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빛낸 여배우 TOP 10


올해는 안방극장뿐만 아니라, 충무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여배우들이 많았다. 오랜시간 드라마에만 출연하다가 최근 들어 ‘타짜’ 등 스크린에서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김혜수’, ‘연애시대’에서 남편과 이혼한 후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연기로 호평을 받은 손예진, ‘해변의 여인’에서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고, ‘여우야 뭐하니’에서 3류 잡지의 기자로 변신해 한껏 망가짐을 선보였던 고현정, ‘돌아와요 순애씨’를 통해 아줌마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던 박진희, 연기력 논란을 딛고 ‘사랑과 야망’의 미자로 재탄생한 한고은, ‘굳세어라 금순아’, ‘주몽’에서 차가운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는 한혜진, ‘궁’과 ‘포도밭 사나이’를 통해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논란을 잠재운 윤은혜,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에서 술집여자로 전격 변신한 장진영, 1년만에 컴백해 ‘환상의 커플’로 마니아 층을 형성해버린 한예슬, 조선 최고의 명기이자 예인이었던 ‘황진이’로 다시 태어난 하지원 등 올 한 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던 여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손예진 “연기 좀 알 것 같아요”

톱스타 손예진은 올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한층 물오른 연기를 선보였다. 올해로 데뷔 8년째를 맞고 있는 손예진이 이제 ‘연기의 맛’을 제대로 알아가고 있는 듯.
‘클래식’, ‘내 머리속의 지우개’ 등 청순가련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그녀가 지난해 겨울, ‘작업의 정석’을 통해 서슴없이 망가지는 코믹연기에 성공하더니 곧바로 SBS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서도 보이시한 이혼녀로 연기 변신을 시도해 좋은 평을 받았다.
특히 ‘작업의 정석’은 손예진이 청순가련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인식까지 심어줬다. 그만큼 손예진의 연기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
‘연애시대’는 그동안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손예진이 오랜만에 TV에 복귀하는 작품이라 더욱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민언련에서 가장 잘 만든 드라마로 꼽을 정도로 ‘웰메이드’ 작품으로 거듭나면서 손예진의 골수팬을 더욱 넓히기도 했다.

김혜수 “노출은 중요하지 않아요”
배우 김혜수 역시 데뷔 20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영화 ‘타짜’가 680만 관객을 동원하고, 한국 영화 흥행 8위를 기록하면서 김혜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86년, 열일곱살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한 김혜수. 그동안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언제나 건강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한 이래 딱히 내놓을 만한 흥행작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제 ‘타짜’를 통해 당당히 흥행배우로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역할을 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했지만, 이번 영화 ‘타짜’에서 보여준 ‘정마담’ 같은 적역은 없었다.
특히 영화속 상반신 전라 노출을 감행하면서도 “연기를 위해 노출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배우 김혜수. 그동안 섹시미인, 건강미인, 글래머 스타 등 온갖 다양한 수식어가 김혜수를 따라다녔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진정한 한국적인 팜므파탈, 한국의 모니카벨루치로 재탄생했다.

윤은혜 가수출신 연기자 OK!
베이비복스의 전멤버였던 윤은혜는 올해 연기자로서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윤은혜가 주연을 맡은 MBC 수목드라마 ‘궁’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MBC 수목드라마 ‘궁’은 대한민국을 입헌군주제 국가로 가정하고, 황태자(주지훈)와 일반고교생(윤은혜)이 정략결혼을 하게 되면서 윤은혜의 좌충우돌 ‘궁’ 생활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여주인공 ‘채경’ 역에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가수출신의 윤은혜가 캐스팅됐다는 사실에 논란이 많았으나 드라마를 시작한 후 그런 논란은 ‘칭찬’으로 바뀌었다. 신세대의 톡톡 튀는 이미지가 천방지축 ‘채경’ 역에 너무 잘 어울렸던 것.
이어 드라마 ‘포도밭 사나이’에서도 디자이너를 꿈꾸는 서울처녀 역을 맡아 순수한 농촌총각 오만석과의 로맨스를 그려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는 동시간대 경쟁작 MBC 사극 ‘주몽’과의 경쟁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였다.

