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煞)을 풀어야 잘 살지


하는 일마다 꼬이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고, 100%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업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실패한다. ‘무슨 귀신이 이렇게 방해를 하나’ 하는 생각도 들 만하다.

‘살’에는 수없이 많은 종류가 있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역마살, 일생 동안 재앙이 속출하는 재살, 색정 사건을 일으키고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도화살, 망신당하고 체면이 구겨지는 망신살, 혼인만 했다 하면 남편이 죽는 공방살 등.

이 살은 한번 끼었다 하면 푸닥거리로 풀어주지 않는 한 그 효력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 유난히 다툼이 많으면, “너랑 나랑 아무래도 살이 낀 모양이야? 어디 가서 살을 풀어야 하나봐?”라는 말을 한다.

무당을 찾아가면 “살이 끼었으니 풀어줘야 한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무속에서는 살을 풀기 위하여 무당이 하는 ‘살풀이’가 중요한 의례 가운데 하나다.

최근 색정령 가장 설쳐

살은 귀신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것도 적지 않다. 귀신이 씌어 생기는 살을 ‘빙의살’이라고 한다. 귀신이 어떤 사람의 영혼에 접근하여 영적인 장애를 일으켜서 그것이 살로 작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질병과 재난을 일으키는 살은 ‘빙의살’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빙의살’은 스스로 불러들이는 경우가 많다. 못된 생각에 젖어 있는 경우 같은 상념에 젖은 귀신의 침입이 용이해진다. 미친 듯이 사람들을 공격하고, 갖가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가장 설치는 귀신이 색정령이다. 성에 굶주린 색정령이 빙의되면 섹스에 탐닉하게 되고, 온갖 변태적인 섹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색정령은 섹스에 탐닉하는 사람과 파장을 맞추어 아주 자연스럽게 빙의하게 된다. 빙의된 사람도 자신이 색정령에 의해 빙의되었는지, 아니면 자신이 섹스를 아주 좋아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전 국토에 넘쳐나는 러브호텔이 말해 주는 유부남·유부녀의 불륜, SM(Sadist & Masochi st), 미성년자 성폭행 등도 색정령의 활동이다.

2003년 10월에는 급기야 배우자를 맞바꿔 성관계를 맺는 ‘스와핑’ 부부가 적발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의사, 대기업 임원, 공무원 등 상류층 인사의 부부들은 노래방, 펜션 등지에서 4~10쌍씩 부부교환 섹스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6,000쌍 정도의 부부가 스와핑을 하고 있는 것을 추정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색정령이 설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색정령과 함께 설치는 귀신이 저주령이다. 살로 말하면 ‘가념살’이라 할 수 있다. 악념에 사로잡힌 사람은 다른 사람의 영혼에도 악영향을 주어 해를 끼치는 일이 많다. 이런 악념을 품게 되면 저주령이 자연스럽게 빙의된다. 저주령의 방해를 받게 되면 벗어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귀신만 정령시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귀신이야 정화시켜 주면 그만인데 인간의 혼이 다른 사람의 혼에 직접 위해를 가할 경우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런 경우는 부부 간에 많다. 최근 평생을 반려자로 살아야 할 부부가 원수지간이 되어 헤어지게 되는 일이 매우 잦다. 자신의 불행이 마치 상대방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처럼 서로를 원수 대하듯 한다. 이런 경우에는 귀신의 작용이 없어도 ‘가념살’에 의해 양쪽 모두 다치게 된다.

삼류 정치판은 ‘가념살’ 때문

최근 국내 이혼율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3위로 올라섰다고 한다. 선진국은 갈수록 이혼이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가치관의 변화와 경제문제로 갈라서는 부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370쌍 꼴로 이혼함으로써 결혼하는 쌍의 절반 가까이가 이혼을 하는 셈이다. ‘가념살’의 작용이 그만큼 많아졌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가념살’의 극치는 정치판에서 볼 수 있다.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각, 상대를 끝없이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주가를 올리겠다는 정치인들의 얼굴이 매일같이 매스컴을 통해 비쳐진다. 그들의 얼굴을 살펴보노라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 악령의 얼굴을 하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그들은 왜 모를까? 저주령에 의해 장악되어 살기를 내뿜고 있는 그들은 그 ‘가념살’이 결국 자기 자신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왜 알지 못할까?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도 ‘가념살’의 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의 비리나 캐고 비난이나 하는 정치인이 되기보다는 남을 칭찬하고, 생산적인 논쟁을 하는 것이 성공하는 정치인이 되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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