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 홍보대사로 나선 연예인 ‘왜’

“니들은 출연료 벌고 우리는 사채 쓰라고?”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명 사채 홍보전도사로 나선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여론이다. 일명 국민배우라 불리는 영화인뿐만 아니라 TV에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보이는 모든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사채 홍보 CF를 찍은 것에 대한 반감이다. 분야, 나이, 성별도 다양해 영화배우 김하늘, 최민식, 탤런트 최수종, 여운계, 최정원 개그맨 김미려, 이병진 기상캐스터 안혜경 방송인 탁재훈까지 다양하다.


연예인들은 대부업홍보에 대해서 각자의 주장이 첨예하다. 뻔히 사채업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단순히 고액의 출연료를 받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비양심적인 연예인이라는 질타다.

다른 하나는 연예인들이 금융업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것이 고액 사채인줄은 몰랐으며 사업신고서와 허가를 받은 기업이라고 알았다는 것이다.


난 정말 몰랐네. 사채라는 걸

어쨌거나 CF 출연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연예인이 거액의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광고를 내리는 경우가 최근 발생했다. 어떠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찍은 것은 사채업이라는, 대중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에 몰린 것이다.

대표적으로 청순가련한 이미지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배우 김하늘이다.

아직 계약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위약금까지 물고 최근 CF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방송계에서는 위약금의 경우 출연료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기에 수억은 지불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번 잘못 선택한 광고 하나로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그 동안 쌓았던 이미지까지 타격을 입었다.

방송가에서는 김하늘이 이번 CF로 인해 영화 차기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봐 전전긍긍 고심 끝에 내릴 결론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에 일부 시청자들은 늦은 감이 있지만 용단 있는 결정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쩐의 전쟁’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사채업자로 출연하고 있는 탤런트 여운계의 경우도 이로 인한 심한 타격을 입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사채업 CF에 출연해 드라마에서 사채업자의 배역까지 맡게 된 것은 어색하고 낯 뜨거운 캐스팅이라며 방송국 측의 섭외를 비난했다. 또한 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거의 모든 배우들은 쏟아지는 사채업 광고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방송사에서도 제작자가 직접 나서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대에 편성되는 사채광고는 수억, 수십억원을 준다 해도 편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직접 진화에 나서기까지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광고로 인한 연예인 비난여론은 다단계 판매홍보 이래 두 번째 있는 일이다.


CF 하나로 이미지 타격 어떡해

얼마 전 SBS FM ‘뉴스앤 조이’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결과 성인남녀의 53.1%가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한 연예인의 ‘이미지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어 ‘변화없다’가 38.3%로 나타났고 ‘좋아졌다’는 대답도 8.6% 있었다.

이어 네티즌들은 이들 연예인들의 퇴출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서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점차 방송에서 이들의 CF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이 문제가 되고 있는 연예인 대부업 CF의 문제는 무엇일까.

대부업은 대부분 돈이 없는 서민들을 상대로 연 6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대부업체 관련 민원은 2005년 267건, 2006년 500건, 올해 1∼4월에만 133건이 접수됐다.

이 같은 피해상황이 접수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친숙한 연예인들을 내세워 마치 공신력 있는 금융기관인 것처럼 혼동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일본의 거대 대부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뛰어들어 지난해만 2000억원이라는 엄청난 순이익을 낸 것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러시앤캐시(아프로그룹), 산와머니 등이다.

이에 대해 한 연예인 관계자는 “사전 지식 없이 그냥 금융업이라고 해서 찍은 연예인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그러나 최근 비난여론이 일고 있어 앞으로는 알면서도 대부업 CF를 찍어 자기 무덤을 파는 연예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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