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아가씨들의 휴일

나가요 아가씨들에게도 휴일이라는 것이 있다. 매번 정기적으로 딱딱 맞춰 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일반 직장인들처럼 가끔씩 휴일을 얻는다. 그녀들에게 휴일은 더욱 황금같은 휴식시간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다가, 모처럼 온전한 자유시간이 주어지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그녀들은 휴일에 과연 무엇을 할까. 물론 아가씨들의 성격과 취향에 따라 전부 다르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하루 종일 잠에 취해 먹고 자고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몇 주 전부터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세워 ‘공사’ 치기에 여념이 없는 경우도 있다. 나가요 아가씨들의 휴일 나기를 집중 취재했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나가요 아가씨들의 휴일은 일정하지가 않다. 물론 일요일이 휴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요일 저녁에 룸살롱 손님들은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요일이 아닌 경우도 있다. 몰아서 1박2일, 2박3일 정도 쉬기도 한다. 특히 나가요 아가씨들은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상당히 약해져 있다. 아무리 20대 청춘들이라고 해도 그런 생활이 오래되면 견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가씨들은 과연 휴일에는 어떤 생활을 할까.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일부 아가씨들은 몸보신에 전력을 다한다. 아무래도 여자들이기 때문에 몸이 어느 정도 좋아야 피부도 좋아진다는 점에서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가씨들이 있다. 몸보신은 잠과 음식에 집중되어 있다. 몸에 좋다는 각종 음식을 사전에 체크해 즐기기도 하고, 10시간씩 잠을 내리자면서 체력을 보충하기도 한다. 나가요 4년차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1~2년 차에는 말 그대로 ‘달리는 생활’이었다. 아직 체력적으로도 괜찮을 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술을 먹어도 그 다음날 거뜬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4년이 넘기 시작하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때부터는 체력 보충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기도 하고 잠도 많이 자려고 한다. 나는 삼계탕을 좋아하기만 개고기를 선호하는 아가씨도 있다. 개고기도 깔끔한 음식점에서는 그럭저럭 맛도 좋은 곳이 있다.”

음식과 함께 운동도 필수다. 평소에 많이 하지 못하는 운동을 휴일에는 그나마 시간을 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찜질방도 필수 코스다. 땀을 흘리면 피부 속의 노폐물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반질반질한 피부를 만들 수 있고 화장도 잘 먹기 때문에 아가씨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현재 자신의 몸을 위해 노력하는 아가씨들도 있지만 또 다른 아가씨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사’에 주력하는 경우도 있다. 공사란 아가씨들이 남성들에게 공을 들여서 아파트나 외제차 등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단지 어두침침한 룸살롱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밝은 외부에서 만나 영화도 보고 데이트도 해야 정도 생기고 남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물론 이 때의 희망이란 미래에 대한 설계라든지 삶에 대한 비전 같은 것이 아니다. 그 여자와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이다. 대개의 공사를 치는 아가씨들은 공사가 거의 완료되기 전까지는 섹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섹스를 하기 전까지 최대한 애닳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공사를 성공시키는 것이 여성들의 일반적인 성공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애닳게 만들기 위해서는 함께 있는 시간들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 유형의 아가씨들은 자신의 미래를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휴일에도 공사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년차 나가요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도 그리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는 편이다. 솔직히 룸이란 곳이 손님들 술 마시는 곳이지 옆에서 파트너를 하고 있는 아가씨들 술 많이 마시라고 있는 자리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손님들 따라서 한정 없이 술을 먹다보면 나중에는 몸이 남아나지 않는다. 그렇게 했다가는 자신의 미래도 그냥 술에 흘려 보내버릴 뿐이다. 꼭 공사를 치는 것이 미래를 위한 준비의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일부 아가씨들은 휴일에 여행을 자주 떠나는 경우도 있다. 매일 원룸과 지하 룸살롱에서 생활하다보니 밝은 날을 볼 기회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새벽에 집에 들어가 저녁 7~8시에 출근하다 보면 ‘별 보고 출근하고 별보고 퇴근하는’ 일상의 연속이다. 자칫하면 ‘지하생활자’ 수준에 근접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열악한 생활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행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도깨비 일본 여행’도 많고, 중국 등 가깝게는 1시간 거리로 갈 수 있는 지역도 있다. 이렇게 짧은 하루 이틀의 휴가라도 여행을 하면서 견문도 넓히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아가씨들도 있는 것이다. 그녀들은 흔히 말하는 ‘역마살’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가요 생활을 하기 이전에도 여행을 좋아하고 외부로 돌아다니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또 다른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행을 가지 않으면 일상이 미치도록 답답해질 때가 많다. 그럴 때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하루 이틀이라도 있다오지 않으면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다만 그렇게라도 여행을 다녀오면 그나마 숨쉴 여유가 생기기도 한다.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돈을 버는 이유도 모두 다 행복하자고 그러는 것 아닌가. 어떤 동료들은 ‘여행갈 돈으로 차곡차곡 모아 미래를 대비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행복한 미래를 기약하겠는가. 그런 점에서 나는 돈만 모으는 아가씨 생활은 반대한다. 특히 외국에 다니다 보면 지식도 쌓이고 견문도 넓어진다. 젊었을 때 외국문화를 많이 접하는 것은 결코 나중에도 손해가 아닐 것 같다.”

때로는 가족 모임에 공을 들이는 여성들도 있다. 물론 대개의 가족들은 그녀의 직업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녀들의 ‘가족사랑’은 극진한 편에 속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나가요의 길로 들어선 아가씨들이 바로 휴일에 가족들을 챙기는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대개 그녀들은 가족들에게는 ‘든든한 집안의 후원자’로 인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20대의 젊은 나이에 적지 않은 돈을 생활비로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들은 나중에 자신이 일을 하지 못할 경우에도 가족들의 도움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단한 ‘보험’을 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에는 가족들의 힘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여성들은 가족의 모임이 자신의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휴일마다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것은 그녀들에게는 자기계발과 힐링의 또 다른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이런 일을 하면서 가족들을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나의 일에 떳떳하지 않고 또 가족들을 어느 정도는 속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족을 멀리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가족이 있었기에 나 역시 이렇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휴일마다 가족을 챙기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나가요 아가씨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휴일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녀들 역시 일상인과 크게 다르지 않고 나아가 자신의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시간을 투자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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