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면’서 열연김민선

순수한 면모가 도드라지는 배우 김민선이 올 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가면’(감독 양윤호·제작 디알엠엔터테인먼트)에서 터프한 강력반 여형사(박은주)로 변신한다. ‘가면’은 동성애 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강력반 형사들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물. 영화 촬영 현장에서 만난 김민선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극중 형사 역을 맡았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허리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단발로 잘랐다”며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드러냈다.


영화 ‘가면’은 연쇄살인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로 김민선은 냉철하고 강인한 여형사 박은주 역을 맡았다. 처음 해보는 형사 역이라 서울 중부경찰서의 형사들과 3차례 미팅도 가졌다.

“형사 역할을 처음 연기해요. 실제 여형사를 만나 세차례 인터뷰하며 어떤 일을 하는지, 일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들었어요. 흔히 형사는 남자의 직업으로, 여형사들은 더 열심히 더 빨리 일하려 해요. 이 열정을 고스란히 영화에 반영, ‘피’와 ‘시체’를 즐기며 촬영하고 있어요.”

실제 성격과 상반되는 캐릭터가 있지만 그는 스릴러가 주는 긴장감을 좋아하는 배우다.

“저는 굉장히 털털한 성격인데 박형사는 냉철하고 진지한 역할이에요.”

그동안 경찰서를 방문해 매일 권총사격 연습을 했고 가죽점퍼도 이젠 몸에 잘 맞는다. 여형사 박은주를 연기하기 위해 그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무엇일까?

“인간적인 모습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캐릭터 분석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감정조절 안되는 몰입 처음 경험”
김민선은 이번 촬영에서 그동안 배우 생활 중 한번도 겪지 못했던 특이한 체험을 했다. 감정 조절이 되지 않을 만큼 작품과 상황에 몰입하는 연기를 처음 경험한 것. 경찰대학 때부터 함께 해오던 파트너 조형사(김강우 분)를 어쩔수 없이 보내는 장면에서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다.

“전에는 눈물 연기가 완벽히 컨트롤됐는데 감정 조절이 안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전에는 눈물이 나와도 다시 집어넣을 수 있었는데 감정이 북받치더라고요. 스태프들이 촬영 마치고 짐 정리를 하는데 혼자 뒤로 가서 펑펑 울었어요.”

김민선은 이번 영화에서 ‘인류멸망보고서’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강우와 콤비를 이뤘다.

“이번 작품에서 내 캐스팅이 먼저 결정됐는데 아무래도 강우씨가 나를 따라온 듯해요.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춰서 같이 고민하며 극을 끌어나갈 수 있
어 편해요. 극중 강우씨와 멜로 라인이 있는데 이수경이라는 막강한 애인이 있어 걱정이에요.”


‘가면’, 느끼는 대로 연기
영화속 여형사는 일과 사랑 모두를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김 민선은 이런 것이 잘 용납되지 않는가 보다.

“저는 일과 사랑 모든 것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려는 배우예요.”

김민선은 드라마 ‘영재의 전성시대’ 후 근 1년 반을 쉬며 연기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캐릭터의 성격, 말투, 옷 등을 규정화해서 연기했지만 ‘가면’에서는 이를 벗어나, 느끼는 대로 연기하고 있다. 완성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데뷔 후 10년 동안 항상 틀을 정해놓고 연기에 임했어요. 정확한 캐릭터 분석부터 시작해 얼굴 표정 하나, 말투 하나를 미리 정해놨었죠. 그런데 지난해 1년 가량을 쉬고 난 뒤 그런 자세를 버렸어요. 일이든 사랑이든 모든 것을 계획대로 끌고 가려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내가 느끼는 느낌대로 가고 있죠.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얼굴이 못생겨 보이든 말든 모니터도 잘 안 봐요. 인간의 모습이 보여지는 그런 연기를 하려 해요.”

촬영을 쉬는 기간 동안 어학 공부도 하고 바이올린과 사진이라는 새로운 취미도 생겼다. 구포교 촬영 현장에서도 쉬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카메라를 집어들고 먼 곳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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