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총선 새정연 후보 23.5% 신당 후보 23.3% ‘초박빙’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2월13일 탈당한 이후 신당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내 호남 출신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뤄지면서 야권재편 흐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본지>는 신년특집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시대정신연구소(엄경영 소장)에 의뢰해 안철수 신당 관련 전국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 이후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한 자릿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차기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후 문재인 대표와 김무성 대표 모두에게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12년 대선 전 광풍처럼 몰아친 ‘안철수 현상’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 안철수 탈당 후 여야 대선후보 가상대결 ‘1위’
- 김무성, 문재인과 양자대결선 근소한 차 앞서

<정당 후보 지지도>
우선 안철수 신당이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향후 신당 전망을 묻는 질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응답이 43.1%로, ‘성공할 것’이라는 응답 31.9%보다 11.2%p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안철수 신당 지지층을 제외한 타 정당지지층에서 신당이 실패할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무당층에서는 의견을 유보한 비율이 52.5%로 응답해 일단 관망하는 모습도 높게 보였다.

아울러 내년 20대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신당 중 어느 정당이 제1야당이 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새정연이 제1야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38.8%로, 안철수 신당 29.4%에 비해 9.4%p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제1야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게 나타났다.

안철수 신당-새정연 박빙 창당 후 ‘역전’

<신당창당 가정 정당 지지도>
그러나 내년 4월 치러질 20대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새정연과 안 신당이 박빙의 구도를 보여 향후 호남에서 문 대표와 안 의원 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낸 것은 새누리당 후보로 응답이 32.1%로 나타났고 새정연과 안 신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23.5%와 23.3%로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당이 주도권 다툼을 보이고 있는 광주·전라도에서는 안철수 신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새정연 28.4%, 안신당 34.3%)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또 호남 다음으로 야당 출마자들이 치열하게 눈치전을 벌이고 있는 수도권에서는 새정연과 안 신당 후보 지지도가 비슷한 응답율을 보였다.

일단 서울의 경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27.4%로 그나마 높은 지지를 받았고 다음으로 안철수 신당 후보 26.9%, 새누리당 후보 26.4%순으로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였다. 경기 인천의 경우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31.2%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안 신당 후보 25.1%, 새정연 후보 24.1%로 박빙 속 안 신당이 앞섰다. 충청권 역시 수도권과 비슷한 후보 지지율이 나왔다.  반면 문재인 안철수 고향이 포함돼 있는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38.7%)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새정연 후보 27.7%, 안 신당 후보 14.8%로 새정연 후보가 앞섰다.

반면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 다음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새누리당’이 30.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다음으로 ‘안철수 신당’ 29.0%, ‘새정치민주연합’ 22.7% 순으로 근소하나마 안 신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안철수 신당’은 서울(30.5%vs27.0%), 경기·인천(31.9%vs21.0%), 광주·전라 지역(45.1%vs25.5%)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연령별로도 20대에서는 안철수 신당(27.5%)이 30~40대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39.9%, 28.3%)이 높게 나타났고,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안철수 신당(33.3%, 25.8%)이 압도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보다 높게 나타났다. 엄경영 소장은 안철수 신당의 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도가 새정치민주연합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과 관련 “현역 의원에 대한 혐오감과 야당에 대한 실망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후보 호남에서 安 압도적 앞서

<문재인 안철수 가상 양자대결>
<김무성 안철수 가상 양자대결>
<김무성 문재인 가장 양자 대결>
한편 안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누가 야권 차기 대선 후보로 적합하냐는 질문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43.2%, 문재인 당대표가 30.5%로, 안철수 의원이 낫다는 응답이 12.7%p 높게 나타났다. 안 의원은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문 대표보다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연령별로도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안 의원이 문 의원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권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문 대표는 김 대표에게 뒤지는 반면 안 의원은 김 대표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2012년 대선 직전 ‘안철수 현상’이 일어났던 당시 여당의 박근혜 후보와 야당의 문재인 후보를 안 의원이 이긴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일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차기 대선후보 가상대결에서 김 대표의 지지도가 44.1%로, 40.4%를 얻은 문재인에 비해 3.7%p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보면 서울에서는 문 대표의 지지도가 47.3%로 김 대표의 40.3%에 비해 7%p 높게 나타났지만 경기·인천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김 대표의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문 대표는 호남을 제외한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충청·세종·강원·제주에서 김 대표에 비해 두자릿수 이상 격차를 보였다.

