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영화 컴백 고소영


고소영이 변했다.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고소영이 코믹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전격 변신을 선언한 것. 지난 7월 공포 호러물 ‘아파트’로 4년만에 연예계에 컴백해 화제를 모았던 그녀가 두 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영화 ‘언니가 간다’. 12년전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 과거를 바꾸고 싶어하는 ‘나정주’ 역을 맡았다. 고소영은 “너무 하고 싶었던 역할이라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코믹연기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 이에 주위 관계자들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고소영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영화 ‘언니가 간다’의 제작보고회가 열린 홍대 클럽 캐치라이트에서 고소영을 만나봤다.


“이 작품에서는 거의 생얼(메이크업 안한 얼굴)과 생목소리 연기가 많아요. 또 억지웃음 보다 자연스러운 웃음을 전달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래서 그 어떤 작품보다 실제 제 모습과 가장 비슷한 것 같아요.”

“생얼 연기도 자신”
지난 11일, 영화 ‘언니가 간다’의 제작보고회에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등장한 고소영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연기자들은 맡은 역할에 따라 실제 성격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이번 고소영이 맡은 코믹발랄한 이미지가 그대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 같았다.
영화 ‘언니가 간다’는 첫 사랑에 실패해 ‘첫 남자 때문에 인생이 꼬였다’고 믿는 서른살 나정주(고소영)가 12년전 열여덟살의 나정주(조안)로 돌아가 첫 사랑에 실패하지 않도록 연애코치를 해준다는 내용을 그린 코믹 로맨스 영화. 아무렇게나 빗어넘긴 양갈래 머리에 아이스크림을 한입에 물고 있는 엉뚱한 표정 등 이번 영화에서 고소영은 그동안 관객들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고소영은 또한 기존 자신의 이미지가 차갑고 냉정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제가 외모가 약간 깍쟁이처럼 생겼나 봐요. 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거든요. 정도 많고 마음도 약한 편인데, 낯가림이 심해서 사람들을 가려 만나다 보니 깍쟁이같이 보이는 것 같아요.”
연출을 맡은 김창래 감독 역시 “처음 고소영을 만나기 전에는 약간 두렵기도 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이웃집 동생 같고 친숙한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이것을 영화에 담으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겠다고 생각해 그 모습을 영화에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을 정도.
또한 고소영은 “코믹하다는 것으로만 영화가 많이 알려졌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가슴 훈훈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꽃돼지 해를 영화의 대박과 함께 시작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애교석인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고소영이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취재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세련되고 짧은 초미니 스커트였다. 서른 다섯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여전히 환상적인 S라인을 과시했던 것.

환상의 S라인 과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소영은 “사실 제작보고회를 한다고 해서 일주일 전부터 다이어트를 해 힘들게 2㎏을 감량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제작보고회 이틀 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뷔페에서 열 접시를 먹고 말았다는 것.
겉보기에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보이지 않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 비결이면 비결인 것이다.
고소영은 ‘엄마의 바다’(1993)에서는 통통튀는 신세대 역할로 단숨에 스타반열에 오른뒤, 사실상 대표작이 없는 상태다. 영화 ‘연풍연가’(1998),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 ‘하루’(2000), ‘이중간첩’(2002), ‘아파트’(2006) 등의 작품을 꾸준히 찍었지만,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것.
이에 대해 고소영 측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본인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언니가 간다’가 고소영의 대표작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은근히 기대감을 밝혔다.

12년전 풍경도 쏠쏠한 재미
‘언니가 간다’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12년전 당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고소영이 시간여행을 통해 되돌아간 1994년은 실제로 고소영이 ‘신세대 스타’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시기다.
이밖에 당대 최고를 다투던 힙합듀오 듀스, 드라마 ‘마지막 승부’, 댄스그룹 룰라, PC통신, 김일성 사망사건 등 1990년대를 풍미했던 사건과 이슈들을 되짚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한편, 영화 ‘언니가 간다’는 ‘친구’, ‘챔피언’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김창래 감독의 데뷔작으로 오는 1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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