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부동의 1위…비결은?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김정주 넥슨 회장(사진)의 경영 비법이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게임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이은 모바일 게임 출시를 결정한 김정주 회장의 대응의 결실이다. 모바일 게임 환경에 발 빠른 적응이 화제가 되면서 비서·차별·임원 면접이 없는 넥슨의 경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온라인→모바일 중심 변화에도 꿋꿋
비서·임직원 간 차별 없는 경영 눈길

김정주 회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KAIST를 마친 뒤, 세계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발표하며 등장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6세에 불과했다.

업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등장한 넥슨은 이제 굳건한 1위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한 해 올리는 매출만 1조 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현재 넥슨 본사는 2002년 설립된 넥슨 일본법인(구 넥슨 재팬)으로 넥슨 한국법인으로부터 본사의 지위를 승계 받고, 사명을 ‘넥슨 재팬’에서 ‘넥슨’으로 변경했다. 창립 이래 공식적인 본사 기능을 수행해온 넥슨 한국 법인이 본사의 지위를 승계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넥슨 한국법인명도 ‘넥슨’에서 ‘넥슨 코리아’로 바뀌었다.

이후 넥슨은 2011년 12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했다. 상장 후 넥슨 지분구조는 지주회사 NXC가 넥슨 일본법인의 최대주주로 있으며,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즉 넥슨 그룹의 모든 의사 결정권은 NXC가 갖고 있고, 일본법인 역시 한국 기업의 지배를 받고 있는 구조다.

따라서 한국의 지주회사인 NXC가 소유하고 있는 일본의 다국적기업이다. 김정주 회장은 모기업인 NXC 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넥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84억3600만 엔(약 17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전체 매출은 498억1100만 엔(약 4762억 원)으로 9% 늘었고, 순이익은 191억8400만 엔(1834억 원)으로 4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7%로 나타났다.

앞서 넥슨은 상반기에도 매출 9401억 원, 영업이익은 3205억 원을 기록하며 1위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2~5위 업체들의 누적 영업이익을 더한 것과 맞먹는 수치다.

게임별 매출액을 보면 PC온라인게임 매출이 395억엔(372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늘어났다. 중국에서 인기를 끈 ‘던전앤파이터’가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103억엔(97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 증가했다. 특히 ‘도미네이션즈’와 ‘피파온라인3M’이 국내에서 선전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은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중국이 41%로 가장 높았고 한국 40%, 일본 10%, 유럽 및 기타 5%, 북미 4% 순이 뒤를 이었다.

또 넥슨은 올해 4분기 예상 매출은 401억∼429억엔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모바일 매출이 99억∼110억엔, PC온라인게임 매출 전망치는 302억∼319억엔 수준으로 본다.

영업이익은 97억∼118억 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 매출 10억 원 돌파

최근 게임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말 그대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넥슨은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넥슨은 꾸준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해왔다. ‘영웅의군단’, ‘도미네이션즈'’, ‘피파온라인3M’ 등을 출시하며 매출순위 상위권을 지켰다.

그러다 넥슨은 매출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넥슨은 ‘HIT’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HIT’는 일 매출 1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는 그동안 수많은 게임들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해온 넥슨의 결실로 보고 있다. 또 모바일 시장 강자로 불려온 넷마블을 대적할 만한 게임이 탄생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PC게임과 모바일게임 모두를 섭렵해가는 넥슨의 활약이 계속되면서 김정주 회장의 경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게임업계의 대기업이 됐지만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제도들이 넥슨엔 없는 것이다.

우선, 넥슨은 임원을 보좌하는 비서 직군이 없다. 비서진을 통하지 않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주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전화를 받고, 이메일 답장을 보내는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 박지원 넥슨 코리아 대표의 경우 ‘넥슨에서 이메일 업무처리가 가장 빠른 인물’로 통하기도 한다.

임원 차량이나 임원 전용 주차 공간도 별도로 없어 출근한 순서대로 주차를 한다. 보통은 주차장 엘리베이터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임원용 주차공간을 마련해 놓는다.

또 임원과 직원 간 복지 혜택의 차별이 없다. 도서구입비, 자기계발비, 휴가 일수, 건강검진 항목, 명절 보너스 등 각종 사내 복지혜택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채용 과정에서도 임원은 한 걸음 물러나 있다. 채용 후 함께 일할 팀 구성원과 팀장이 면접을 진행하고 선발하도록 돼 있다. 연봉협상과 인센티브 지급 여부도 임원이 아닌 실장급 중견간부가 진행한다.

이밖에도 넥슨은 사무실에 직함 명패를 두지 않는다. 이름 석 자만을 표기해 자연스러운 수평적 기업 문화 형성을 이뤄가고 있다. 150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임직원 수가 3700명으로 늘어난 기업에서 이 같은 모습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넥슨이 젊고 창의적인 조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 생각한다”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차이가 회사 전체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랜 시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앞으로도 게임 퀄리티에 집중하면서 세계 최정상급 개발자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여러 전략적 제휴를 맺어온 것이 좋은 성과를 거두게 했다”며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유저 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안정적인 서비스와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을 뛰어 넘은 RPG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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