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가 개원되자 의원회관에는 새로운 풍속이 생겼다. 보좌관과 비서관들 사이에 17대에 처음 입성한 의원들 얼굴 익히기 붐이 일고 있다. 17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국회의원은 무려 188명. 이중 상당수가 30~40대여서 국회 보좌진과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더구나 젊은 의원들은 국회 배지를 달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 더욱 구별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회 의원회관에는 요즘 작은 해프닝이 속출하고 있다. 한 비서관은 “앞방에 들어온 의원이 비서관과 인사를 와 양복입은 사람에게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지만, 큰 결례를 범하고 말았다”며 “의원은 점퍼차림의 젊은 사람이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달라진 국회상 중 하나가 보좌진과 의원들과의 관계다. 의원의 연령보다 보좌진의 나이가 더 많은 의원실이 상당수다. 이 때문에 외부 손님들이 의원회관을 방문할 경우, 보좌관을 의원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 보좌관은 “의원으로 착각한 손님이 계속해서 ‘의원님’이라 불러 모시는 ‘의원님’께 민망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또한 국회가 개원됐지만, 막상 사무실 정리가 되지 않아 ‘도둑 아닌 도둑’이 설치기도 해 화제다. 새롭게 의원 사무실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책상과 의자 ‘도둑’이 설쳤기 때문이다.

사무실 청소를 위해 내놓은 물건 중 쓰기 좋은 것은 금세 사라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 비서관은 “청소를 위해 내놓은 책상이 없어졌다”며 “각 방이 더 좋은 책 걸상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의원들에게 노트북이 지급될 예정이다. 국정감사와 각종 회의 때 의원들이 노트북을 보면서 질의하는 풍경을 이제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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