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지난해 발생한 4·16 세월호 참사 원인이 결국 인재(人災)라는 사실이 이번 세월호 청문회에서 재확인됐다.  

16일 서울 중국 서울 YWCA 회관에서 열린 3일차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이수하(47)씨는 사고 다음날인 17일에 잠수인력 500명이 투입됐다는 해경 발표를 두고 팽목항에 있는 모든 대기인원을 다 합쳐도 500명이 안 됐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희생자 유가족인 정성욱(45)씨도 “(현장에) 고무보트밖에 없더라. 잠수했다고 하는데 잠수한 게 아니라 가서 (선체를)망치로 두드리고 오는 게 다였다""저희가 본 건 망치로 두드려서 확인하고그 인원이 다였다"고 말해 이씨의 말에 동조했다.
 
정씨는 "해수부에서 작업 경과를 알려주지도 않고 가족 측이 요청해야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해수부는 지금까지 진행한 사항을 브리핑하고 한 달에 한 번 가족들이 바지선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신현호 세월호 특조위 지원 소위원회 위원은 정낙은 국과수 연구원에게 "사고 발생 초기부터 국과수가 희생자 신원확인에 관여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에 정 연구원은 "17일 선발대를 보냈지만 관여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었다"면서 "18일날 내려갔을 때도 제한적이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당시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국과수가 아직 사망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뒤에서 지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현장의 공무원이 계속 바뀌었고 우왕좌왕하다 가버린 사실이 있느냐"는 신 위원의 물음에는 "복지부에서 고정 직원을 현장에 계속 머무르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여러 팀을 현장에 내려보냈다""세종시 직원들을 장기간 파견하기에는 업무 피로도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해서 그렇게 계속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신 위원은 장진홍 해군작전사령부 해난구조 대장에게도 "세월호 참사 당일 해군이 구조한 사실은 없어 보이는데 해군이 한 일은 뭐냐"고 질의했고, 장 대장은 "제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장 대장은 "현장 도착까지 2시간 반이 걸렸는데 왜 이렇게 늦었냐"는 신 위원의 물음에는 "저희는 규정대로 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출동명령을 받았을 때 당시 배 안에 몇 명이나 탔는지 전달 받았느냐"는 물음에는 "못 받았다""혼선이 있어 당시 도착해서도 못 받았다"고 답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약간의 유도리를 발휘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장 대장은 "잠수 군의관은 배운 대로 했다. 안전에는 유도리가 없다는 것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답해 방청석의 탄식을 자아냈다.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청문회가 열린)3일 동안 확인한 것은 (탑승자들을 구하기 위해)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지휘나 조정을 하지 않았다"면서 "어느 누구도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특조위 위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청문회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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