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소의 위기대처술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성매매는 리스크가 꽤 큰 사업이다. 불법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만 언제 어디서 단속이 뜰지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찰과의 적절한 연계 고리가 있다면 어느 정도 대처를 준비할 수는 있겠지만 단속이라는 것이 꼭 그렇게 예고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업소에 불만을 품은 손님이 직접 경찰에 신고를 할 경우에는 경찰도 예외 없이 단속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업주의 입장에서 여기에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문을 닫아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업주들은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위기대처 능력을 키우게 된다. 성매매 업체는 과연 어떠한 방식의 위기 대처술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성매매 업소에 가장 필요한 위기 대처술은 바로 외부의 상황을 철저하게 감시하는 것과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의 문제다. 결국은 이 두 가지 문제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서 대처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럴 경우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업소들은 이러한 두 가지의 문제에 집중해서 대처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대비해서 어떻게 사전에 철저하게 훈련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각 업소들이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위기대처술들이다.

일단 경찰들이 밀고 들어왔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끄는 일이다. 그래야만 남자 손님이나 여종업원이 재빨리 옷을 입을 수 있고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콘돔을 인멸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성매매가 이뤄지는 장소가 밀실로 되어있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이 쉽게 찾기 힘들게 하고, 설사 찾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게 하기 위해서다. 밀실을 만드는 방법은 바로 방 속에 또 다른 방을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 성매매 업소들의 내부는 그리 밝지 않은 조명이기 때문에 방속에 또 다른 방을 만들게 되면 잘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침대 뒷부분으로 방을 만들게 되면 그쪽에 방이 있다는 것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때로는 화장실 안에 또다른 방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화장실 안에 또 다른 방이 있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역시 굉장히 지능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더 지능적인 방법은 이렇게 화장실 안에 방을 만들되, 그 앞은 마치 조그만 창고처럼 만드는 일이다. 마치 각종 휴지나 비품들을 비치해 놓은 것처럼 만들어 놓으면 경찰들이 슬쩍 열어보고 방이라고 도저히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밀실로 잘 위장 해놓으면 단속 시간을 최대한 벌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예 그 안에 손님과 아가씨가 있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업주들로서는 최대한의 위장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CCTV로 24시간 감시체제

일단 경찰들은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변의 상황을 철저하게 감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일부 성매매 업소들의 경우 아예 철문을 만들어놓아 손님이 와야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는 곧 철문을 잠가버리면 경찰들이 뜯기 전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대개 건물에만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전봇대나 주변의 건물에도 몰래 CCTV를 다는 경우가 있다. 사방을 보다 입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CCTV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업소 안에서 한눈에 360도로 모든 주변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CCTV만 봐도 단속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일단 경찰이라고 의심되는 사람들이 주변에 오게 되면 철문을 잠가 버리고 성매매의 증거들을 인멸하기 시작하면 상당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렇게 할 경우 실제 성매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를 거의 완벽하게 은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많은 CCTV를 단 것도 별로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저 ‘보안상 그렇게 하고 싶어서 했다’고 말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때로 CCTV는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찾아내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범죄를 은폐하는 것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업소의 간판 자체를 전혀 다르게 위장할 수도 있다. 실제 최근 야식집으로 위장한 업소가 경찰에 적
발되기도 했다. 겉에는 ‘OO야식’이라는 간판을 달고 ‘족발, 닭똥집’ 등등의 문구를 적어 놓으면 길을 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곳을 야식집으로 알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부에는 성매매 손님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전화들과 아가씨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업소들의 경우 대부분은 출장 성매매 업소들이다. 손님들이 인터넷으로 업소로 전화를 하게 되면 위치를 파악한 업소에서 아가씨들을 모델이나 집, 사무실까지 보내주는 것이다. 물론 업소에 여자들이 많이 들락거린다는 점이 주변 이웃들의 의아한 눈길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비밀 통로를 만들어 놓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주변의 눈길을 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의아한 눈빛을 보내더라도 설마 ‘야식집’으로 위장했겠냐는 의심까지는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단속을 피할 수 있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매매 업소들의 이러한 치밀한 위장술과 위기 대처술에 대해 경찰들은 얼마나 이들을 파악하고 있으며 또 이에 역공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일까. 하지만 아직은 여전히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경찰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현재 퇴직한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현재적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경찰들이 그런 부분들까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업무들도 벅찬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그런 세밀한 것까지 미리 신경 쓰고 상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매매 범죄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쉽고 빠르게 수사에 착수하기 힘든 점까지 있다. 그런 점에서 누군가가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 전까지는 적극적인 수사 자체가 힘들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다른 기타 강력사건에 비해 좀 더 뒤로 밀리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실제 강도, 살인, 강간을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피해자가 없는 성매매 사건을 먼저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업소들의 이러한 대처술에 대해서는 경찰 역시 특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 이러한 업소들의 대처술이 점점 더 지능화될 경우 성매매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최소한 경찰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야 이들 성매매 업소들 역시 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매매 자체를 뿌리뽑으려는 정부의 노력과 성매매를 하지 않는 건전한 사회풍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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