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와 같은 중년의 사랑을 말한다

금기와 같은 중년의 사랑을 말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중년기를 가리키는 연령은 어느 정도 임의적이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40~60세로 규정하고 있다. 중년에 이른 사람이 겪는 생리적·심리적인 변화는 신체적인 능력의 점차적인 쇠약과 자신의 죽음에 대한 자각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중년기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과거에 대한 추억과 회상에 점점 몰두하게 됨에 따라 과거·현재·미래의 상대적인 영향력이 바뀌게 된다. 건설적으로 중년기를 맞는다면 만족스럽고 생산적인 노년을 준비할 수 있다.

급속도로 가속화 되어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젊은 시절 숨 한번 고르고, 주위를 살펴볼 여력도 없이 지나간 시간 속에 어느덧 중년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차곡 차곡히 세월 속의 먼지가 쌓인 중년의 닫힌 가슴의 창을 활짝 열어 시를 통하여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이채(55)시인이 화제다. 이채 시인의 작품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는 것은 사실에 근거한 체험적이면서 이해가 쉽고 표현된 문장의 나열과 특히 중년층 독자들이 작가의 글에서 자신이 경험해 온 세월 속에 자화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운 시집 <중년의 고백>(행복한 에너지)을 중심으로 지난 3일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 이번 시집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 이번에 출간하는 제8 시집인 「중년의 고백」에는 111편의 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중년에 관한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 출간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중년을 이해하고 중년을 예찬하는 내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중년이라고 그리움을 모르겠습니까> <중년이라고 이러면 안 됩니까> <중년의 당신, 어디쯤 서 있는 가> 이번 시집 <중년의 고백>등 중년에 대한 시를 고집하는 이유는?
▲ 중년세대는 갈망과 갈증이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50대의 중년은 어려움을 인내하고 사는 마지막 세대입니다. 누구나 겪어나가는 세월의 인고 속에 중년이란 이름표는 한편으로는 서글픔과 인생의 무상함, 왠지 모르는 가슴 한구석의 허전함, 외로움 쓸쓸함과 과거에 대한 집착과 아련한 미련 등이 중년의 대표적 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힘들고 서글픈 중년을 주제로 시를 통하여 대변하고 싶은 이유 입니다.

- 중년의 사랑을 강조하시는데.
▲ 저는 중년의 사랑에는 고통과 이별의 아픔 그리고 슬픔의 눈물이 담겨 있음을 잔잔하게 작품을 통하여 보여주려고 합니다.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바보처럼 사랑에 빠지는 중년들의 모습에 저도 작품을 통하여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제가 볼 때는 중년의 사랑에는 아픔만 있지는 않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도 있습니다. 참고 인내하는 법, 그러면서 강해지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이는 중년의 사랑은 아무도 막을 수 없지만,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늘 굳게 닫고 있노라면 이율배반적인 발언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년의 사랑은 포기할 수 있어도 잊을 수는 없습니다.

-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찬반이 엇갈릴 것 같은데.
▲ 불륜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에요. 저 자신은 무척이나 보수적이거든요. 그런데 불륜을 조장한다니 말도 안 돼요. 다만, 중년들의 가슴에도 사랑이 찾아오는 걸 어떡합니까. 있는데 없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중년의 사랑은 제도(결혼, 일부일처제 등)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건데, 자꾸 개인의 문제로만 몰아서 제재하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고 드러내 놓고 중년의 사랑을 권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권하는 문제가 아니라 법과 도덕까지 사랑의 잣대로 삼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죠. 사랑을 권하니까 사랑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찾아 온 사랑을 왜 꼭 법과 도덕으로 갈무리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것 없이도 대개는 잘 이겨냅니다.

- 시인이 생각하는 중년이란?
▲ 출생과 사망이라는 인생의 중간지점에 선 중년이 우리사회에서 인간의 진면목을 가장 적나라하게 들여 내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경쟁, 가족 부양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압박 직장 내 젊은 직원들과 경쟁 등으로 절망하고 있습니다. 몸은 늙어 가는데 부모를 부양하면서 자녀까지 책임져야 하는 세대, 나이가 들어도 쉬지 못하고, 모은 돈이 없어 생활이 어려우니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사회 문제화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입니다.

- 독자들의 평가는.
▲ 시들은 압축되고 절제된 시어를 쓰면서도 음율을 맞춰 음악적이며 항상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고, 영혼을 깨끗이 정화하며 우리 생명의 깊은 곳까지 공명을 일으켜 준다고 합니다. 일부 독자들은 박인환, 김남조, 이해인, 정현종, 정호승, 도종환 등의 시인들과 동렬에 자리매김해야할 것 같다고도 합니다.

이채시인의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의 첫 구절인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되/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또는 “살다 보면 이런 날이 있습니다”의 마지막 구절인 “세상의 주름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의 주름은 세월이 만든 다”와 같은 것이다.
시인은 인생의 종점을 달리는 중년에게도 아직 희망과 열정, 살아가는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 전달로 늦깎이 시인 이채시인 8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시집을 낼 때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있다.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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