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술값 바가지 눈 뜨고 당한다

나이트에서 만난 남성을 특정 바(Bar)로 데리고 가서 가짜 양주를 마시게 하고 고가의 금액을 청구하는 일명 ‘바(Bar) 알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형태의 영업이 점차 ‘조직화’, ‘대형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과거 몇몇 일부 아가씨들이 프리랜서로 시간이 날 때 아르바이트로 하던 개념을 넘어 ‘바 알바’에 의존하는 업소가 하나둘 생기고 있는 것. 심지어 모 업소의 경우, 무려 30명 이상의 ‘외근 영업직’을 고용해 본격적인 ‘바 알바’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많은 남성이 이 같은 ‘바 알바’ 사기를 당하는 이유로 ‘원나잇 스탠드’를 원하는 남성들의 ‘흑심’을 들고 있다. 나이트에서 만난 부킹녀와의 은밀한 하룻밤을 위해 그녀를 따라나섰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유흥정보 사이트 ‘헤이맨라이프(www.heymanlife.com)’ 등의 도움을 받아 치밀하고 치명적인 ‘바 알바’의 세계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원나잇’ 기대가 엄청난 술값으로

‘바 알바’ 형태의 영업을 하는 바들의 특징은 술값이 고가라는 데 있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최소 70~80만 원, 조금 과하다 싶으면 1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술값을 부담해야 하는 남성들의 입장에서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바 알바 여성들이 출근하는 장소는 나이트클럽. 그녀들은 이곳에서 소위 ‘부킹’을 통해 남성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룸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남성들에게 호감을 표하고 남성이 ‘2차’를 가자고 하거나 혹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밖으로 나가자고 한 뒤 자신이 일하고 있는 특정 업소로 남성을 유인한다.

업소에 도착한 여성들은 값 비싼 양주와 고급 안주를 마음껏 시키는 방식으로 남성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원나잇 스탠드’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여성이 리드하는 대로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고, 결국 엄청난 술값을 부담한다. 물론 여성들은 다양한 핑계를 들어 교묘하게 원나잇 스탠드를 빠져나간다.

남성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눈 뜨고 당하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서울 유흥가에는 이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 유흥 마니아들에게 일명 ‘바 알바 경계령’까지 발령된 상태다. 그렇다면 자신과 부킹을 한 여성이 실제 바 알바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파악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유흥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 ‘몇 가지 구체적인 기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그 기준들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선 나이트에서 부킹을 할 때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야 한다. ‘어, 생각보다 부킹이 쉽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함께 한 아가씨가 쉽게 자신의 작업에 넘어오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자가 먼저 나서서 ‘밖으로 나가서 한 잔 더 하자’고 말하는 것도 의심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이 같은 제안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하게 마련이고 여성들은 이 같은 제안에 응할지 응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성이 먼저 밖에 나가서 2차를 하자고 하면 의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가장 결정적으로 여성의 입에서 ‘내가 아는 바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 ‘소주는 잘 못 먹으니 양주나 와인으로 먹자’라는 말이 나오면 100% 바 알바라고 보면 된다. 특히 2차로 바에 갔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남자의 품에 안기거나 자신이 먼저 스킨쉽을 유도하면 이는 바 알바라고 단정 지어도 무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바 알바 여성을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문제는 ‘원나잇’에 대한 욕구가 가득한 상태의 남성이 막상 현장에서 이런 기준을 떠올려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눈에 콩깍지가 씌인 상태’라고 보면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 이렇게 바 알바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바 알바에 낚여 90만 원이라는 돈을 썼다는 직장인 조 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그동안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바 알바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경험담을 접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막상 눈앞에서 ‘에이스급’ 여성이 향수 냄새를 풍기며 섹시하게 유혹을 하니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머릿속은 백지상태가 됐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냥 내가 ‘멍 때리고 있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섹스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판단 실수를 저지르게 한 것 같다.”

