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아틀란티스 공유수면 침해 사실·롯데 도서관 기부체납 미행 ‘나몰라라’


석촌호수, 기부체납 안하고 계속 사용
송파구, 의도하지 않았지만 특정 기업에 유리하게 돼
석촌호수 10년 후에도 롯데가 사용할 가망성 높아


잠실롯데월드 뒤편에 위치한 석촌호수는 원래 서울시 땅이었으나 1987년 6월에 재정된 서울시 ‘시유재산 조성지침’에 의해 1988년 7월 4일 송파구로 이전됐다. 이후 ㈜롯데호텔이 석촌호수 내에 1만6000㎡의 인공섬을 만들고 그곳에 놀이시설을 만들었다. 이곳이 바로 ‘매직아일랜드’다.

1990년 3월 24일에 개장한 이곳은 20년간 롯데호텔 측에서 무상사용을 한 후 2010년 3월에 송파구에 기부채납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용기간을 10년 연장하면서 여전히 매직아일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5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매직아일랜드를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고 송파구도 세수(稅收)를 얻을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재개약에 있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이 부분을 살펴본다.

롯데월드는 1985년 9월에 굴토작업을 시작해 3년 후인 1988년 9월에 개관했다. 그리고 이듬해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개원하면 도심 속의 놀이동산으로 자리 잡았다.

개장 11년차에는 누적 입장객이 5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07년에는 1억 명을 돌파하며 지금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실내 놀이시설인 어드벤처와 실외 놀이시설인 매직아일랜드로 나뉜다. 어드벤처는 롯데월드의 소유지만 매직아일랜드는 송파구 소유인 석촌호수에 인공섬을 만들어 놀이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1990년 20년간 석촌호수 무상사용을 조건으로 주변을 정리했고, 그 사용기간은 지난해 3월로 종료됐다.

시설사용 재연장…
어차피 롯데 외에는 없어


롯데는 무상사용이 끝난 지난해 3월 매직아일랜드에 대한 10년 사용권을 획득했다.

송파구에서는 매직아일랜드를 철거하고 근린공원으로 원상복귀를 시킬 것이냐 아니면 시설을 유지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을 했고, 이를 전문기관에 효율성 운용전략 및 사업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검토 결과 결국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송파구는 곧바로 매직아일랜드 사용자를 공모했으나 1차에서는 유찰이 됐고, 두 번째 공모에서 롯데만 신청을 해 자연스럽게 롯데 측에서 사용권을 부여 받았다.

연간 51억여 원의 사용료를 내고 공원관리부담금의 50%인 5억3천만 원을 내는 조건이었다. 또한 수질 관리도 롯데 측에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어차피 매직아일랜드만 가지고는 사업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 또한 지금까지 롯데월드를 이용한 이용객들은 어드벤처와 매직아일랜드를 롯데월드로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별도의 사업자를 선정하게 되면 입장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다.

결국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고자 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사업성을 갖춰야 한다. 매직아일랜드의 면적을 좀 더 넓혀 많은 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면 다른 사업자도 공모할 수 있는 가망성이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매직아일랜드의 면적을 넓히는 것은 아예 배제했다.

수익이 안 나는 사업에 누가 뛰어들겠는가? 결국 기존에 사업을 영위했던 곳이 가장 유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 송파구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롯데는 원상복귀를 위해 많은 돈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하면서 사용료를 내는 것이 더 낫다. 물론 송파구 측에서도 연간 50억 원, 10년간 500억 원의 수입이 생기니 결코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송파구의 시설사용 공모는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롯데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은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송파구는 재정자립도가 지난해에 비해 10%포인트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73.9%로 높은 편이다.

송파구가 롯데 측에서 받는 50억 원은 일반회계가 아닌 특별회계 부분이므로 계속해서 발생할 수는 없다. 10년 후 재계약 시점에서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연간 50억 원은 없어지게 된다. 계속해서 세수를 유지하려면 재계약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사업자도 공모에 뛰어들기 어렵다. 그 사이 롯데월드는 매직아일랜드를 통해 계속해서 수입을 올리게 될 것이다.

특히 제2롯데월드가 들어선다면 그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여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는 계속될 수도 있다.

롯데, 무상사용기간
40년 요청하기도


롯데는 지난 1999년 1월 롯데 측은 매직아일랜드 부지에 대해 무상사용기간을 20년으로 정한 송파구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송파구의 결정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롯데 측은 매년 10억 원의 적자를 내는 롯데월드에 대한 비용회수를 위해서라도 무상사용기간이 40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경우 특혜 의혹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송파구 측의 결정은 정당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롯데월드가 적자가 나서 무상사용 기간을 늘려달라고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던 롯데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매직아일랜드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

지난해 롯데월드는 스포츠센터 4층의 피트니스 클럽을 폐쇄하며 등록회원 1600여 명에게 입회보증금 700~1000만 원씩을 환불해 줬다. 하지만 등록회원들은 피트니스 클럽이 문을 열 때 입회보증금은 당시 시가로 집 한 채 값이었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수십 배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등록보증금만을 반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등록회원들은 등록보증금 반환보다는 계속해서 운동하는 것을 원했지만 롯데 측은 폐쇄를 강행했다. 법원 측도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매직아일랜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용료를 내면서까지 이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아틀란티스,
공유수면 점용 해결됐나?


2004년 매직아일랜드 내에는 아틀란티스라는 놀이기구가 들어섰다. 하지만 설계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바로 공유수면 침범문제였다.

아틀란티스의 높이는 무려 34m나 된다. 도시건축법령에서는 층수 구분이 안 되는 경우 한 층의 높이는 4m로 한다는 규정이 있다.

도시공원법 시행규칙에 따라 3층 이상의 시설물을 지을 수 없었지만 롯데월드 측은 공사를 강행했다. 게다가 아틀란티스를 시공을 맡은 시공사는 무면허업자로 건설산업기본법 42조까지 위반했다. 하지만 공사 초반 송파구는 건축물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며 서울시에 문의까지 했지만 결국 승인을 했다.

향후에 문제를 불거지자 송파구는 이를 지적했지만 롯데월드 측에서는 이미 마련된 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항의해 결국 공유수면 점용료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법을 어긴 것을 인지하고서도 관할 지자체가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문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송파구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그 후에 롯데월드 측에서 아틀란티스를 개보수해 공유수면을 침범하고 있지 않은지 아니면 계속해서 공유수면을 침범했다면 점용료를 제대로 내고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아틀란티스의 내구연한이 다 돼 새롭게 교체할 때에는 공유수면을 침범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법을 어겼던 기업과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지자체가 빚어낸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서관 기부채납은
어떻게 진행되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은 석촌호수 동호변에 가칭 ‘송파문화예술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자체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자 구의회에서는 구청장이 바뀌면서 문화예술센터가 도서관으로 변경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당초 취지와 다른 인공 건조물이 들어선다면 사업자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송파구 예산으로는 예술센터 건립은 불가능한 상태라 구에서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게 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 측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고 롯데는 200억 원의 돈을 들여 도서관을 건립한 뒤 기부채납 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에 대해 송파구의회 안성화 구의원은 “지금까지 롯데월드 측의 액션은 없다. 하지만 롯데월드 측에서 도서관을 짓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 할 수도 없다”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서는 더 큰 데미지(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롯데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 측에 도서관 건립문제를 문의해 봤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

사회적으로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이미 제2롯데월드 건립문제를 놓고 특혜시비가 있었던 만큼 롯데 측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약속을 제대로 지켜야만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잡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