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어르신 세대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이 정부가 잘 한다고 지지하지 않느냐”며 “어르신들에게는 바꿔야 된다는 의지가 없어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고 12월20일 주장했다. 그에 대해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문 대표가 어르신 세대를 의지 없는 세대로 폄하해 불효정당 이름값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선 문 대표는 라틴어에 ‘노인은 지혜’라는 말이 있음을 유의하기 바란다. 또한 그는 우르졸라 펀데어라이엔 독일 노동부장관이 ”젊은이들은 빨리 달릴 수 있지만, 노인들은 빨리 가는 지름길을 안다”고 밝힌 대목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사람의 나이는 시간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가 다르다. 어르신으로 늙었어도 젊은이 못지 않게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뜨거운 노인도 많다. 2010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은 “늙었든 젊었든 필요한 건 젊은 사고”라며 “늙은 젊은이도 있고 젊은 늙은이도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시간 나이는 젊었어도 정신 나이는 늙어버린 “젊은 늙은이”도 많다.

문 대표가 “어르신들에게는 바꿔야 된다는 의지가 없다”며 어르신을 화석으로 굳어버린 공룡으로 간주한 것은 노인에 대한 모독이다. 문 대표가 벌써 “젊은 늙은이”로 굳어진 모양이다. 그의 노인 폄하는 노인들이 새정치연합을 마뜩지 않게 여기는데 대한 적대적 불쾌감 표출이다. 10여년 전 새정치연합 전신인 열린우리당 두 정치인들의 연이은 노인 폄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2004년 4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노인들에게 미래를 짊어질 세대가 아니므로 아예 투표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노인들이 “어쩌면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그분들은 (투표일에)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했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11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도 “20대와 60·70대는…뇌세포가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고 했다. 그는 “자기가 (능력이) 다운되면 알아서 내려가야 하는데 비정상적인 인간은 자기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했다. “재산이 많아질수록, 기운이 빠질수록 보수적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20년 뒤에 나에게 저 노인네 언제 ‘고려장’ 보내나 라고 해도 원망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이들 중에는 보수사상을 지닌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을 “기운이 빠진” 열등 인간으로 몰아세운다는 것은 젊은 보수층에 대한 모욕이다.

유 의원은 노인을 아예 “비정상” “고려장” 대상으로 몰아가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오래전부터 “불효정당”임을 자신들의 입을 통해 거듭 내뱉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노인세대가 자기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적대시한다. 노인들은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다“, “투표도 하지 말라“, “비정상적인 인간”, “고려장” 운운하며 막 간다. 새정치연합은 제1야당으로서 세대 차이를 초월, 전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정치적 책무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이 노인들을 배타적으로 적대시 한다면 정당 자격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노인들이 표를 주지 않는 까닭을 살펴봐야 한다.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친북적인 색깔, 아직도 못 버린 386 운동권 의식, 전투적 장외투쟁, 반대를 위한 반대투쟁, 극성노조 지지, 안보와 경제 경시, 노인 적대시, 등이다. 저 같은 연유로 인해 근년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 마다 참패했다. 새정치연합은 노인들을 적대시 말고 “노인은 지혜”이며 “빨리가는 지름길을 안다”는 점을 유의, 노인들의 지혜로운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노인들은 주저없이 새정치연합에도 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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