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식인의 삶과 사랑 “서울20 평양60”

2015년 손소희 문학상 수상작 ‘서울20 평양60’
분단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한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2015년, 올해는 우리 한국인에게 아주 많은 의미가 있다. 광복 70주년, 한국전쟁 발발 65주년. 어쩌면 그 시간이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는 아직 분단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그 과정과 의미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본지에서는 이번에 광복 70주년 특별한 작품,’서울20 평양60’을 쓰신 고려대 명예교수이자 국제한국어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인 소설가 박영순 작가를 만났다.

- 작가 입문을 늦게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작가의 꿈을 꾸셨고, 어떻게 등단하게 되셨는지요?
▲ 교수로 퇴직 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고려대 교수 퇴직 후에 장편 소설 ‘예천에서 꿈꾸다’와 ‘그 남자’를 출간하였고, 시인으로도 등단하여 시집 ‘서일의 축복’을 낸 바 있습니다. 저는 세상 무엇보다도 가족과 제자, 그리고 한국어를 사랑했고 학문에 열정을 쏟았으나 현재는 문학소녀의 꿈을 살려 문학세계에서 새로운 인생을 찾고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소설과 시를 쓰고 싶습니다. 소녀 때부터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었거든요.

- 이번 소설 〈서울20 평양60 〉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하셨는지?
▲ 오래 전부터 쓰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1년 전부터 구상을 했고 본격적으로는 6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집필했습니다. 북한 관련 자료를 구할려고 통일부를 비롯 여러 군데 갔습니다. 구하는 자료는 없었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이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2015년 안에 내자고 결심하고, 올해 초 부터 몇 달 간 집중적으로 퇴고해서 완성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쓰셨는지요.
▲ 소설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며 그 안에서 60년 전에 서울에서 헤어진 첫사랑을 찾는 북한의 김일성대학 역사학자 윤형철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30여 년 전 친분이 있던 북한학자는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들어와 그 내용이 저의 이번 소설 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원래는 너무 힘들어 저에게는 당분간 소설 쓰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마음 편히 시나 수필을 쓸려고 준비 중이었습니다.
북한이라는 전혀 다른 세상, 그것도 폐쇄 사회에서 살았고 그 속에서 성공을 거두어 부러울 겻 없을 듯한 80세의 북한의 노교수가 숙명여대 재학 중 스무 살 때 서울에서 사귀었던 첫사랑을 찾고자 하니 도와달라는 그 부탁이 내겐 큰 감동으로 다가와 나의 심장을 뛰게 했습니다. 이 소설은 써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요즘 같이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세상에 6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소설은 사실이 10% 허구 90% 정도입니다.

- 요즘 관심 갖고 읽는 소설이 있다면?
▲ 조정래, 최인호, 박완서 중견 작가들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젊은 작가들의 소설도 관심 갖고 읽지만 갈등구조를 잘못 만드는 것 같습니다.

- 주변의 반응이나 소감은.
▲ 소설을 읽으신 분들이 가슴이 너무 아팠다면서 많은 분들이 격려와 좋은 평을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시대 상황에 적합한 좋은 소설 썼다고도요. 북한에 대한 현실이 디테일이 돋보인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특히 전쟁의 슬픔과 사랑, 상처를 누구보다도 잘 포착했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 소설로 영화를 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사람도 많았고요. 그리고 6.25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으셨는지 한마디 하신다면?
▲ 전쟁으로 인해 뒤틀린 개인의 역사, 아니 우리의 비극적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쟁은 종교나 이념, 또는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일어나서도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 국제한국어교육문화재단 이사장으로 계시죠? 소개 하신다면.
▲ 한국어는 세계 10대 언어입니다.
재단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제2언어로써나 외국에서의 한국어와 한국문화교육을 강화하고 더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연구하고 교육을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를 교육하는 기관은 세계 150개 대학에서 교육하고 교육하는 기관은 세계적으로 4000개에 이릅니다.
한국어교육을 하다 보니 교원수습이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런 문제를 정부나 관계기관에 제안하고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는 등의 한국어를 세계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 지금까지 문예지에 5편정도 단편을 발표했습니다. 몇 편 더 써서 작품집을 낼 려고 합니다. 삶의 희망을 주면서 긍정적이고 상처의 치유되는 내용의 장편소설도 1,2권정도 더 쓰고 싶습니다. 국제한국어교육문화재단일에 더 집중해서 일하려고 합니다.

* 박영순 이사장은
경북 예천 출신인 박 이사장은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학위 받음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언어학석사(MA) 및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미국 버클리대학교 객원교수 역임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및 국제한국어교육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임중이다. 또한 통일문학포럼 부회장이다.
장편소설로는 ‘예천에서 꿈꾸다’, ‘그 남자’, 수필집 ‘하나의 위대함. 여럿의 아름다움. 꿈과 열정이 있는 있는 풍경’, 시집으로는 ‘서일의 축복’ 등이 있다.
‘서울20 평양60’으로 2015년 손소희 문학상을 수상했다.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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