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예고 없는 대규모 정전사태로 전국이 혼란에 빠졌다. 국가 주요 시설은 물론이고 신호등과 엘리베이터까지 ‘먹통’이 돼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어 혼란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니셜로 쓸 수 밖에 없는 뒷 이야기들을 풀어봤다.
[정리 : 김규리 기자]


A중공업, 연이은 악재로 골머리

“잘 나가고는 있는데, 뭔가 엇박자로 돌아가는 모습”

조선업계 한 고위 관계자가 전하는 요즘 A중공업에 대한 평가다.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에서 세계 1위 자리에 등극한데 이어 올해도 연간 수주목표액을 이미 넘어서는 등 최고의 시간을 보내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 A중공업의 고향인 거제도는 최근 고현항 재개발 문제로 시끌벅적하다고. A중공업은 지난 2008년 조선소가 소재한 거제시 고현항 재개발 및 인공섬 조성을 골자로 한 ‘워터프론트 시티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거제시와 MOU를 체결한 바 있는데 지난달 중순 거제시에 사업 포기 공문을 보낸 것이다. A중공업 건설사업부는 이 사업에 총 5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경기불황에 따라 사업 참여를 중단한다. 다른 사업자와 사업 재개 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손을 털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A중공업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B사의 분식회계설도 충격적인데, B사가 지난 1999년 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사내 발전부문 인력들이 퇴사해 설립한 회사라는 점에서 더욱 황당하다는 평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옛 동지에게 당한 것 아니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라며 “거액이 들어가는 인수전에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있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A중공업의 내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데, 지난 7월 A중공업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기사에서 경쟁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저가 수주 때문에 우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공개돼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이던 노동자위원회가 90% 가까운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해 사측을 긴장시키기도 했는데, 다행히 타결은 됐지만 복수노조가 시작된 첫 달에 파업이 들먹여지며 ‘무노조원칙’이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C그룹 부회장, ‘경쟁사’ 공개 칭찬

C그룹 부회장이 ‘경쟁사’인 D백화점을 공식석상에서 칭찬해 눈길을 모았다.

C그룹 부회장은 지난 5일 열린 ‘E쇼핑몰 외국인 투자유치 확정 및 사업선포식’에서 “D백화점을 직접 가봤는데 너무 잘 만들었더라”며 극찬한 것이다.

C그룹 부회장은 “D백화점은 도심형이고 E쇼핑몰은 교외형이라 100% 같지는 않지만 브랜드 입점 등을 고민해 보겠다”고 발언한 것이다.

직원들은 D백화점이 C백화점 영등포점에서 5㎞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데 C그룹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칭찬 하자 다소 의아해했다.


기세등등했던 F사 홍보팀 오히려 ‘울상’

F사 회장의 비리 사실이 알려지던 올 초 F사 홍보팀은 기자들 앞에서 당당했다. 오히려 비리 사실을 기사화 할 경우 해당 기자는 물론 언론사에 막대한 금액의 민사소송과 명예훼손에 따른 형사고소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 일부 신문이 기사를 작성하자 F사 홍보팀은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당시 [일요서울]도 ‘협조공문’이라는 명분 아래 ‘기사 작성 유보’의 내용을 받기도 했다. 한 번은 무시하고 기사가 나갔다가 해당 홍보팀과 혼전을 겪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 F사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F사 회장의 혐의가 입증됐으며, 법적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고소를 했던 언론사들 역시 무혐의라는 검찰 조사 통보가 나왔다. 이에 따라 고소당했던 일부 언론사들이 대대적인 기사를 작성하고 있어, F사 홍보팀이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커진 앙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 홍보팀에 대한 기자들의 불신이 워낙 큰데다 상종도 하지 않고 기사로써 보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손가락으로 막을 것을 손바닥으로 막은 형상’이라며 홍보팀장의 자질론까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G언론사, H사 전 회장 형사고소

창간을 추진 중인 G언론사 I사 측이 H사 전 회장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형사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I사 측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내고 “H사의 지분 66.75%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급전이 필요한 회장이 주식 양도 의사가 없으면서도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계약금을 받아 가로챘을 수도 있다”고 고소 배경을 밝혔다.

H사 전 회장이 지난 7월 14일 G언론사 회장과 체결했던 주식양수도 계약을 해지한 데 대한 공식대응으로, H사 측은 “계약 후 실사작업까지 마쳤는데 H사 전 회장 측이 차명 명의자들과의 이견을 이유로 이행을 미루어오다, 시일이 너무 지체돼 이행을 촉구하자 그때서야 일방적으로 해지 의사를 통보해왔다”고 주장했다.

H사 전 회장은 계약 체결 후 한 달이 지난 8월 18일 H사 관계자들에게 협상 결렬 사실을 전하고, 통합 무산에 책임을 진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대기업,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국내 대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이고 이들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620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으로 집계됐고, 이를 성별로 구분해 보면 남성 직원들은 12.6년으로 여성 직원의 7.6년에 비해 근속기간이 5년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6195만 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고, 남녀 간 급여 차는 2600만 원 정도다.


