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수화물과 택배를 이용해 부산·경남 지역에 필로폰을 판매해 온 폭력배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필로폰을 판매한 신당감동파 추종폭력배 이모(39)씨 등 공급자 15명과 임모(42)씨 등 상습 투약자 17명을 검거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필로폰 약 4.5g(1500만 원 상당·150명 투약분)을 압수했다.

부산·경남 지역 마약 판매책인 이씨 등 2명은 필로폰 약 10~30g을 400만~600만 원에 매입해 부산 진구 가야·당감동 일대 신당감동파 추종폭력배인 김씨 등 소매책 13명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필로폰 약 2~10g씩 포장지에 담아 버스수화물 및 택배 등으로 김씨 등에게 수차례에 걸쳐 판매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김씨 등은 택시기사, 가정주부, 회사원 등 상습 투약자 17명에게 필로폰을 수차례에 걸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필로폰을 공급받아 4~5배에 달하는 돈을 받고 필로폰을 판매했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택배에 주소 일부만 기입하고, 대포폰 번호를 적어 상대자에게 마약을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주소 일부 미기재로 택배기사가 배달을 위해 대포폰으로 전화를 하면 특정 장소로 와달라고 해 마약을 건네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택배 속에 필로폰과 함께 증류수가 섞인 일회용 주사기도 넣어 즉시 투약이 가능하도록 판매했다.

이씨로부터 상습적으로 마약을 구입한 택시 운전자 임모(42)씨는 환각상태에서 총알택시 운전을 하는 아찔한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야에 부산 구포역과 인근 지역을 단시간에 오가는 총알택시 운전자인 임씨는 환각상태에선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필로폰을 투약하게 됐다. 환각상태였던 임씨는 속도감을 느낄 수 없어 택시를 과속 운행해 평소보다 3~4배 많은 손님을 끌어 모았다. 필로폰에 취한 임씨는 24시간 내내 깨어있어 택시영업을 쉬지 않고 할 수 있었으나, 필로폰에 중독돼 수입의 대부분을 필로폰 구입비로 날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상습 투약자들은 대부분 총알택시 운전자들이다”라며 “심야 기차승객을 태우기 위해 통상 12시부터 4시까지 밤샘 영업을 해야 하는데 필로폰을 투약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데 유혹을 느끼고 투약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차역을 중심으로 택시운전자들 사이에서 필리폰 투약이 만연하게 이뤄진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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