바 알바 여성들의 행태는 엄밀하게 말하면 ‘사기’에 가깝다. ‘원나잇’에 대한 기대감을 주면서 남성을 유인해 과도한 술값으로 바가지를 씌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행태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녀들은 경찰서에 잡혀갔을 때의 ‘진술요령’에 대해서도 훤하게 꿰뚫고 있다.


업소 고용 사실 증명할 방법 없다

먼저 그녀들은 해당 업소에 고용됐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부인은 법적으로 어떤 문제도 되지 않는다. 실제 업소와 아가씨들의 고용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그 어떤 법적인 서류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바 알바 여성들은 ‘아는 오빠의 아는 사람’을 거쳐 해당 술집을 알게 됐고 ‘기왕 술을 먹을 거면 그 집에 가서 좀 팔아주려고 했다’는 식으로 진술한다.

또 해당 여성들이 ‘내가 알고 있는 가게’라는 점을 상대 남성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문제 되지 않는다. 누군가 술집을 가는 데 있어서 ‘내가 알고 있는 가게다’라는 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바 알바 여성들이 이렇게 지능적으로 대처하게 되면 경찰 입장에서도 딱히 손 쓸 방법이 없다. 낯선 두 명의 남녀가 만나서 술을 한 잔 먹기로 하고, 아가씨가 ‘기왕이면 아는 집에 가서 술을 먹었다’는 객관적인 정황에서 법적인 문제가 될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업소에서는 메뉴판에 적혀져 있는 그대로의 가격을 받을 뿐이고, 술과 안주를 시키기 전에 손님에게 메뉴판을 주었으니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이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결국 모든 잘못은 남성들에게 돌아가고, 남성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통탄할 뿐이다. 결국 이러한 법적인 단속망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바 알바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할 수 있다.


법적 대처 불가능‘가짜 술’ 증거 잡아야

그렇다면 업소에 가서 술을 시킨 뒤 늦게 해당 업소가 바 알바 영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당연히 그냥 경찰을 부른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가짜 술’의 증거를 잡고 이를 빌미로 삼아 경찰을 불러야 한다는 것. 대부분 바 알바를 고용하는 업소는 이윤 폭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 상당수 가짜 술을 판매한다. 과거 바 알바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는 최 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 군은 당시 업소에서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면서 해당 업소의 실체를 속속들이 파악했다고 한다.

“바 알바를 고용하는 업소는 도덕심이 지극히 상실된 업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업소에서 진짜 양주를 판매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10개 업소 중 1~2개 업소 정도만 진짜 양주를 판매한다. 문제는 바로 이 가짜 양주에 있다. 진짜 술을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은 순전히 업소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문제이지만 만약 업소에서 가짜 양주를 판매하게 되면 경찰이 즉각 증거를 수집하고 해당 업주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다. 업주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일단 술 냄새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바 알바 술집에서는 ‘다른 술을 갖다 주겠다”고 하면서 진짜 양주를 가져오지만 이때 증거를 빼앗겨 버리면 안 된다. 경찰이 올 때까지 가짜 양주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정도의 상황이 되면 업소 측에서는 ‘돈 안 받을 테니 그냥 가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우에 따라 굳이 경찰을 부르지 않고 그 정도 선에서 그치는 것도 그리 나쁜 방법은 아니다.”

가짜 술을 파악하는 방법은 냄새를 통해서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부분은 조금 미진한 면도 없지 않다. 특히 나이트를 가는 사람 대부분은 이미 술을 먹고 가기 때문에 냄새에 민감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술을 가져오는 단계에서 재빨리 술병을 낚아채 병뚜껑 주위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가짜 양주들은 양면테이프로 교묘하게 새 것인 것처럼 붙여서 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이럴 경우에는 웨이터나 아가씨가 먼저 술을 따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가짜 술’에 대한 증거를 잡지 않는 이상, 바 알바에 대한 법적 대처는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결국 이런 바 알바들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남성들 ‘흑심’을 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석 헤이맨라이프 기자] www.heymanlife.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