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메세나-대산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은 1992년 교보생명 설립자인 대산 신용호 전 회장의 뜻에 따라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교보생명에서 26억 3천만원을 출연해 설립됐다. 대산문화재단은 우선 기부자의 의지에 따라 교육과 연구, 자선 등 지원분야에 대한 재단의 성격부터 정했으며 그 후 재단의 성격과 맞는 인재를 공모하거나 전문가를 초빙해 재단의 틀을 만들어 나갔다. 이것은 1900년대 초 록펠러, 포드 재단 등 세계적인 공익재단들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운영진들은 기금을 관리하기 위한 창립 준비위원 한 사람만 교보에서 참여했을 뿐 나머지 4명은 문학관련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그것은 현재까지 기금을 관리하는 운영진 한 명만 빼고 모두 교보와 무관한 전문가 및 각계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산재단은 1993년 스웨덴 스톡홀름대 스타판 로센 교수 초청강연을 시작으로 국내 최대의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을 비롯해 대산창작기금, 한국문학 번역지원, 외국문학 번역지원, 해외한국문학연구지원, 국제문학교류, 대산 청소년 문학상(장학사업), 전국 청소년 연극제, 기획사업 등 문화창달사업 등의 공익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라 불릴 정도로 문학인들과 인문학자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대산문학상은 시, 소설, 희곡, 평론 번역 5개 부문을 선정해 지금까지 56명의 문인들에게 25억원의 상금을 전달했으며, 신진문인의 발굴과 양성을 위해 시, 소설, 희곡, 평론, 아동문학 등 5개 부문을 선정해 지금까지 159명의 신인들에게 14억1,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교보와 무관한 인사들 포진

그 중에서도 특히 창작문학 분야의 역량 있는 신인을 지원하는 대산창작기금은 그 동안 함민복, 유하, 함성호 씨등 한국 문학계의 중견작가들을 길러내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국제문화교류 사업을 벌이던 1996년에는 고은 시인의 독일 순회 문학 강연회가 호평을 받아 이후 한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대산문화재단은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문인들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공한 사례이다.

현재 대산문화재단은 154억 6,000만원의 기본자산을 바탕으로 매년 교보생명에서 기본재산과 공식사업비를 일정히 출연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기본재산으로 9억 7000만원, 공식사업비로 8억원을 출연했다.

이처럼 지원 액수가 크지 않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순수하고 투명한 운용과 체계적인 지원사업으로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인문학의 자양분이 되고 가뭄 끝 단 비 같은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순수한 기능으로서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은 다른 재단의 모범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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