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중국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중계권 계약과 스페인 라리가 에스파뇰 구단을 포함한 유럽의 구단까지 매입에 나서면서 유럽 축구계에 차이나머니(중국자본)’의 공세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3(이하 한국시간) “라스타 그룹 홍콩지사가 에스파뇰의 지분 45.156.0%를 주당 78유로의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으며 인수가는 최대 4500만 유로(562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를 연고로 하는 에스파뇰은 1900년에 창단된 역사 깊은 팀이다.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4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리그 우승 경험은 없고 현재 20개 팀 가운데 10위다.
 
에스파뇰을 인수한 라스타 그룹은 무선 모형 자동차, 베이비시트 등을 생산하고 원자재를 거래하는 업체로 시가 총액 30억 달러(34000억 원)의 회사이다.
 
중국 민영항공사 하이난항공그룹(HNA)도 에스파뇰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라스타 그룹의 손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올해 2월 시진핑 국가 주석 주재 회의에서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을 통과시키며 국가적인 지원에 나섰다.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자국 슈퍼리그 구단을 운영하고 해외 리그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은 축구 마니아인 시 주석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앞서 중국 기업이 유럽 명문 구단의 경영에 참여한 첫 사례로는 올해 초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그룹인 완다4500만 유로를 들여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여 대주주가 된 바 있다.
 
또 중국 스포츠마케팅 회사 베이징 허리완성(合力萬盛)도 지난 1월 네덜란드 프로축구구단 ADO 덴 하그 지분 98%를 매입했다.
 
중국 에너지회사 중국화신(中國華信 CEFC)도 같은해 9월 체코 명문축구구단 슬라비아 프라하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중국은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에 맞춰 구단 매입뿐만 아니라 중계권 체결 등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 뉴시스
 
스페인 언론 아스는 지난 84중국 공영채널 중앙방송인 CCTV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중계권 5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37000만 유로(4700억 원)이다라며 소식을 전했다.
 
최근 스페인 정부는 텔레비전 중계권 판매와 수입 배분 방식과 각 팀이 텔레비전 중계권료 협상을 하는 방식을 바꿔 팀들에 수익이 좀 더 골고루 돌아가는 새 법안을 마련해 적절한 시기를 엿보던 중국에서 중계권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의 해외 구단에서는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중국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등을 적극적으로 유럽시장에 끌어드리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올해 겨울 중국 수비수 장린펑(26·광저우 에버그란데) 과의 계약에 합의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져 유럽 시장 역시 중국의 거대 자본을 의식한 모습을 보였다.
 
장린펑은 지난여름 이적 기간에도 첼시와의 임대 계약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먼저 공식화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단 한 번도 아시아 선수를 영입 한 적이 없으나 급성장 중인 중국 시장을 상대로 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장린펑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장린펑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 대해 아직 임대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해외 축구단 경영 참여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여 그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oyjfox@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