고현정 망가짐이 아름다운 그녀
톱스타에서 10여년 동안 삼성가의 며느리로 살아온 그녀. 연예계에 복귀하면서부터 수없이 많은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방송사로부터는 최고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가 거침없이 망가지는 역할들을 연이어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MBC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서 3류 성인잡지 기자 역할을 맡은 고현정. 가슴과 허리라인을 강조하며 “완벽한 몸매~”, 입술을 한껏 모으고 “쭉쭉 빨아주고 싶은 입술~”,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거울을 쏘아보며 “뇌쇄적인 눈빛~”을 외치는 그녀, 과연 고현정이 맞을까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고현정은 이미 영화 ‘해변의 여인’에서 자유분방한 카피라이터로 분해 해변에서 만난 낯선 남자와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여성의 캐릭터를 보여준 바 있다.
술에 취해 낯선 남자와 뜨거운 하룻밤을 즐기는가 하면, “똥차”, “지랄~!”, “같이 잠을 자야 애인이지~” 등 서슴없이 욕설을 내뱉고, 자유분방한 행동을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고현정의 망가짐은 여전히 생소하고 낯설지만, 그 연기가 맛깔스럽게 잘 어울리는 것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고은 우려를 칭찬으로 바꾼 배우
올해는 탤런트 한고은의 연기력 역시 재평가를 받았다. 172cm의 늘씬한 몸매와 도회적인 세련미를 자랑하는 한고은. 그녀는 그동안 빼어난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통해 이같은 평가를 뒤엎고 있는 중이다. 김수현 작가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사랑과 야망’. 처음 한고은이 여주인공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주변 사람들은 우려석인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불안한 시선처리, 혀짧은 발음, 뚝뚝 끊어지는 말투 등으로 ‘연기력’ 면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하지만 드라마가 끝난 지금 한고은의 연기력은 과거에 비해 일취월장 수준이다.
드라마가 끝날 때마가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고은에 대해 “눈물연기는 최고였다”, “이제는 한고은이 아니라 ‘미자’로 보인다”는 등의 평들이 나왔다.
한고은의 연기력에 기댄 이 드라마는 MBC ‘신돈’, KBS ‘서울 1945’를 제치고,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진희 “쭉쭉 빵빵 아줌마 처음”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 역시 당시 수목드라마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돌아와요 순애씨’는 허순애(심혜진)가 남편 윤일석(윤다훈)과 바람을 피우던 한초은(박진희)과 사고로 영혼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렸다.
박진희는 이 드라마를 통해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극중 28세의 섹시한 스튜디어스로 우연히 40세를 목전에 둔 아줌마 순애와 영혼이 바뀌게 되는 역할을 맡아 한 드라마에서 1인 2역을 소화했다.
특히 섹시하고 새침떼기 같은 박진희의 ‘내숭기’를 쫙 뺀 ‘아줌아’ 역할이 너무 훌륭했다는 평이다. 때문에 박진희의 억척 아줌마 연기는 30%에 달하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높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한혜진 쿨하고 차가운 카리스마
신인탤런트였던 한혜진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는 바로 일일연속극 ‘굳세어라 금순아’. 일일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금순이 캐스팅 당시 일부에서 ‘연기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기도 했으나, 이후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였다.
MBC 드라마 <주몽>에서 한혜진은 한민족 최초의 여왕 소서노 역을 맡아 극중 주몽(송일국)과 함께 고구려 건국을 도와준다. 한혜진이 맡은 역할은 말타기, 활쏘기, 달리기, 칼싸움 등 여느 남자들보다 거칠고 강한 캐릭터다.
연이어 출연한 두 개의 드라마가 흥행을 거두자 일부에서는 한혜진을 두고 ‘흥행 마법사’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 이런 인기에 힘입어 각종 광고 제의와 작품에 대한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장진영 상복 많은 쿨한 그녀
쿨하고 똑똑한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가 강했던 또 한명의 여배우, 장진영. 영화 ‘싱글즈’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영화 ‘청연’에서 한국최초의 여류비행사를 연기하며 똑부러진 이미지를 과시해오던 장진영은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는 술집아가씨로 변신에 성공하기도 했다.
극중 장진영은 술집 아가씨를 표현하기 위해 ‘씨X’, ‘쌍X아’ 등 거침없는 욕설은 물론, 목과 어깨라인이 시원하게 드러난 의상을 주로 입고, 헝클어진 머리에 줄담배는 기본. 폭탄주, 욕설,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다.
특히 장진영은 극중 김승우와 내연의 관계를 그의 부인에게 폭로한 이후, 김승우에게 날려차기를 당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강타당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고 수위높은 폭행 장면을 소화해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진영은 지난 2001년 영화 ‘소름’, 2003년 ‘싱글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영화 ‘연애참…’으로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원 천의 얼굴 가진 배우
‘가위’, ‘색즉시공’, ‘내 사랑 싸가지’, ‘신부수업’, ‘키다리 아저씨’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카멜레온 같은 연기를 보여준 하지원. MBC TV ‘다모’의 채옥으로 출연하면서 ‘다모폐인’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하지원은 최근 KBS 드라마 ‘황진이’를 통해 사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호러퀸과 로맨스의 여주인공 등 연기의 한계를 과감히 떨쳐버리면서 성숙한 여인과 도발적이고 섹시한 모습, 한편으로는 소녀처럼 청순하고 발랄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는 하지원. 그가 가진 얼굴은 도대체 몇 개나 될까.
최근 무리한 촬영에 여러번 쓰러지면서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촬영에 임할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보이고 있으며, ‘황진이’의 안무를 맡고 있는 인남순씨 역시 “하지원은 전문가 못지 않은 춤 실력을 선보였다”고 칭찬할 정도로 연기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
‘황진이’의 선전에 하지원은 KBS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올라 있는 상태이고, ‘올해의 네티즌상’에서도 투표 1위를 달리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는 배우다.