배우J, 1년에 한 번 굿한다

배우 J가 1년에 한 번씩 자신의 전속 무속인을 통해 ‘K그룹 망하라’고 굿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는 K그룹 부회장과 이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J는 연예계 복귀 당시부터 일을 봐준 무속인이 있다. 이 무속인에게 매년 부탁해 K그룹을 위한(?) 굿을 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K그룹에 아직까지 큰 우환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K그룹은 더 큰 무속인을 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공기업에 부는 ‘R대’ 인맥

올해 하반기 들어 대대적인 공공기관 임원 교체가 활발한 가운데 R대 인맥이 급부상함. 다음달 27일 임기가 끝나는 S사 사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데, 그가 연임한 배경에 R대 학연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R대 출신인 탓에 이런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에 함께 연임에 성공한 T사 사장도 같은 R대 출신이고, 최근 연임에 성공한 U사 사장과 최근 선임된 V사 부사장도 역시 R대 출신이다.


금융권, 최근 골머리 앓는 내용

금융사들이 최근 IT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는데, 금융회사 실정을 아는 마땅한 IT 인재도 없을뿐더러 인건비와 시설투자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발단은 금융위원회에서 최근 IT 인력을 회사 임직원의 5%대로 늘려야 한다는 개정안을 금융위원회의 공고하면서부터인데, 금융위는 지난달 2일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공고하면서 ‘총 임직원 수의 5% 이상을 정보와 보안기술에 능통한 IT 인력으로 확보하고, 이 중 50%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명시한 것이다.

올해 줄줄이 터진 해킹 사건을 계기로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들에 “IT 인력을 보강하라”고 주문하자 금융회사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인데, 종전까지는 IT 업무를 대부분 외주업체에 맡겨왔다고 한다.


W전자 사장, SW 경쟁력 제고에 분주

W전자 사장이 올해 들어 부쩍 글로벌 SW 기업 CEO와 릴레이 만남을 이어가고 있어 W전자의 SW 경쟁력 제고 화두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말 미국 기업 소프트웨어 업체인 SAS의 짐 굿나잇 회장을 만난데 이어 조만간 앨리슨 오라클 CEO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짐 굿나잇 SAS 회장은 지난달 25일 오후 전세기편으로 방한해 26일 W전자 서초사옥으로 사장을 예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으로 1시간 동안 이뤄졌다고 한다.

앞서 W전자 사장은 지난 7월 말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를 만났고, 올 초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쇼(CES)를 참관하며 글로벌 SW 기업 CEO들을 잇따라 만난 바 있다. 조만간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도 만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W전자의 SW 인재양성과 SW 직군 도입계획 등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이 사장의 글로벌 SW 기업 CEO 미팅 행보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돌려가며 사귀는 아이돌그룹 L, M

같은 소속사인 아이돌 L그룹과 M그룹은 멤버들을 서로 돌려가며 사귀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 그룹 다 멤버 수가 많은 편이다.

최근 M그룹 멤버 N양과 다른 아이돌그룹의 멤버 O군이 사귀는 것을 두고 “왜 넌 다른 소속사와 사귀냐”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현재는 L그룹 P군과 M그룹 Q양이 사귀고 있다. 서로의 집이 웬만큼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이 둘은 양가집에서도 교제를 인정한 상태라고 한다.


저축은행 5곳 영업정지 전망

자산 규모 2조 원이 넘는 3개 대형 저축은행을 포함해 총 5개 저축은행이 추가 영업정지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이달 말 발표될 최종결과에 따라 저축은행 업계가 또 한 번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을 거쳐 최근 12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 받을 수 있는 경영개선명령 대상으로 분류했으며, 이 중 5개는 자력 회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금융 당국이 ‘회생 불능’으로 판단한 5개 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2조 원(작년 말 기준)이 훨씬 넘는 A사와 B사,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 온 자산 2조 원대 규모의 C사, 수도권에 기반을 둔 자산 1조원 대 D사, 지방의 소형 저축은행 E사 등이라고 한다.

이들의 계열 저축은행까지 포함하면 실제 영업정지 저축은행은 수도권 4개, 지방 4개 등 8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5개 저축은행의 총 거래 고객은 작년 말 기준으로 80만 명, 총 예금 규모는 약 13조 원에 달해 최종 영업정지로 이어질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종합상사, 이제는 ‘식량자원’에 눈독

종합상사들이 글로벌 식량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X사는 최근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 개발 전문 업체 지분 8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Y사는 지난 4월 aT(농수산물유통공사) 주축의 ‘국가 곡물조달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작투자 법인에 참여, 15%의 지분을 소유하고 곡물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Z사는 2009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인수한 1만㏊ 규모의 현지 영농법인을 관리하며 식량자원 사업을 시작했다. 다른 경쟁사도 2009년 말 1만 6000㏊ 규모의 인도네시아 팜 농장을 인수해 농장 내에 팜오일 가공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처럼 종합상사들이 식량자원 개발에 나서는 것은 쌀, 옥수수 등 곡물 가격 상승과 일부 국가의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식량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종합상사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력, 마케팅 능력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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