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들은 ‘춤추고’ 신인들은 ‘울고’

선거구 획정 문제로 ‘발 묶인’ 신인
의정보고회 등 통해 얼굴 알리는 현역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신인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여야가 담판회동을 벌이고 있지만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단 여야는 300석의 의원 정수를 유지한 채 농어촌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지역구를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줄인다는 원칙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축소에 따른 해법을 놓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가 선거구획정 문제를 놓고 논의하는 가운데 현역 의원들은 아쉬울 게 없다. 느긋할 뿐 아니라 의정보고회나 여론 수렴 등의 방식을 통해 얼굴 알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을 꺾어야 하는 정치신인들로서는 선거구 획정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선거구 획정 문제가 해결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다. 당장 15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명함을 돌리는 등 제한된 범위에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이름을 알려야 하는 정치신인들로서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험부담도 따른다. 연말 안에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으면 내년 1월 1일부터 예비후보 자격이 상실된다. 이럴 경우 선거사무소 간판을 떼고 선거운동을 중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구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출마하는 한 인사는 “연고지 지역을 중심으로 얼굴을 알리고 있지만 이 지역이 선거구로 획정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도 저도 못하는 처지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의 경우 선거구 획정 문제가 결정된 뒤 본격적인 행보를 취하겠다는 이들도 적잖다.

또 당 내홍이 극심한 야권 일부에선 “문재인 대표가 정치신인들을 발굴하겠다면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여당안을 왜 받아들이지 않느냐”며 정치신인들에게 ‘길’을 열어준다는 말만 할 뿐 실천에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정치신인들이 예비후보 등록 이후에도 각종 제약이 따른다. 현역의원들의 경우 의정보고회 등 각종 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 얼굴을 알 수 있지만 정치신인들은 현역 의원들처럼 인사말 등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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