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연합 vs 안철수 신당 2월까지 ‘무한 경쟁’
- 야권 2016년 정국 ‘통합’… 화두 무산 시 ‘궤멸’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야권이 붕괴된 상황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도 어렵게 되었다. 지금 정치 구도라면 다음 총선은 6개 이상의 야당이 난립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과 새정치연합에서 갈라져 나온 안철수신당, 천정배의 국민회의, 박준영의 신민당 그리고 기존의 정의당과 민주당이 있다.

만약 이와 같은 분열구도가 유지되어 다음 총선이 치뤄지면 당연히 여권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된다. 여와 야의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져도 어려운 경쟁인데, 일여다야 구도는 해보나마나 뻔한 결과다. 따라서, 야권은 불가피하게 ‘통합운동’이 생겨날 거고, 그 ‘통합운동’이 실패하면 야권의 운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지금 분위기는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향후 야권의 각 세력은 어떠한 재편 과정을 겪을 것인가?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는 조건에선 탈당이 계속 이루어질 것이고, 당의 구심력은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탈당사태는 1월 초중순까지 계속될 전망이며, 안철수신당이 만들어지는 2월에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탈당 정도는 안철수신당이 얼마나 파괴력을 갖는가와 문재인 대표가 새정치연합의 위기를 어떻게 수습하는가에 달려 있다. 지금까진 문재인 대표가 고립된 형국이다.

안철수신당은 2월 창당을 목표하고 있다. 따라서 새정치연합과 안철수신당은 2월까지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양 당은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상대방을 공격하며 인재영입과 혁신경쟁에 나설 것이다. 이미 안철수신당은 새정치연합에서 안철수 의원을 포함하여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김동철, 임내현 6명의 국회의원이 탈당하여 자리를 옮겼고, 향후 탈당을 예고하는 의원이 속출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도 가파른 상승 중이다.

천정배 국민회의는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여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신당 동력이 뚝 떨어졌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새정치연합과 안철수신당은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천정배 국민회의는 효과가 미미하다. 따라서, 천정배 국민회의도 안철수신당이 창당 목표로 하는 2월까지는 독자 생존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최근 천정배 의원과 새정치연합 권은희 의원이 비공개 만남을 가져 합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천정배 국민회의는 안철수신당 창당 전인 1월 창당을 목표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박준영 신민당은 독자 신당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따라서, 박주선 의원의 주장처럼 통합신당 주장에 함께할 것이다. 사실 천정배 국민회의, 박준영 신민당, 박주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독자신당을 추진하는 것에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이대로면 안철수신당에 그냥 흡수되거나 고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월 안철수신당이 창당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관철시키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독자 생존이든 통합이든 자신의 세력 보존이 중요해졌다.

정의당은 최근 새정치연합 분열과정에서 이런저런 통합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한 입장이다. 심상정 대표가 말했듯이 총선에서 다양한 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야권통합에 대해선 명확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야권이 여러 개로 분열되면 정의당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야권은 지금 원심력이 작동하지만, 총선에 임박할수록 구심력이 작동할 수밖에 없다. 누가 뭐라 해도 야권이 구심력을 잃고 방황하는 첫 번째 책임은 새정치연합에 있다. 따라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문재인 대표는 야권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 외통수다. 문재인 대표가 야권통합마저 실패해서 총선에 패배한다면 대선후보의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최근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하락세가 뚜렷하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은 분열 사태를 수습하고 야권의 협력과 통합을 위한 노력에 당장 뛰어 들 수밖에 없다. 당내 혁신공천도 중요하지만 야권통합에 실패하면 공멸이며, 그 책임 역시 제1야당에 있다.

안철수신당은 2월 창당까지는 독자적 길을 가겠지만, 본격적인 총선 과정에 들어서면 야권분열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한민국 총선 승패는 수도권에서 갈리는데 야권이 각각 후보를 내어 여권과 경쟁한다면 필패의 길이다. 안철수 의원조차 노원구에서 생사가 불투명하다. 따라서, 안철수신당 역시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쥐지 않으면 야권 지지층에게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지금은 새정치연합에 맞서 인재영입과 혁신에 몰두하겠지만 결국 야권통합에 대한 전략을 내와야 한다.

결론적으로 야권은 지금 상호 경쟁하면서 통합해야 하는 이중적 부담에 놓여 있다. 분열은 공멸이고, 통합에만 승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평상시가 아니라 선거는 누가 승리의 전략을 먼저 내놓을 수 있는가에 따라 주도권과 승부가 갈린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이나 안철수신당 누구든 누가 먼저 당을 조기에 수습하거나 창당하고 야권의 협력과 통합의 방안을 제시하는가에 따라 야권의 주도권과 승부가 갈릴 것이다.

야권은 결국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통합신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 야권은 항상 분열과 통합을 반복해온 역사다. 현재의 선거제도에서 야권은 불가피하게 협력과 통합이란 명분을 뛰어 넘을 수 없다. 어느 하나가 일방적으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분열은 곧 패배다.

따라서, 새정치연합 내부의 통합세력과 안철수 의원은 한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안철수 의원이 독자신당을 추진하지만 창당에 임박할수록 통합신당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왜냐하면 야권분열과 패배의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역시 안철수 신당이 독자신당을 만들기 전에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통합신당을 만들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두 정당이 양립하면 야권필패의 길이기 때문이다. 야권의 2016년 정국은 ‘통합’이 화두가 될 것이다. 통합에 성공하면 기회가 있지만 실패하면 야권은 궤멸이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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