을 채워 놓으니 그 참상이 어떠했는가.

이런 허무맹랑했던 실상과 그로해서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처단된 자들을 다시 영웅화해서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을 초토화 시키는 전위대로 어린 학생들을 키워내겠다는 수작이다. 천안함 “전사자들을 사형에 처해야 마땅했다” “훈장을 줘서는 안 되고 고려연방제 통일이 필요하다” “통일의 기회다” 이런 기막힌 말들이 우리 교단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마당에 이념 무장으로 좌편향된 역사교과서를 바로 잡지 않는 것은 우리의 미래적 가치를 포기하자는 행위다.

만약 역사가 어느 한 단면적 가치와 내용만을 가지고 기록되면 이로 인한 논쟁으로 국민이 분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컨대 신라의 삼국통일을 부정적 측면으로 논하자면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당시 국력이 삼국 중에 가장 나약했던 신라가 김춘추의 딸을 죽인 백제에 품은 원한과, 김유신의 고구려에 대한 열등감이 외세(당나라)를 끌어들여 중국과의 나눠 먹기식 통일이었다고 주장하면 틀린 말이 될 수 없다.

그로해서 압록강 위로 요동 땅을 비롯한 그 광활했던 고구려 영토를 빼앗기고 한번도 수나라, 당나라의 수백만 대군을 맞아서 패한 적 없는 고구려 역사를 깡그리 짓밟아 놓았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는 말이다. 만약 신라의 외세를 등에 업은 통일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중국의 ‘심양’이 우리의 서울이 될 수 있었고, 조선시대의 중국(명나라, 청나라) 사대주의는 절대로 없었을 것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역사는 당시 백제나 고구려의 내부 문제에 비춰 신라의 통일수단을 폄훼하지 않고 위업으로 평가하며 찬란했던 통일신라시대의 문화를 숭상한다. 물론 역사 기록은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는 말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옳은 역사를 거꾸로 뒤집어 날조된 사실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후세에 전할 수는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다.

자신을 속이려는 자 역사 두려운 줄을 알아야 한다. 나라에 죄 없는 자가 역사를 두려워 할 일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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