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로 확산된 학력위조 후폭풍 >>

전 동국대 부교수 신정아 씨의 학력위조 파장이 여전히 거세다. 이후 문화예술계에는 학력위조를 미리 고백하는 ‘커밍아웃’이 줄을 이었고 이 파장은 결국 연예계로 확산됐다. 언론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인물의 학력 위조 의혹 기사가 보도되고 다음은 누구인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다. 이제 네티즌까지 가세해 문화예술·연예인들의 학력에 대한 의혹과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극계의 거장 윤석화의 학력위조 고백에 이어 영화배우 이경영과 장미희의 학력위조 의혹까지 불거져 충격을 줬다. 그러나 현재 밝혀진 학력위조 인사들은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 동종업계에 몸담은 인사들의 의견이다. 문화예술계에는 상당수의 학력위조가 팽배해왔고, 연예계 역시 예외는 아니라는 것. 연예계는 괜한 학력위조 불똥이 튀었다고 보여지지만 사실 예전부터 연예인들의 학력위조 사례가 종종 드러나기도 했다.


신정아의 학력위조 파문에 이어 이지영(굿모닝팝스), 이창하(러브하우스), 김옥랑(동숭아트센터), 만화가 이현세, 심형래 감독, 정덕희 교수(명지대), 가수 타블로(에픽하이), 진중권 영화 평론가 등 많은 인사들이 학력위조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몰론 그 중에는 억울한 경우도 있다. 정덕희 교수는 과거 방송에서 자신이 고졸임을 밝혔었고, 진중권 평론가 역시 박사학위가 없음을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타블로는 네티즌들의 의심으로 학력위조 도마 위에 올랐지만, 학력위조와는 무관했던 타블로는 “장난하냐. 가서 확인하라”는 불쾌감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연극계의 거장 윤석화가 “이화여대에 다니지 않았다. 뉴욕대 수료가 아니다”라며 학력위조를 고백했다. 윤석화는 연극인 중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석화는 가족들이 있는 홍콩으로 고백 다음날인 16일 오전 출국했지만 여전히 윤석화
의 학력위조 배경과 본인의 진심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의혹이 난무하다.

배우 이경영도 학력위조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충남대 의학과를 중퇴하고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것이 공식학력이지만 정작 이경영은 충남대 의학과에 입학한 기록이 없다는 것.

이경영은 “충남대 경상대에 한달여를 다녔고 데뷔 당시 의사가 꿈이라고 언급한 것이 의대 입학으로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본인의 공식학력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한 방송에서 이경영이 집안형편으로 의대를 자퇴했다고 말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쉽게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배우 전도연 역시 케이블방송의 취재를 통해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이 아닌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최고위 과정 수료임이 밝혀졌다.

17일에는 배우 겸 교수(명지전문대) 장미희의 학력위조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장 교수는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했다고 밝혀왔지만 동국대는 17일 언론을 통해 “장미희와 장미정(본명) 모두 학적없음”이라고 공식확인했다.

동국대 측은 같은 날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문모임에 연예인들이 많이 모이지만 장미희 씨는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으며 학교 측도 장미희 씨가 허위로 동문행세를 한 부분에 대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학력 논란이 불거지자 자택과 핸드폰 모두 연락이 되지 않았고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명지전문대 역시 “매우 바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학력위조, 오래된 관행

이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예술인과 방송인들의 학력위조 의혹이 불거지지만 관계자들은 “학력위조는 쉬쉬하며 지켜진 오래된 관행이었다. 드러난 부분도 일부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비쳤다.

해외 대학이나 생소한 학과이름으로 확인이 쉽지 않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학력위조는 이번 신정아 파문 이후 줄줄이 드러나 예술계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력위조가 더 존재할 것이라고 동종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연예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신정아 파문으로 이어진 문화예술계의 학력위조가 연예계로 불똥이 튀었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학력위조는 공공연히 존재했다는 의견이 많다.

배우 심은하는 모 지방대학의 무용과 출신으로 학력을 위조했다. 또 성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안양예고 졸업으로 알려진 사례가 있어 당시 논란이 있었다.

탤런트 임수정의 수원대학교 졸업학력도 잘못된 기재였고 서울의 전문대학을 다녔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

또 연세대와 고려대처럼 지방분교가 존재하는 경우 지방분교를 졸업했지만 서울 본교로 알려져도 이를 묵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최근 학력위조에 대해 학벌중시 사회 탓이라는 의견과 본인의 거짓말이라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일단 잘잘못의 주체를 떠나 위조된 부분은 모두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석화에 이어 학력을 속이거나 부풀린 다수의 연예인들이 떨고 있다. 고의적인 학력위조, 과장된 학력에 대한 묵인 등이 얼마나 더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 전언하고 있어 연예인들의 학력검증이 본격화될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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