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가 해답될 수도
- 문재인·안철수 제 3의 길 모색할 때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우리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해법은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가장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당을 살리는 것이란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럼 지금 당을 살리는 방안은 무엇인가? 만약 당이 썩을 대로 썩어 사망선고를 받았다면 분열을 두려하지 말고 깨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선 한 가지 고민이 더 생긴다. 깨고 다시 만들면 희망은 있는가? 아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천정배신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도 그리 달갑지 않다.

그러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탈당을 결행해 새로운 당을 만들면 희망이 생길까? 아직은 미지수다. 향후 야권 정치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두 개의 당이 생길 경우 야권의 차기 총선은 매우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일단 야권 전체를 보면 이번 총선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거다. 그래도 이렇게 당을 깨는 것이 야권이 살 길이라면 깨야 한다. 지금 상황이 그 정도인가? 文과 安의 대결을 비롯하여 당내 분열 수준은 그 이상으로 달려가고 있다. 더 이상의 분열이 지속되면 文도 망하고, 安도 망하고, 黨도 망하는 길이다. 야권의 궤멸이다.

만약 文과 安이 제3의 길을 선택한 후 그동안 친문(주류)과 비문(비주류) 간의 계파갈등을 대승적으로 해소하고 당 밖의 세력까지 더 크게 통합할 수 있다면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럼 이것은 가능한가? 우선 文과 安이 제3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거론되고 있는 몇 가지 방안이 있다.

첫째,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50대 중진 정치인 중에서 비상지도부를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안은 文이 사퇴하며, 安과 함께 용인되는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 文 입장에선 자신의 사퇴가 전제되어 있으며, 새로운 지도부가 혁신과 통합에 흔들리지 않고 총선을 잘 치를 수 있을지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安은 상대적으로 文보다는 수용할 여지가 높다. 왜냐하면 文이 사퇴하고 새로운 지도부가 만들어지면 文과 공평하게 새로운 지도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신의 혁신 방안도 반영하도록 노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둘째, ‘공동선대위’ 구성이다. 당의 제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공동선대위를 구성하고 文과 安도 공동선대위에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방안이다. 이 또한 문재인 대표의 사퇴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방안의 최고 약점은 계파 부족장회의가 되어 ‘공천 혁신’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지금의 분열 상황은 해소할 수 있다.

셋째는 ‘조기전당대회’다. 내용이 혁신이든 통합이든 조기전당대회는 文과 현 지도부가 총 사퇴해야 하고,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이 역시 文의 사퇴가 전제다. 이 역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자칫 극한 대결구도로 분열의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모두가 당의 혁신안을 내놓고 원샷에 새로운 지도력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제3의 길의 모든 전제는 文의 사퇴다. 文의 입장에선 자신의 용퇴가 당을 살리는 최고의 방안이라 생각한다면 기꺼이 사퇴할 수 있다. 하지만 文은 무조건 물러나는 식으로 당이 혁신에 성공하고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데 고민이 깊어진다. 그럼 文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정대웅 기자photo@ilyoseoul.co.kr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첫째, 文이 사퇴하고 이상의 세 가지 방안 중 최선의 방안을 권고하는 방안이 있다. 둘째, 文이 사퇴하지 않고 자신의 당 대표 권한을 계속 행사하며 밀어붙이는 방식이 있고, 文이 사퇴하지 않으면서도 당내 분열을 봉합하는 방안이 있다.

文이 사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은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기존의 입장을 검토해보면 文은 계파 부족장회의인 공동선대위에 대해서는 강한 부정을 보여왔고, 야권의 전체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는 검토할 수는 있다고 했지만 安이 제안한 혁신전당대회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제3의 길 중 가장 최선의 방안은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로 보인다.

그럼 文이 사퇴하지 않으며 자신의 당 대표 권한을 계속 행사하고 밀어붙이는 방식이 있다. 이 경우 安은 탈당을 제외한 모든 방식으로 당내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비문세력(비주류, 호남) 역시 탈당 등의 방안을 동원하며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당의 가능성은 최대화 될 것이며 분당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당의 분열 상황이 지속되며 당은 총선에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文이 사퇴하지 않고 당내 분열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사실, 최고의 방안은 ‘문안박연대’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럼 다른 방안은 없는가? 만약 있다면 ‘문안박연대’의 변형일 텐데 더 이상 당내에서 수용되기 어렵다.

따라서, 文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이다. 이를 위해 文은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 대표를 유지하고,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가 만들어지면 당 대표를 사퇴한다.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는 文의 ‘혁신위’ 성과를 계승하고, 安의 ‘혁신’ 제안도 대폭 수용하는 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큰 방향 속에 차기 총선에 대한 지휘는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가 전권을 쥐고 행사하면 된다.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절반 이상을 내놓고,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며, 그에 걸맞는 당의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는 그 어떠한 계파와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구성하고, 오로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당 혁신으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임무를 갖게 될 것이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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