반면 김무성 대표와 안 의원의 가상대결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지지도가 44.1%로, 김무성 당대표의 35.2%에 비해 12.9%p로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대구·경북에서만12.7%p로 두자릿수로 앞섰고, 부산·울산·경남(45.2%vs40.6%)과 강원·제주(40.5%vs35.7%)에서조차 큰 차이를 내지 못했다. 반면 안 의원은 서울(50.5%vs35.1%), 경기·인천(50.2%vs32.2%), 대전·충청·세종(56.9%vs35.3%)에서 두 자릿수 이상 김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와 문대표, 김대표와 안 의원의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광주·전라로 데이터를 교차분석한 결과 야권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조사에서는 문 의원보다 안 의원을 더 선호했다. 문 대표의 경우 호남에서 46.1%로 김 대표 29.4%보다 16.7%p 높게 받은 반면 안 의원의 경우 57.8%로 김 대표 13.7%에 비해 44.1%p나 높게 받아 같은 영남 출신 대권 후보여도 호남은 안 의원이 차기 대선 후보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2012년 안철수 현상 재현되나

이에 대해 엄경영 소장은 “안철수 신당이 점차로 탄력을 받으면서 과거 대선에서 여야에 실망한 무당층이 여야 무당층으로 분화됐다가 다시 무소속으로 돌아온 안 의원에게 결집하는 효과가 재현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안 의원의 새정치는 기존 정당에서보다 제3지대에 있을 때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질문지를 기반으로 한 ARS조사(유선전화 50%, 무선전화 50%)를 통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유효 표본 1,068명(총 54,704명 중)을 대상으로 지난 12월 22일, 23일 이틀간 조사를 실시해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로 응답률은 3.8%(유선: 3.9%, 무선: 3.7%)다. 표본축출 방법은 지역별 할당후 여론조사기관 보유 DB활용(유선전화) 및  RDD방식을 활용한 무작위 축출법(무선전화)이다. 또한 오차보정방법은 2015년 11월말 현재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가중값을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안철수 신당’ 정운찬 전 총리 영입 ‘삼고초려’

- 정운찬 전 총리측 “아직 시기상조…내년 2월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중도개혁 성향의 명망가 영입에 나섰다. 신당 합류를 선언하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의원들과 별개로 외부 ‘중도혁신’ 세력의 결집이 안철수 신당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라는 판단이다.

안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최근 안 의원이 정 전 총리를 포함해 중도개혁 인사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영입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신당의 영입대상 1순위로 꼽히는 정 전 총리다. 정 전 총리는 서울대학교 총장으로 있던 시절 안 의원을 교수로 영입해 둘 사이 인연이 깊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신중한 입장이다. 12월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재벌기업 개혁' 관련 토론회에 모습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안 의원으로부터 참여 요청을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선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의 경우 내년 총선전 정계입문설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를 했지만 세종시 문제로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이후 여당보다는 야권에 관심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세종시 원안에 반대하면서 충청권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게 정치권 입문에 보이지 않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정 총리의 한 측근은 “정 전 총리는 문 대표나 안 의원에 대해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안철수 신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2월즈음 정치입문에 대해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은 움직일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 전 총리와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고려대 장하성 교수도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장 교수는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캠프의 국민정책본부장을 지냈고 안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지냈다. 장 교수는 이날 “정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갈등ㆍ대립ㆍ불공정ㆍ불평등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안철수든 김철수든 문철수든 세상을 더 낫게 바꾸겠다면 당연히 학자로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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