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국가대표팀에서 해결사로 자리 잡으며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지난 9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과 함께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손흥민이 부상으로 인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해를 골로 마무리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더욱이 밀려있던 주전경쟁에 다시 뛰어들게돼 2016년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선수 최고액으로 EPL에 입성…초반기세 부상으로 얼룩져
A매치 골 결정력, 교체 위기 극복 열쇠…골잡이 명성 되찾는다


손흥민은 지난달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왓포드 바이캐러지 로드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5-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그는 지난해 9월 20일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은 뒤 3개월 만에 2호 골을 신고해 훈훈하게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이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의 오늘 골은 그에게도 중요하고 우리 모두에게도 중요했다”며 “우리 선수단은 탄탄하고 모든 선수가 중요하다. 오늘도 이를 증명했다. 손흥민이 교체 출전해 매우 중요한 골을 넣었다”며 손흥민의 활약에 기쁘다는 뜻을 전했다.

▲새로운 도전의 시작 EPL
 
손흥민의 EPL 도전기는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그는 지난해 5월 17일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클럽콜’을 통해 “EPL 역시 대단한 리그이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 독일 분데스리가가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당시 리버풀 이적설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해 8월 독일과 영국의 언론으로부터 토트넘 홋스퍼 이적설이 보도됐고 손흥민은 속전속결로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뛴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이적료(약 400억 원)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는 데 사용한 금액은 2100만 파운드(한화 약 377억 원)로 적은 금액이 아니며 로베르토 솔다도와 에릭 라멜라를 비롯해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이적료까지 기록해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적 이후 그는 지난해 9월 홈경기 데뷔전인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J조 1차전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쳐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손흥민의 승승장구는 부상 악재를 만나면서 시련을 맞는다. 손흥민은 갑자기 찾아온 족저근막 부상으로 인해 리듬을 잃게 된다. 결국 이적 진행과정에서 불참한 경기를 포함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발 부상으로 39일을 쉬어야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차출로 결장한 32일 등 모두 3달 남짓 쉬게 돼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2013년 이후 최다 결장 기간을 기록했다.


이후 손흥민은 빠른 회복세로 부상에서는 벗어났지만 대표팀 차출과 유럽 클럽대항전 병행 여파로 최근까지 리그 경기에서 교체 출전이 계속됐고 조커 역할이 익숙하지 않은 손흥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빠른 발을 이용한 드리블에 이은 정확한 슈팅이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며 최근 팀 내에서 슈팅까지 연결되는 과정까지 도달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서 총 30번의 분데스리가 경기에 출전해 11골을 기록했다. 또 63번의 슈팅 중 11번의 슈팅이 골로 연결됐다. 이 골들은 대부분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골들이 대부분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2월 푸스발-분데스리가 2014-15 21라운드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팀이 3-0으로 뒤지고 있었지만 통산 2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선보이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지난해 4월 마인츠와의 리그 경기에서 1골을 성공시켜 리그 11호 골이자 시즌 17호 골을 기록하며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이번 시즌 EPL에서 유효슈팅 개수가 현저히 떨어져 있고 교체로 출전한 5경기(115분)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전체 슈팅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또 18개의 슈팅 중 단 한 골만을 기록 중이다. 차이점은 레버쿠젠 시절 당시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을 통한 빠른 역습을 주무기로 사용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던 ‘맞춤형’ 전술을 선보인 반면 현재는 전혀 다른 전술적인 부분으로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팀 내 경쟁자들이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손흥민의 경쟁 상대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2골-6도움), 델리 알리(4골-2도움), 에릭 라멜라(2골-3도움)로 구성된 2선 미드필더진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은 리그에서 아홉 골을 기록하는 등 손흥민이 포체티노 감독의 선발 구상에서 멀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지난 9경기에서 5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그 역시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다만 경쟁자들에 비해 출전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A매치에서 해결사로 자리매김

이처럼 소속팀 내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지난해 출발부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월 호주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 2골을 터트리며 대표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출해냈다.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0-1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축구팬들이 꼽은 2015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골 장면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그는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지난 9월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국가대표 발탁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8-0 대승을 거뒀다.


특히 손흥민은 A매치 득점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해 골 결정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2015년 국가대표팀이 기록한 전체 득점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9골(13경기)을 터뜨리며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게다가 골뿐만 아니라 도움 3개도 기록하며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의 주 득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토트넘 주전 경쟁 승부수는

손흥민은 A매치와 최근 경기에서 눈부신 골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토트넘 주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러나 최근 왓포드 전서 부상으로 교체된 토트넘의 멀티 자원 무사 뎀벨레가 약 1~2주 정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여 결승골을 터트리며 눈도장을 찍은 손흥민의 선발 복귀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뎀벨레는 중원과 2선을 오가는 멀티 자원이며 최근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지만 뎀벨레가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그 자리를 델레 알리가 메울 가능성이 크다. 알리가 중원으로 내려간다면 2선 한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돼 손흥민이 선발 복귀를 노려볼 수 있게돼 치열한 주전경쟁에서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토트넘은 2015년에 예정된 경기를 모두 소화해 오는 2016년 1월 4일 에버턴과의 리그 20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2016년 일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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