한예슬 미워할 수 없는 도도한 매력
톡톡 튀는 발랄한 매력의 미녀탤런트 한예슬은 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오만하고 도도한 귀부인 ‘안나 조’ 역할을 맡아 ‘새로운 트렌디 드라마의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그녀는 1년만의 컴백이라 작품 선정에 고민을 하던 중, 이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받고 이 역할을 꼭 하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그만큼 작품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자신 있었다는 증거.
이런 자신감 때문인지 극중 한예슬은 도도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나상실’을 맞춤옷처럼 소화해 냈다. 특히 ‘꼬라지하고는~’이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극중 한예슬의 코믹 장면을 엮은 ‘한예슬 8종 세트’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한예슬은 오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자로 나서는 데 이어 30일 열리는 ‘MBC 연기대상’에서는 개그맨 유재석과 공동진행을 맡는 등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 최고의 드라마 vs 최악의 드라마

드라마 반응 극과 극

올 한해는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4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가 각 방송사에서 릴레이를 하듯이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우선 올 상반기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가 4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률 고공행진의 포문을 열었고, 이어 KBS 일일드라마 ‘별난남자 별난여자’, 주말 연속극 ‘소문난 칠공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MBC에서는 월화드라마 ‘주몽’이 마의 시청률이라 불리는 50%의 시청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에 반해, 다른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에 밀리거나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 연출력 부족, 허술한 시나리오, 제작비 등의 문제로 인해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도 적지 않다. 특히 ‘천국 보다 낯선’은 올해 최악의 시청률이라는 2.8%의 시청률을 얻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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