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사퇴하고 싶지만 ‘X맨’ 소리 들을까 봐!

의정보고서 등에 당 직함 빼는 방안 고심 중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내년 총선 관련 기구 및 정책위의장에 관한 인선을 단행하며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에 따른 혼란을 조기 총선체제로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표를 앞서면서 야당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009명에게 묻고 지난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41%가 차기 대선 야권 후보로 안 의원을, 33%가 문 대표를 꼽았다. 지역별로도 살펴봤을 때 모든 지역에 안 의원이 앞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주류 인사들은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문-안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으나 문 대표와 안 의원이 결별한 이상 총선 패배론이 확산되면서 당직을 맡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당직을 맡고 싶지만 명분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친노 강성은 아니지만 범주류 인사들은 당직 사퇴를 검토했으나 친노 강성 멤버들이 반대할 것이 분명해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함께 사퇴를 해야 명분이 서지만 일부 인사만 사퇴를 할 경우 친노 주류로부터 ‘X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새정치연합이 온라인 입당가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신청자가 4만 명이 넘은 것도 부담이다. 친노 네티즌들이 대거 가입했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융단폭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퇴가 불가피한 만큼 내부적으로 몇 가지 원칙을 내세웠다는 후문이다. 친노 주류와 가까이 하지 말아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친노 강성과 가까운 이미지를 내비쳤을 시 중도층 표심을 얻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실에서는 “TV카메라에 최대한 포착되지 않도록 의원에게 주문했다”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일부 의원들은 지역에 보낼 홍보물이나 의정보고서에 당 직함을 빼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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