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칼 끝 연예계 겨누나


최은서 기자 = 국세청이 최근 강호동 김아중 등 국내 톱스타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수억 원 대의 추징금을 부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다. 국세청은 강호동과 김아중에게 추징금을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고소득 연예인들과 엔터테인먼트사 등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예인들의 탈세 혐의가 추가적으로 드러날지에 연예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국세청 내부에서는 후폭풍을 우려해 고소득 연예인들의 세무조사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반기 국세청 칼날, 연예인·PD·대형 엔터테인먼트로 향할까
고소득 연예인 탈세혐의 추가적으로 드러날지에 연예계 촉각


국세청이 강호동 김아중 등 고소득 연예인들을 정조준했다. 국세청은 올 상반기에 전문직 등 취약분야 사업자 274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 총 1534억 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또 지난달부터 세금 탈루 혐의가 짙은 고소득 전문직 사업가 37명에 대해서도 추가 세무조사에 착수했는데 여기에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연예인이 포함돼 있다. 국세청이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면서 향후 하반기 세무조사가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될 공산이 높다.

탈세 강호동·김아중
수억원 세금 추징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2국은 지난 5월 신고된 강씨의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을 분석, 강씨 탈세 혐의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결과 8월 말께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이 강씨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인 것은 강씨가 매니저 및 코디네이터 임금 등 필요 경비를 과다 계산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강씨 소속사는 “강호동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결과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며 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을 부과 받은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소속사는 또 “5개월여의 기간 동안 변호사와 세무사를 통해 법적 절차를 지키면서 국세청의 절차와 조사에 충실히 따르면서 조사에 응했다”고 해명하며 “변호사와 세무사는 필요 경비를 인정해달라는 점 등 몇몇 항목에 대해 국세청에 반론을 제기했으나 신고 내역 중 세금이 과소 납부됐다고 결론이 내려져 결과적으로 추징금을 부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와 과정이 어찌 됐든 강호동을 사랑하는 팬, 나아가 국민 여러분께 우려의 시선을 받은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강씨에 대한 비난과 동정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강씨가 2009년 ‘제43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강남세무서에서 1일 명예민원봉사실장으로 위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강씨에게 닥친 악재는 또 있었다. 강씨의 탈세에 대해 지난 7일 검찰에 시민의 고발장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사업가 A씨가 오전 8시께 탈세 혐의로 고발했으며 고발장에서 “강호동이 국민들 덕에 연예활동을 비롯해 개인사업까지 연 300억 원의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썼다”면서 “하지만 강호동은 ‘그저 몰랐으니 추징금만 내면 된다’는 태도 밖에 보이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냈다.

강씨에 이어 김씨도 국세청으로부터 과거 수년간의 소득세 내역에 대해 세무조사를 받아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국세청은 김씨가 지난 4년 동안 소득액 신고를 일부 누락하는 등 세금 탈루 혐의를 포착해 6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김씨 소속사는 “김아중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결과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며 “김아중과 세무대리인 사이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착오로 인하여 발생한 듯 하다”고 밝혔다.

‘공정세정’과 행보
같이 하는 것


연예계는 강씨와 김씨가 동시에 세금 추징을 당하자 국세청 세무조사가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 칼날이 고소득 연예인뿐만 아니라 PD, 대형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향해 연예계 전반에 세금 추징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국세청 추징은 이현동 국세청장이 내세운 ‘공정세정’과 행보를 같이 하는 것으로 하반기 세수관리를 위해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를 밝힌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현동 국세청장은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세원 정보를 강화하고 지능적 탈세에 대해 엄정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연예계에서는 종편 확정 이후 종합편성채널들이 앞 다퉈 거액의 이적료를 지급하며 톱스타와 스타 PD 영입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세무조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올 초부터 고수입 연예인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됐고 일부 연예인들이 탈세 혐의를 인정해 세금을 비롯한 추징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연예인들은 광고 수익금과 출연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국세청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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