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김인혜 전 서울대 음대교수
[인물탐구] 김인혜 전 서울대 음대교수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5-11-16 11:02
  • 승인 2015.11.16 11:02
  • 호수 1124
  • 6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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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혐의로 파면, 개교 이후 처음 “나도 대학때 혼났었다…”후폭풍

“주님이 능력과 힘 주셨다”는 사람이 제자를…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상습적인 제자 폭행으로 파면된 김인혜 전 서울대 음대 교수(53)가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10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김 전 교수가 “파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교수가 제자들을 폭행하고 학부모들에게서 금품을 받은 점 등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전했다.

몇 년 전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꽃게잡이 폴포츠와 야식배달부 김승일의 후원자를 자청하며 강렬한 카리스마와 인간미 넘치는 눈물로 안방극장에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서울대 김인혜 교수가 폭행으로 휘말리면서 결국 파면됐다.

상습적인 학생폭행

이번 폭행은 음악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현역교수의 제자폭행이라는 사실과 논란의 발단이 폭행과 연루된 제자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 아니라 주변 동료교수의 투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이슈를 낳았다.

서울대에 따르면 김 교수의 동료교수가 지난 2010년 12월 낸 2건의 투서를 근거로 김 교수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투서와 성악과 교수 면담을 토대로, 김 교수의 제자들에게서 진정서를 받았으나 김 교수의 제자들 대부분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적극적인 진술을 꺼렸었다. 그러나 서울대관계자가 제자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인혜 교수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더 심했다”고 증언에 나서면서 모든 상황이 김 교수의 목을 죄어오기 시작했다.

김인혜 교수가 제자들을 가르치다 “반주자 나가! 커튼 쳐!” 라고 말하면 학생들은 벌벌 떨었다. 이 두 마디는 폭행을 알리는 신호였던 것이다.

서울대 음대 관계자인 A씨가 김 교수의 폭행에 대한 증언을 터뜨리면서 그녀의 반박은 힘을 잃었다. A씨는 ‘주차장 폭행 사건’을 예로 들면서 김 교수가 2007년 ‘개교 60주년 연주회’에 온 졸업생 B씨를 주차장에서 우연히 마주치면서 “졸업하고 인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뺨을 20여 차례 때렸다고 증언했다.

또한 A씨는 음대 연습실 앞에서 음대 여학생 C씨가 퉁퉁 부은 볼을 손으로 가린 채 울며 뛰쳐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당시 그 여학생이 맞은 이유는 김 교수의 허락 없이 콩쿠르 반주자를 바꿨다는 이유였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김 교수가 자신이 출연한 공연에 박수소리가 작았다는 이유로 꽃다발로 학생들을 때렸다는 진정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음악캠프에 불참하겠다는 학생들을 때렸다는 의혹에도 휘말려 있다.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캠프에 경제적 사정과 오페라 공연 참여 등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밝힌 학생을 때렸다는 것이다. 당시 캠프는 항공료를 제외한 참가비가 수백만 원에 이르렀다. 결국 불참의사를 밝히던 학생들은 나중에 이 캠프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자신이 출연하는 공연 입장권을 조교를 통해 강매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 의혹에 대해서는 김 교수는 강하게 부인했다. “내 공연은 오히려 표를 못 구해 문제일 정도다. 늘 매진인데 표를 강매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기념일마다  명품 선물 요구

김 교수가 기념일마다 명품 선물을 강요하고 값싼 선물을 하면 집어던지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증언에 대해선 김 교수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대학시절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명품 선물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형편이 어려웠다. 친구들이 돈을 모아 교수님께 선물을 하자고 하면 부담스럽고 속상했다. 그래서 내 제자들에겐 돈 모아 선물하지 말고 따로 하라고 말했다. 음대 교수들의 공연에 가보면 콘서트홀 입구부터 제자들이 보낸 큼직한 화환이 여러 개 놓여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속앓이 할까봐 꽃 한 송이도 고마우니 돈 모아서 하지 말라고 한 적은 있다”

자신의 어려웠던 형편을 떠올리며 자신과 같이 속앓이 하는 제자가 없길 바라는 교수의 마음에서 배려했던 말이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열심히 의혹의 폭탄들을 포장하고 있는 김 교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다른 폭탄들이 터져 나왔다.

김 교수는 SBS ‘스타킹’에 출연하면서 바빠지자 수업일수를 채우지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정상적으로 수업했다고 일지를 작성케 했다고 한다. 학기당 16회 이상 해야 하는 개인 레슨을 1,2회만 하고 학생들에게는 실기수업을 모두 다 이수했다고 기록부에 쓰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방송 때문에 수업을 못한 적은 없다. 1년에 100회씩 되는 오페라 공연 때문에 강의를 빠지는 경우가 있지만 주말에도 나와 보강수업을 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김 교수의 주장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뻔뻔함’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김인혜 교수가 시어머니 팔순잔치에 제자들을 동원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논란은 인터넷에 올라온 ‘‘OO호텔 팔순잔치’라는 제목의 동영상으로 시작됐다. 동영상은 서울 소재 모 호텔에서 열린 김인혜 교수 시어머니 80세 축하연 당시상황을 담았다. 특히 정장과 드레스를 차려 입은 남녀 축하객들은 합창무대를 선보이거나 가면을 쓴 채 소규모 뮤지컬까지 펼쳐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김 교수가 사적인 집안 행사에 제자들을 불러들여 축가를 부르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비난 여론이 더욱더 커져가고 있다.

시어머니 팔순잔치에 제자동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 김 교수가 “대학 때 지도교수님께 하도 무섭게 혼이 나 울었던 기억이 많이 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가르쳐 왔다”고 해명한 것도 거센 후폭풍을 가져왔다.

김 교수가 언급한 지도교수가 메조소프라노의 대모로 불렸던 故 이정희 교수로 알려지면서 이교수의 제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故 이정희 교수 동문회’는 “스승님은 교육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학생의 인격을 존중했고 어떤 경우라도 따뜻한 사랑으로 제자들을 대했다. 이번일로 야기된 故이정희 교수님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에 대해 제자들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인혜 교수와 변호사의 진술을 청취하고 피해 학생들의 자필 진술서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의혹 내용에 대한 피해 학생들의 주장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높다”고 전하며 김 교수의 파면 결정을 내렸었다.

 

김인혜 전 교수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소프라노)를 졸업하고 미국 줄리아드음대에서 동양인 최초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또한 동아콩쿠르 1위, 칠레·브라질 콩쿠르 입상, 링컨센터기념상과 프랑스 쇼메사와 한국 음악협회가 선정한 2006 예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김인혜 전 교수는 현재 명성교회 집사로 특송과 명성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명성월드글로리아센터 음악감독, 월드투게더 홍보대사를 맡고 있으며, 기독교방송(CBS) TV ‘김인혜 생명콘서트’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등 활발한 음악 선교 활동을 전개했다.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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